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띠아이 쓰레이와 샴레를 보러 가다 -

   씨엠립 시내에서 제법 떨어져 있는 유적지를 보는 가는 날, 희진씨랑 은희씨를 4시30분에 깨워 앙코르왓으로 일출을 보러 보내고 나는 감기 기운이 있어 1시간 정도를 더 자고 일어났다. 세수를 하고 밑으로 내려가 어제처럼 오믈렛을 시켰는데 세상에! 하루 사이에 2000리엘 하던 오믈렛이 2500리엘로 올랐다. 황당해서 물어보니 너무 싸다고 게스트 하우스들이 다 의논해서 올린거라나 뭐라나.

반띠아이 쓰레이 가는 길-반티아이 쓰레이 가는 길,구름 사이로 햇살이 조각조각 쏟아져 내린다. 아! 좋다. 먼지가 심하게 날려 이 길을 뚝뚝이 타고 달리면 죽음이라더니 아침에 비가 내렸던지 먼지도 그다지 심하게 날리지는 않는다. 나는 마스크를 하고 은희씨는 수건으로 입을 막고 희진이는 바람을 맞으면 간다. 목에 두르고 있던 손수건을 풀어 희진씨 입을 막아 묶어 줬다. 시골길을 한참을 달려 가다 보니 원주민들의 사는 모습이 보인다. 곤궁하게 살지만 삶에 찌든 모습은 아니다. 집집마다 열대 꽃들이 지천에 피워 있고 바나나 나무와 코코넛을 주렁주렁 매단 코코넛 나무도 있고. 아이들은 지나 가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든다. 나도 흔든다.

  반띠아이 쓰레이 - ‘앙코르의 세계로’ 운영자가 이 곳을 홍보석 같은 곳이라고 하더니 마치 살아있는 듯한 입체적인 부조들이며 화려한 상인방 장식, 작고 아담한 건물들, 부조들이 참 섬세하고 예쁘다. 사원을 바로 들어가지 않고 연못 주변을 먼저 빙 돌아보는데 분홍색 연꽃들 사이로 반띠아이 쓰레이 모습이 비친다. 참 예쁘다.

                  (트레블게릴라- 앙코르의 세계로 운영자 사이트에서 퍼온 반띠아이 쓰레이)


  서쪽 탑문으로 들어와 사원을 한바퀴 둘러 본다. 사원 안에 있는 장서각 같은 부속 건물들도 자그맣고 야무지게 지어졌다.시바신에게 이 사원을 봉헌했다는데 누가 이 사원의 부조를 새겼을까? 이렇게 단단한 돌에 어떻게 부조를 새겼길래 지금가지도 이렇듯 생생한 모습으로 남아있을까? 이 부조를 새긴 사람은 천부적 재능을 지닌 조각가였나? 캄보디아 아이들이 주변의 나무들을 이용해 손수 전통 악기나 장남감을 만들어 팔려 나오는 것은 보면 예사 솜씨가 아닌데 이들의 손재주를 물러받아서 그런가.

  자료집을 보니 나오는 길에 연꽃 가득 핀 예쁜 화장실이 있다고 해서 들렀다. 태국에서부터 별로 좋지도 않은 화장실도 2밧내지 5밧 정도를 주고 사용하다보니 공짜라는 말에 더 솔깃해서 들렀다. 가서 보니 소문대로 예쁘다. 연못 가운데 지은 현대식 수상사원 같다

   씨엠립 시내로 돌아오는 길에 반띠 아이 샴레를 들렀다

  반띠아이 샴레-이 신전은 수리야바르만 2세가 비쉬누 신에게 바친 사원이란다. 반띠아이 쓰레이 갔다 씨엠립으로 돌아오는 길에 있는데도 반띠아이 쓰레이 만큼 사람들로 북적대지는 않는다. 이 사원의 구조가 앙코르왓의 축소판이라는데 앙코르왓을 안 가봐서 그건 모르겠다( 앙코르왓을 가서 보니 3층 성소에 있는 건물들과 성소탑은 많이 닮았다). 앙코르왓이 섬 위의 사원인데 샴레는 연못에 떠 있는 작은 앙코르라나..그런데 연못 물이 말라 잡초들만 자라고 있다. 서쪽 탑문 쪽 안쪽 해자터에는 맨드라미 목을 쭉 빼고 선명한 색깔로 피어있다. 신기하다. 맨드라미는 순 우리 말인데 그럼 이 나라에서는 뭐라고 하나. 이 사원은 다른 사원들 보다 사암의 회색 빛이 더 짙어 보이는데 블록처럼 끼워 맞춤 돌틈 사이로 덩굴식물들도 자라고 고사리나무 같은 초록빛 풀들이 자라나 참 특이한 풍경을 연출한다. 작은 풀들과 어우러진 빛바랜 사원 모습은 정겹다.

  코너 마다 예쁜 나가 난간이 있어 정말 연못에 물이 찬다면, 그 물에 비친 아름다운 성소탑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면 아무리 어려운 국사(國事)도 원만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겠다.   그런데 사원을 돌아보니 특이한게 눈에 띈다. 건물과 건물 사이가 해자로 분리된 것도 그렇지만 한 건물에서 다른 건물로 건너갈 때 계단을 내려가서 다시 다른 건물을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그러면 연못에 물이 차 있을 때는 어떻게 했지? 사원 맞은 편에는 너른 테라스가 있고 그 밑으로 용도를 알 수 없는 길게 늘어선 반석이 보인다. 

  샴레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반띠아이 끄대이, 쓰리 쓰랭이 보인다. 내일 일정으로 잡혀 있는 곳이라 휑하니 지나쳐와서 점심을 먹었다. 

                                              (반띠아이 샴레의 아름다운 나가 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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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여행기(4)-앙코르 돔 밖 둘러보기-

  앙코르 돔을 보고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와 돔 밖 유적지 구경을 나섰다

  쁘레아 칸-앙코르왓이 마주 보이는 도로에서 저수지를 끼고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밀림 속을 한참 달리다 보니 쁘레아 칸이 나왔다. 쁘레아 칸은 자야바르만 7세가 아버지를 기리며 지은 사원이란다. 용도는 불교사원이자 승려들의 학교 였는데 전쟁 중에는 왕궁으로도 쓰였단다. 쁘레아 칸 가는 길은 참 이쁘다. 뚝뚝이에서 내려 쁘레아 칸을 들어가는 길,어디선가 캄보디아 전통 악기를 연주하는 소리가 들린다. 숲 한켠에 서너 명의 사람이 앉아 캄보디아 전통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이 사원은 들어 가는 유해교반 다리가 인상적이다. 바수키(뱀)의 허리를 잡고 열심히 우유바다젓기를 하고 있는 신과 악마들의 행렬을 보면서 탑문으로 들어가게 되어있다.

  일반인들은 보통 서쪽 탑문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서쪽 탑문 앞을 지키고 있는 수문장들은 목이 다 떨어져 나가고 없다. 자료에 소개된 대로 동쪽 문으로 들어오면서 보려고 사원 외곽을 빙 둘러 동쪽 탑문이 있는 곳으로 갔다. 돌아가면서 보니. 담들이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만큼 심하게 허물어져 있고, 허물어지고 있다.   국왕전용 출입구라는 동쪽 문으로 돌아오니 입구에 제법 넓은 테라스가 있다. 그런데 탑문 담을 괴물 같은 거목이 누르고 있다, 그것도 볼만 해서 관광객은 그 앞에 서서 사진을 찍는다.그런데 자연과 유물이 공존하려면 저 나무를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를 생각해 보니 좀 난감해 진다


  무희들의 홀(왕실 행사를 할 때 무희들이 춤을 추던 곳이라는데 남은 잔해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압살라들이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을 지나 중앙성소쪽으로 나오면서 보니 중앙 성소가 가까워 질수록 문이 좁아지고 있다. 생각보다 규모가 큰 사원이다. 성소을 지나 서쪽으로 나오려는데 복구 공사 중이라 막혀 있다. 남문으로 나가면서 보니 꼭대기가 참 예쁜 탑이 하나 보인다. 쌓아올린 바위에 크고 작은 두 개의 링고가 새겨져 있고 그 위에 연꽃이 활짝 피어있는 모습이다. 참 독특하고 이쁘다. 몇 개의 문을 통과해서 한-참을 나가 남문 밖으로 갔는데 나가는 길이 헷갈린다. 다시 중앙 성소쪽으로 와서 북쪽 문으로 향하는데 정말 길다.

 

  니악뽀얀- 뚝뚝이에서 뻘건 향톳길을 제법 걸어들어가니 닉뽀얀이 나왔다.가는길에 기념품 파는 가게의 기념품을 구경도 하고 흥정도 하면서 가는데 재미있다.  닉뽀얀은 인공 연못 속에 뜬 수상 신전이란다. 자료를 보니 물 속에 뜬 한 송이 연꽃 같다는데 우기인데도 비가 안와서 그런지 주변에 풀이 돋아있다. 물이 말라서 걸어서 신전 안에 까지 들어갈 수도 있다. 발라하 밑에 물이 차 있다면 발라하가 막 육지에 다다른 모습을 연상할 수 있다는데 발라하가 육지에 덩거마니 얹혀있어 실감이 안난다. 그래서 상상만 하고 끝.


   잠깐 신전을 돌아보고 연못 주위를 돌며 동서남북의 설치된 수도꼭지를 보러 갔다. 이 곳은 순례자들의 세레터 이기도 하다는데 동서남북에 인간의 두상,말,사자, 코끼리가 부조로 새겨져 있다. 경기도에서 왔다는 분들이 코끼리 코를 만지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전설이 있다고 해서 우리도 코끼리 코를 만지며 사진을 찍었다

따솜-자야바자르만 7세가 참파족을 격퇴한 기념으로 처음으로 이 사원을 지어 아버지께 바쳤다는데 거의 방치된 듯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입구는 막아 놓아 오른쪽으로 돌아들어 가니 어둡고 침침한 내부와 수리중이라 막대기를 받쳐놓은 입구가 보인다. 외벽을 둘러 보며 동쪽 탑문 입구로 나가니 이곳도 예외 없이 탑문 입구에 거목이 탑문을 위협하고 있다. 한 나무가 갈라져 뿌리를 내린 건지 여러 그루의 나무가 칭칭 감고 있는 건지 잘게 갈라진 수많은 뿌리들이 탑문을 에워싸고 있다. 아열대 지방의 나무들이라 그런가 뿌리가 아주 길다. 바로 앞에 있는 그다지 크지도 않은 나무도 뿌리를 사방으로 뻗치고 있는 데 그 길이가 나무 길이만큼 길어보인다. 따솜은 사원 본 건문과 탑문과의 거리가 꽤 떨어져 있다. 사원에서 동쪽 탑문까지 제법 숲길을 걸어 간다. 나오면서 보니 아똑이 기념품을 팔고 있는 어떤 여자 아이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자기 동생이란다. 허물어진 사원 벽을 구경하며 나오고 있는데 유독 눈길을 끄는 부조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표정은 심술궂게 생겼지만 오른 손과 왼손의 포즈가 특이하고 몸매도 섹시하다.그리고 가짜문 양쪽에 수문장처럼 서 있는 압살라 옆에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압살라도 눈에 띈다. 사원을 둘러보는데 정신을 팔면 수많은 부조들은 악세사리처럼 느껴지는데 여긴 사원 안을 자세하게 볼 수 없으니 자그맣고 사소한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따솜을 갔다가 동메본을 가는 길은 길 양쪽이 평야다. 어릴 적 모내기 할 때 모판에서 쪄낸 모를 모낼 논에 툭툭 던져 놓은 것 같이 논둑 혹은 논 가운데 뭉둑뭉뚝하게 생긴 나무들이 뿌리를 허옇게 드러낸채 군데군데 서 있다. 특이한 풍경이다. 농가들도 물 위에 원두막처럼 집을 지어 살고 있다. 길 옆에 돌보는 이 없이 피어있는 들꽃들도 참 예쁘다. 우리 나라 꽃 같은 수수함은 없어도 화려하고 선명한 빛이 눈부시다.

  동메본-한참을 달려 도착한 동메본, 아똑이 일몰 보려면 5시 30분가지 내려 오란다. 6시 30쯤에 일몰이 예상된다고. 

(해질무렵의 동메본 입구 풍경)

  주변이 커다란 저수지였다는 동메본.  라젠바르만 2세가 부모의 영광을 기리면서 동바라이 한 가운데 수상신전 동메본을 지어 쉬바신에게 바쳤단다. 저수지 였다는 사원 앞 탑문 밖에는(이곳이 배 닿는 선착장이었다는데 상상이 안된다) 아이들이 소를 먹이며 놀고 있었다. 동메본을 오르는 길 한 무리의 아이들이 “원 달러”를 외치며 따라 붙는다. 선착장 사방에 새겼다는 코끼리 상을 보고 사자상을 지나 성소로 올라가 사방을 둘러 보니 밀림 속에 이 사원이 서 있다는 것을 실감하겠다. 끝없는 밀림 속으로 드문드문 폐허가 된 유적이 보인다. 붉은 라테라이트로 지으진 이 건물도 석양 빛을 받으면 참으로 볼만하겠다. 잠시 ‘프놈바켕에서 일몰을 볼 게 아니라 여기서 볼까’갈등하다가 서둘러 내려 오는 데, 또 한 무리의 아이들이 “원 달러‘를 외치며 달라 붙는다. 서양 관광객들은 아이들이 놀아주기도 하고 동전을 바꿔 와서 나눠 주기도 한다.서둘러 내려와 쁘레룹으로 갔다

(동메본의 서양 여행자들)


                                                       

쁘레 룹-입구에서 보니 지금까지 봤던 사원들과는 다른 점이 있다. 출입계단 양 옆으로 탑이 각각 2개, 3개 서 있다. 오른쪽도 세 개였다는데 소실되었단다. 쁘레 룹은 장례 의식을 치루던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시체나 관을 놓았던 건 같던 돌로 만든 직사각형 구조물을 지나가게 된다.  저녁 무렵이라 웬지 오싹하다.

  3층 성소탑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 보니 벌써 한국 사람들은 석양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다는 서쪽 방향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대구에서 왔다는 아가씨들은 계속 만나진다. 편안하게 앉아 수다를 떤다. 수다를 떨다 보니 주변이 어둑어둑 해 진다. 라테라이트로 지으진 붉은 탑들 위로 태양빛이 사그러질 때 순간순간 변하는 건축물의 표정이 한 편의 파노라마를 보는 것 같다는데 에고 수다가 웬수지. 그런데 구름에 가려 놀 빛이 보이질 않는다. 후레쉬도 없고 7시 30분까지 ‘바욘 2’식당에 압살라 공연을 보러 가야 돼서 서둘러 일어나 내려온다.


  아똑에게 7시 30분가지 바욘 2 식당에 가야한다고 했더니 복잡한 시내 도로에서도 이리저리 빠져나가 제 시간 안에 데려다 준다. 글로벌에서 예약을 하면 압살라 공연을 잘 볼 수 있는 자리로 안내 해 준다고 했는데 안내인이 한쪽 끝에 자리를 마련해 준다.

  앉자마자 음료수를 뭐 먹을 거냐고 해서 우리는 수박 주스며 자기 먹고 싶은 주스를 부담없이 시켰다.. 은희씨가 투덜거리다가 안내인에게 압살라 공연 잘 볼 수 있는 데로 자리를 옮겨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압살라 공연이 열리고 있는 코 앞에 자리를 만들어 준다. 공연 보기는 아주 좋았는데 공연을 하는 동안 음식을 먹기가 조금 거북했다. 음식은 맛있다. 일본이나 한국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워낙 많은 까닭에 입맛을 맞춘 건지 우리 나라 음식은 아닌데도 참 맛있다. 몇 번을 왔다 갔다 하며 배불리 먹었다. 은희씨는 처음에 양껏 두 접시를 가져오더니 압살라 공연을 빼 놓지 않고 보면서 먹고 앉아있다. 희진씨랑 나는 왔다갔다 하면서 압살라 공연을 보고. 압살라 공연이 끝나고 먹을 수 있는 것은 골고루 맛을 보고 나오려고 하는데 음료수 값 계산서를 내민다. 돈을 따로 내야 한단다. 10불 안에 포함 된 건줄 알았더니 음료수 값은 따로 내야 한단다. 터치 패이를 했는데 희진씨는 잔돈이 없어 큰돈을 줬더니 희진씨 돈에서 팁을 뗐다.   희진씨 왈 “왜 허락도 없이, 내 돈에서 팁을 떼냐고.”

  내일 앙코르왓 볼려면 피로를 풀어야 할 것 같아 저녁을 먹고 감기는 눈을 치켜 뜨며 낮에 봐둔 맛사지 가게에 갔다. 3달러면 3,600원, 태국 보다 싸긴 한데 맹인이 지압을 하는데도 영 시원찮다. 돈이 아깝다..그래도 아쉬운대로 비몽사몽 헤매며 맛사지를 받고 2000리엘을 팁으로 주었다. 웬지 그래야 할 것 같아서.   맛사지를 받고 자서 그런가 세상 모르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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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여행기 (3)-앙코르 돔 둘러보기


     6시 30분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우의와 생수, 관광에 필요한 준비물을 챙겨 1층으로 내려 갔다. 2000리엘을 주고 오믈렛을 아침밥으로 먹었다. 7시 쯤에는 출발을 해야하는데 식사가 늦어져 7시 40분에야 앙코르 유적을 보러 갔다. 유적 관광 첫날인데 비가 많이 온다. 오늘은 사진 찍기는 힘들겠다.


  처음 간곳은 박세이 참크롱. 남문 입구 조금 못 미쳐 왼쪽에 있는 사원이다. 비가 와서 희진씨랑 나는 사원만 한 바퀴 빙 돌고 나와 맞은편에서 바라만 보다가 오고 은희씨는 미끄러운 돌계단을 올라 사원 안에까지 구경하고 나왔다. 몇 발자국 더 가니 드디어 앙코르 돔 남문이 나왔다. 사진 한 장을 찍고 남문으로 들어 갔다. 바욘 사원 앞, 뚝뚝이 기사한테 12시 30분에 코끼리 테라스 앞에서 만나자고 하고 바욘사원으로 갔다



  바욘 사원-멀리서 보니 그냥 비를 맞아 짙은 회색을 띤 삐죽삐죽,뭉글뭉글한 돌덩이들이 서 있는 것 같다 군데군데 무너져 형태도 흩트러져 있고. 앙코르왓을 오긴 전 나는 이 사원을 가장 보고 싶었는데.   먼저 바깥을 한 바퀴 휘 둘러보았다 허물어진 담장들, 연못터에 나뒹굴고 있는 부조를 새긴 돌덩이들, 벽면 가득 새겨진 부조들(대부분이 참족과의 전쟁을 묘사하고 있다)을 나름대로 자료집을 보며 돌아보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서 보니 바이욘의 미소가 확연히 눈에 들어온다. 경주 남산에 가면 수많은 부처님을 새겨논 바위들을 만날 수 있다. 자연 그대로의 바위에 부처의 모습을 새겨 놓았다. 그런데 바이욘 사원의 부처는  수천 수만의 돌들을 하나하나를 블록놀이 하듯 쌓아 올려 부처님의 얼굴을 새겼다. 사면에 새겨진 부처님 얼굴이 더 없이 온화하다.


  자야바자르만 7세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이 많은 부처의 얼굴을 돌에 새길 생각을 했을까? 후세 사람들이 이 미소를 보고 일렁이던 마음 자락을 잔잔하게 다독이고 가리라는 생각은 했을까? 출렁거리던 마음이 한없이 차분해 진다.










  바푸온 사원-이곳은 수리 중이라 안에는 들어 갈 수가 없다. 그래서 긴 진입로를 따라 들어가 바깥에서 수리하고 있는 사원만 한바퀴 둘러 봤다. 이 사원 안 서쪽 벽면에는 열반에 드시는 부처님이 무려 40센티에 달하는 길이로 새겨져 있다는데 아쉽게도 못봤다.언제 앙코르왓을 한 번 더 오게 될려나. 


  피미아나까스-피미아나까스도 많이 허물어졌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3층 성소로 올라갔다. 이곳에서 왕이  뱀 여인과 동침했다는데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12세기 중국에서 파견된 세관원 주달관은 3층 꼭대기가 황금으로 뒤덮여 있다고 기록해 놓았다는데 사원 지붕도 파괴되고 성소는 뼈대만 서있다. 무너질 듯 위태로운 출입문 밖으로 얼굴을 내 밀고 아래를 보니 연못 두개가 보인다. 그 중 한군데는 현지인들이 수영을 하며 놀고 있다. 아마도 왕이 침실에 들기 전 목욕을 했거나 왕실 사람들의 목욕터였던 모양이다.


   ( 왕이 뱀 여인과 동침 했다는 전설을 간직한 피미아나까스)





 




 




 




 




 




  



 내려와 은희씨를 기다리느라고 의자에 앉았는데 아이들이 수시로 와서 기념품을 사란다. 코끼리 문양이 새겨진 치마, 어깨에 매고 다니는 크고 작은 가방, 캄보디아 피리나 장남감 같은 것들이다. 기다리는 동안 한 아이에게 캄보디아 피리 3개를 1달러를 주고 샀다.아이들과 손짓발짓하며 흥정하는 것도 재미있다. (1달러에 2개 준다는 것을 흥정을 해서 3개에 샀는데 나중에 대구에서 온 아가씨들 이야기들어보니 1달러에 4개에 사겠더란다. 가기 전 캄보디아를 여행 하며 구걸하는 아이들에게 돈을 주는 문제에 대해 말이 많아서 나는 적당한 가격에 기념품을 사주기로 하고 갔었다. 그래서 지나치게 깎지 않고  피리뿐만 아니라 나중에는 대나무로 만든 아이들 장난감과 따닥따닥 나무에 부딪히는 소리가 아주 맑고 경쾌한 악기 같은 것도 샀다).


   왕궁 동쪽 탑문을 지나니 문둥왕 테라스다. 탑문을 넘어오며 보니 테라스 뒤편도 많이 훼손되었다


  문둥왕 테라스-문둥왕 테라스는 코끼리 왕 테라스와 연결이 되어 있고 앞은 넓은 잔디밭이다. (테라스밑은 연못이라는데 우기인데도 물이 말라서 잔디밭처럼 보였다.). 문둥이와 테라스는 쭉 뻗은 나가 난간이 참 볼만하다, 그 난간에서 보는 코끼리왕 테라스와 쁘라탓 수오르 쁘랏의 모습도 아름답다. 그런데 그 난간 아래 테라스를 7단으로 쌓아 올려 지으면서 힌두 신화에 나온 신이나 나가, 가루다 같은 부조를 새겨 놓았는데 내려가서 벽을 따라가면서 보니 인물들의 표정이 참 재미있다. 오만가지 인상을 다 쓰며 서 있다. 이 아름다운 테라스를 문둥왕 테라스라고 한 까닭은 문둥왕 조각상의 피부가 발진한 것 같아서 그렇단다.



문둥왕 테라스와 쁘라탓 수오르 쁘랏의 모습


  코끼리 테라스-이 테라스에는 실물 크기의 코끼리가 6마리 서있다. 돌을 블록처럼 쌓아올려 코끼리들 몸을 이어 벽으로 만들고 긴코 끝에 연꽃을 집어 올리는 독특한 모습을 부조로 새겨놓았다. 6마리의 코끼라가 집어 올리는 연꽃 모양이 다 다르다.세 마리는 훼손이 심했는지 코끝과 연꽃이 연결된 부분을 수리해서 생동감은 덜 하지만 세 마리의 코끼리는 코 끝을 말아올리며 연못에서 지금 막 연꽃을 건져올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테라스 만들기 위해 샇아 올린 단에는 수백마리의 코끼리 행렬을 새겨 놓았는데 내려가 맞은편 잔디밭에서 보니 수백만 마리의 코끼리가 떼를 지어 어딘론가 가고 있는듯한 느낌이 든다.



코끼리 테라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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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여행기 (2)-캄보디아 씨엠립 가는 길과 톤레샵 호수 


 씨엠립 가는 길, 코코넛, 바나나 같은 아열대 과일을 주렁주렁 매단 나무들이 끝없이 늘어서있다.. 작년 치앙마이 여행때 이 낯선 풍경을 넋을 놓고 한참을 바라 봤는데 올해는 이런 풍경들이 낯설지는 않다.. 그래도 여전히 좋다. 물 속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들 새까만 얼굴에 때국물이 흐르는 남루한 옷을 입고 지나가는 아이들, 그물 침대에 누워 오수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길 옆으로 늘어선 늪에 다양한 색깔로 피어있는 연꽃들을 보며 가는 길은 즐겁다.  



  먼지를 뽀얗게 일으키며 달리던 택시가 잠시 멈췄다. 기름을 넣어가야 한단다. 이곳에는 주유소가 식용유를 파는 가게 같다. 식용유 병 같은 곳에 기름을 넣어 놓고 판다. 우리도 내려서 그 특이한 풍경을 찍는다. 주인집 아이가 아래층에서 돼지랑 놀고 있길래 사진을 찍어주니 아이가 웃는다..재생 버튼을 눌러 사진을 보여 주니까 또 배시시 웃는다. 즉석 카메라였음 한 장 빼줬음 좋겠다.




씨엠립 가는 길에 만난 주유소집 아이



  은희씨가 가지고 온 한국 노래테이프를 꽂아 달래서 몇 번이나 반복해서 들으며 간다. 한국 같았음 몇 번째 테이프를 바꿔서 들었을텐데 반복해서 들어도 들을 만하다. 시소폰을 시나 2시간 가까이 갔나? 씨엠립 시내가 조금씩 보인다. 기사가 너무 착해서 쉬지 않고 달리는 바람에 2시간 40분 만에 스타마트 앞에 닿았다. 착한 운전 기사 덕에 캄보디아에서의 하루는 기분좋게 시작하고 있다. 아무래도 즐거운 여행이 될 것 같다  



  스타 마트에 도착하기 전에 보니 글로벌 하우스가 멀지 않는 거리에 있었는데 우리는 바로 옆에 있는 첸라 게스트 하우스에 짐을 풀었다. 무엇보다 방이 밝아서 마음에 들었다. 1박에 15달러를 주기로 하고 에어컨 룸에 따신 물이 나오고, 냉장고도 있는 방을 예약했다. 2층 202호를 예약했는데 2층 테라스 앞 풍경이 참 좋았다



  짐을 풀어놓고 글로벌에 내일 여행갈 때 타고갈 뚝뚝이 예약하러 가는 길에 장원가든에 들렀다 은희씨가 아침을 부실하게 먹었다고 한국 음식을 먹고 가자고 해서 거금 6달러씩을 주고 각종 찌개 하나씩을 골고루 시켜 함께 놓고 먹었다. (나중에 엄청 후회했다. 멋모르고 엄청  비싼 음식 먹었다고)그런데 김치 찌개, 된장찌개 다 참 맛있었다. 


  장원가든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니 글로벌 게스트 하우스. 내일 앙코르 유적지 관광할 뚝뚝이 신청하면서 오늘 오후 톤레삽 호수 가려고 하는데 얼마냐고 물어 보니 “방금 한팀이 갔는데 조금 빨리 왔으면 싸게 갈텐데.” 이런신다. 그래도 오늘 가야 여행 일정에 차질이 없을 것 같아서 머뭇거리고 있으니까 뒤에 있던 남학생이 스님 한 분과 함께 오늘 톤레삽을 가겠단다. 그래서 함께 가게 된 인원이 5명. 


  톤레삽 호수는 일몰이 아주 멋지다는데 가는 길에 비가 많이 온다. 일몰 보기는 틀린 것 같다. 30분정도를 달렸을까 다행이 톤레삽에 도착하니 비가 그친다. 카메라를 꺼내 톤레샵의 낯선 풍경들을 찍었다. 톤레삽 입구에 늘어선 집들은 손바닥만한 단칸방들이었는데 호수에 뜬 집들은 텔레비전도 갖춰놓고 집도 제법 넓다. 그렇지만 이곳에도 빈부의 격차가 크다. 거적떼기 같은 것을 둘러놓고 좁은 집에 오골오골 식구들이 모여있는 집도 있도 많다.그리고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은 다양한 종교 생활을 한다. 지나가는 길에 보니 교회도 보이고  성당, 절, 사원 같은 것도 보인다. 다양한 신들을 믿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보트를 운전하는 아이가 이야기 하는 것을 들어보니 배트남계 사람들이 집단으로 살고 있는 마을, 태국계 사람들이 집단으로 살고 마을, 캄보디아인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 나누어져 있단다.




톤레삽 호수에 사는 사람들



  마을을 지나 호수 중앙으로 다가가니 저 너머까지 시뻘건 황톳물이 넘실거린다. 순간 까닭을 알 수 없는 무서움에 소름이 돋는다. 그런데 신기한 풍경하나, 이 호수에서는 이사 갈 때 집을 통째로 옮긴다. 집과 배를 줄로 연결해서 앞에서 배가 집을 끌고 간다. 필요한 물건은 배에 물건을 실은 배(가게 배)가 집 앞을 지나가면 필요한 물건이 있을 경우 가게 배를 불러 산다. 이 곳에서 잡히는 새우가 아주 맛있다는데 새우는 맛을 못 보고 왔다(배 한척을 9달러 주고 빌리면 그 안에 새우도 맛볼 수 있는 가격도 포함되어 있다는데 보트 주인이 말을 안해서 모르고 그냥 돌아왔다)



씨엠립 시내로 돌아오는 길, 갈 때는 비가 와 제대로 보지도 못했는데 자세히 보니 집집마다 아이들은 우글우글한테 살림이 아주 궁핍하다. 집 한 채가 우리 나라 시골 과수원 원두막보다 더 작은 집도 있다. 그런데 도로에 아이들이 떼거리로 나와 깔깔거리며 놀고 있었는데. 아이들의 구김살 없는 웃음소리가 경제적 어려움도 그다지 개이치 않고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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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여행기 (1)-태국에서 국경을 넘어 캄보디아를 가다


  7월 31일 드디어 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책임지고 표를 구하기로 한 후배의 실수로 제 날짜에 출국을 할 수 있을지 없을 지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기다리다가 우여곡절 끝에 태국 돈무앙 공항에 저녁 8시 20분에 도착하는 표를 구해 갔다

 

  비행기 안에서 첫날 여행할 앙코르 유적지에 관한 자료를 읽었다. 돈무앙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 수속을 밟고 카오산 만남의 광장에 도착하니 9시 40분 쯤. 이곳에서 만나기로 만나 함께 여행하기로 한 일행 둘을 찾으니 열쇠만 맡겨놓고 놀러 나가고 없다. 나도 긴팔 면티 하나가 필요해서 짐만 방 안에 넣어두고 면티를 사러 나갔다 돌아오니 은희씨랑 희진씨가 와 있다. 희진씨는 통화할 때 느꼈던 대로 착하게 생겼고, 은희씨는 야무지게 생겼다. 새벽 3시 30분에 캄보디아 국경까지 가는 차를 첫차가 있어 그것을 타기 위해 2시 정도에 일어나서 출발하면 되겠지 했는데 은희씨 어디서 듣고 왔는지 지금 한국서 캄보디아로 배낭여행가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 시간에 가면 첫차를 못 탈지도 모른단다. 그런면 일정에 차질이 생길텐데.그래서 1시에 출발하기로 하고 스톱워치를 가지고 있던 내가 12시 30분에 두 사람을 깨우기로 했다.  남은 시간은 겨우 1시간 30분정도.

 

  자는둥 마는둥 나는 12시에 일어나 대충 짐을 챙기고 12시 30분에 두 사람을 깨워 택시를 탔다. 북부 터미널에 내린 시간이 1시30분쯤,그런데 대합실 안에서 한국 사람들이 제법 많다. 아란야쁘라텟 가는 창구 앞 맨 바닥에 현지인 3명이 줄을 선 것인지 차례대로 널부러져 자고 있어 우리는그 뒤로 배낭을 차례대로 놓고 비닐을 깔고 앉았다. 그러자 대합실 의자에 앉아 있던 사람들(한국에서 다들 저녁에 돈무앙에 도착하는 비행기를 타고 와서 바로 터미널로 온 사람들이었다.그래서 대충 의자에 앉아 눈도 부치고 이런저런 정보도 교환하고 있었다)이 하나둘 배낭을 놓기 시작해 금방 배낭 줄이 제법 길게 늘어졌다.

 

  2시 30분쯤 되자 매표원이 들어왔다. 164밧을 주고 아란가는 버스 표를 사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웬버스 한대가 시동을 걸고 있었다. 바깥에 표시된 것은 아란 가는 것이 아닌데 아란 가는 차란다. 그리고 아직 시간도 다 되지 않았는데 곧 갈 것 같다. 그래서 바깥에 있는 글자를 가르키며 ‘아란’가는 것 맞냐고 제차 확인을 하고 차를 타고 있으니 글쎄 시간도 안 됐는데 차가 출발을 한다. 참 별일도 다 있다. 작년 치앙마이 갈 때는 8시 30분에 출발한다는 차가 9시 30분이나 되니 슬금슬금 출발하더니 일찍 출발하는 차는 또 처음보네. 배낭여행객들이 많이 몰리는 때라 배차시간을 당긴건가.   어제 밤 한잠도 못찾는데 하품은 연달아 나오는데도 잠은 안 오고 뜬 눈으로 5시간을 달려 아란에 도착했다.

 

  터미널에서 20밧을 주고 쌀국수 한그릇을 사 먹고 태국 출국수속과 캄보디아 입국 수속을 밟기 위해 캄보디아 국경마을 뽀이뻿으로 갔다. 수많은 경험자들의 조언에따라 전대도 앞으로 돌려 매고 가방도 한 번 더 점검하고 국경을 넘어가는데 아무일이 안 생긴다. 싱겁다. 거지떼들의 극성으로 순식간에 가방이 열린다는데 그날따라 불교 행사가 있어서 그것을 본다고 정신이 팔려서 그런지(그런데 아니었다. 여행마치고 돌아올 때도 지나치게 달라붙는 아이들은 없었다. 구걸을 하는 아이들이 있긴 했지만 피해를 줄 만큼은 아니었다. 여행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과민 반응이 아니었나 싶다)거들떠 보는 아이들도 없고, 경찰이 옆에 있는데도 비자 발급 비용을 사기 친다는 사람들도 없이 5분만에 가뿐하게 제 값에 비자를 받고 국경을 통과했다.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을 오가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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