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여행기 (2)-캄보디아 씨엠립 가는 길과 톤레샵 호수
씨엠립 가는 길, 코코넛, 바나나 같은 아열대 과일을 주렁주렁 매단 나무들이 끝없이 늘어서있다.. 작년 치앙마이 여행때 이 낯선 풍경을 넋을 놓고 한참을 바라 봤는데 올해는 이런 풍경들이 낯설지는 않다.. 그래도 여전히 좋다. 물 속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들 새까만 얼굴에 때국물이 흐르는 남루한 옷을 입고 지나가는 아이들, 그물 침대에 누워 오수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길 옆으로 늘어선 늪에 다양한 색깔로 피어있는 연꽃들을 보며 가는 길은 즐겁다.
먼지를 뽀얗게 일으키며 달리던 택시가 잠시 멈췄다. 기름을 넣어가야 한단다. 이곳에는 주유소가 식용유를 파는 가게 같다. 식용유 병 같은 곳에 기름을 넣어 놓고 판다. 우리도 내려서 그 특이한 풍경을 찍는다. 주인집 아이가 아래층에서 돼지랑 놀고 있길래 사진을 찍어주니 아이가 웃는다..재생 버튼을 눌러 사진을 보여 주니까 또 배시시 웃는다. 즉석 카메라였음 한 장 빼줬음 좋겠다.
씨엠립 가는 길에 만난 주유소집 아이
은희씨가 가지고 온 한국 노래테이프를 꽂아 달래서 몇 번이나 반복해서 들으며 간다. 한국 같았음 몇 번째 테이프를 바꿔서 들었을텐데 반복해서 들어도 들을 만하다. 시소폰을 시나 2시간 가까이 갔나? 씨엠립 시내가 조금씩 보인다. 기사가 너무 착해서 쉬지 않고 달리는 바람에 2시간 40분 만에 스타마트 앞에 닿았다. 착한 운전 기사 덕에 캄보디아에서의 하루는 기분좋게 시작하고 있다. 아무래도 즐거운 여행이 될 것 같다
스타 마트에 도착하기 전에 보니 글로벌 하우스가 멀지 않는 거리에 있었는데 우리는 바로 옆에 있는 첸라 게스트 하우스에 짐을 풀었다. 무엇보다 방이 밝아서 마음에 들었다. 1박에 15달러를 주기로 하고 에어컨 룸에 따신 물이 나오고, 냉장고도 있는 방을 예약했다. 2층 202호를 예약했는데 2층 테라스 앞 풍경이 참 좋았다
짐을 풀어놓고 글로벌에 내일 여행갈 때 타고갈 뚝뚝이 예약하러 가는 길에 장원가든에 들렀다 은희씨가 아침을 부실하게 먹었다고 한국 음식을 먹고 가자고 해서 거금 6달러씩을 주고 각종 찌개 하나씩을 골고루 시켜 함께 놓고 먹었다. (나중에 엄청 후회했다. 멋모르고 엄청 비싼 음식 먹었다고)그런데 김치 찌개, 된장찌개 다 참 맛있었다.
장원가든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니 글로벌 게스트 하우스. 내일 앙코르 유적지 관광할 뚝뚝이 신청하면서 오늘 오후 톤레삽 호수 가려고 하는데 얼마냐고 물어 보니 “방금 한팀이 갔는데 조금 빨리 왔으면 싸게 갈텐데.” 이런신다. 그래도 오늘 가야 여행 일정에 차질이 없을 것 같아서 머뭇거리고 있으니까 뒤에 있던 남학생이 스님 한 분과 함께 오늘 톤레삽을 가겠단다. 그래서 함께 가게 된 인원이 5명.
톤레삽 호수는 일몰이 아주 멋지다는데 가는 길에 비가 많이 온다. 일몰 보기는 틀린 것 같다. 30분정도를 달렸을까 다행이 톤레삽에 도착하니 비가 그친다. 카메라를 꺼내 톤레샵의 낯선 풍경들을 찍었다. 톤레삽 입구에 늘어선 집들은 손바닥만한 단칸방들이었는데 호수에 뜬 집들은 텔레비전도 갖춰놓고 집도 제법 넓다. 그렇지만 이곳에도 빈부의 격차가 크다. 거적떼기 같은 것을 둘러놓고 좁은 집에 오골오골 식구들이 모여있는 집도 있도 많다.그리고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은 다양한 종교 생활을 한다. 지나가는 길에 보니 교회도 보이고 성당, 절, 사원 같은 것도 보인다. 다양한 신들을 믿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보트를 운전하는 아이가 이야기 하는 것을 들어보니 배트남계 사람들이 집단으로 살고 있는 마을, 태국계 사람들이 집단으로 살고 마을, 캄보디아인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 나누어져 있단다.
톤레삽 호수에 사는 사람들
마을을 지나 호수 중앙으로 다가가니 저 너머까지 시뻘건 황톳물이 넘실거린다. 순간 까닭을 알 수 없는 무서움에 소름이 돋는다. 그런데 신기한 풍경하나, 이 호수에서는 이사 갈 때 집을 통째로 옮긴다. 집과 배를 줄로 연결해서 앞에서 배가 집을 끌고 간다. 필요한 물건은 배에 물건을 실은 배(가게 배)가 집 앞을 지나가면 필요한 물건이 있을 경우 가게 배를 불러 산다. 이 곳에서 잡히는 새우가 아주 맛있다는데 새우는 맛을 못 보고 왔다(배 한척을 9달러 주고 빌리면 그 안에 새우도 맛볼 수 있는 가격도 포함되어 있다는데 보트 주인이 말을 안해서 모르고 그냥 돌아왔다)
씨엠립 시내로 돌아오는 길, 갈 때는 비가 와 제대로 보지도 못했는데 자세히 보니 집집마다 아이들은 우글우글한테 살림이 아주 궁핍하다. 집 한 채가 우리 나라 시골 과수원 원두막보다 더 작은 집도 있다. 그런데 도로에 아이들이 떼거리로 나와 깔깔거리며 놀고 있었는데. 아이들의 구김살 없는 웃음소리가 경제적 어려움도 그다지 개이치 않고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