스크린에서 마음을 읽다 - 무너지고 지친 나를 위로하는 영화 심리학
선안남 지음 / 시공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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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이었어요. 제가 참가하고 있는 독서모임에서 김두식의 [불편해도 괜찮아]란 책을 읽고 토론을 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를 바탕으로 ‘인권’에 대해 풀어놓은 책을 읽고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갔는데요. 당시의 구체적인 토론 내용은 생각나지 않지만 대략 이런 거였어요. ‘예전에 영화 볼 때는 몰랐는데 책을 읽고 나서 다시 보니 확실하게 드러나더라.’ ‘진짜 우리 드라마나 영화에는 폭력적인 장면들이 너무 자주 나와.’ ‘평소 장애인들을 대하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어. 그들은 특별한 배려가 아닌 평범한 시선을 원해.’....이런 얘기들을 통해 사회의 약자와 소수자들이 얼마나 많은 차별과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지, 새삼 깨닫게 됐구요. 앞으로 그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약간의 불편함은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답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그저 재미로만 보던 제겐 의미있는 책읽기였고 만남이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통해 우리의 내면과 심리를 좀 더 구체적으로,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했는데요. 마침 제가 원하던 책이 나왔더군요. 바로 ‘무뎌지고 지친 나를 위로하는 영화심리학’이라는 부제를 단 <스크린에서 마음을 읽다>입니다.




상담심리학을 공부한 저자 선안남은 억압받고 상처입은 마음을 풀어주고 다독여주는 글을 발표했는데요. 이번 책에서는 영화 속의 장면과 메시지를 통해 우리의 마음과 심리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책은 주제에 따라 크게 ‘상처와 치유’ ‘내면과 변화’ ‘관계와 소통’ ‘사랑과 욕망’, 이렇게 네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각각의 장마다 그에 해당하는 영화를 선정하여 그 영화의 등장인물을 통해 꼭 짚어봐야 할 인간의 심리에 대해 알려줍니다. 한가지 예를 들면 제일 먼저 소개되고 있는 영화 [굿 윌 헌팅]에서 천재적 두뇌를 가진 주인공인 윌이 숀 교수를 만나 자신의 내면 깊숙이 자리한 상처를 치유하게 되는데요. 저자는 여기서 ‘방어기제’에 대해 얘기합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막, ‘방어와 공격의 갑옷’을 두르고 있는데요. 누구든지 자신에게 다가와 따스하게 대해주고 진심으로 사랑하고 배려해줄 때 그 방어막은 사라질 수 있다면서 상처받은 영혼과 내면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짚어줍니다. 사실, 전 예전에 [굿 윌 헌팅]에서 숀이 윌에게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라며 몇 번이나 반복하는 장면을 보면서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뭐야? 지금 장난하냐?...하지만 몇 번이고 반복해서 건네는 숀 교수의 다정한 눈빛과 말에 윌의 반응이 달라지고 울음을 터뜨리는 것을 보고 아, 뭔가 변화가 일어났구나...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답니다. 그게 바로 윌의 방어막이 벗겨지는 순간이었다니.




인간의 마음과 내면, 심리가 복잡하다는 증거겠지요? 책에는 인간의 심리에 대해 여러 가지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외상 후에 스트레스 장애, 망상, 정체성의 혼동과 위기, 자아개념....등 책을 읽다보면 간혹 아, 그때 나의 심리가 바로 이런 것이었구나...는 걸 느끼곤 했답니다.




영화는 ‘재밌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 것이 불과 얼마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하나의 장면, 둥장인물들의 짧은 대사에서, 소도구나  배경에서 우리의 심리를 바라보고 치유할 수 있다니 앞으로는 영화 한 편 고를 때도 왠지 깊은 고민을 하게 될 것 같아요. 결코 싫지 않은, 그런 고민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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