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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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폭력이란 무엇인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등. 이 물음은 우리를 사유의 장으로 이끌어 내어 공론화시키려는 철학적 자아를 유도한다. 다만 지나친 현실주의자에게는 불필요한 논쟁이나 공상으로 치부된다. 책을 꼼꼼히 읽어보면 저자의 세계관이나 인생관을 였볼 수 있다. 책은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 삶을 망치는 헛된 생각들로 구성되어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로 귀결된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오로지 죽음만이 삶의 의미를 준다고 생각한 사람이었다.


  저자의 이력은 평범속에 특별함이 많다. 그는 중년 남자로 경주와 대구 그리고 서울과 경기에서 살아 왔다. 정치권력의 변방이 아닌 주류세력의 지역출신이지만 대표적인 진보주의자이다. S대 경제학 전공, 386학생운동, 투옥, 사병 복무, 독일 유학, 보건복지부 장관, 당 공동 대표 등을 경유한 진보적 성향의 소유자다. 


 어느 시간을 관통하든 역사와 문학적 글쓰기를 놓지 않고 책을 써왔다. 글쓰기에 좋은 토양을 지닌 저자다. 노무현 정부때 정치에 입문하여 최근에 그 바이케이드를 떠나 지식소매상으로서 돌아왔다. 저자는 일상의 모든 순간마다 나름의 의미와 기쁨을 느끼며 살고 후회 없이 죽기를 소망한다.


 저자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명제속에는 함께 사는 삶에 대한 이타적 본성, 공감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연대라고 부른다. 연대 의식은 일, 놀이, 사랑과 더불어 삶을 의미있고 존엄하고 품격 있게 만드는 제4원소이다.


 최근에 지인때문에 병원에 자주 갔었다. 병원에는 아픈 사람이 많다. 대학병원 응급실은 삶의 전쟁터다. 전통시장과는 다르지만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야구장도 마잖가지다. 잘 먹고 건강해야 야구장도 찾는다. '구구팔팔 이삼사!', 아흔아홉 살까지 팔팔하게 살다 이틀 사흘 누웠다가 죽자는 말이다. 여한없이 살고, 구차함이 없는 고통없는 죽음이야 말로 산자가 죽음에 이르는 연착륙이다. 지난해 갑자기 동생과 이별하게 되었던 기억을 되살여보면 사랑하는 가족과 작별할 시간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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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 전쟁 2017 살림 YA 시리즈
새시 로이드 지음, 김현수 옮김 / 살림Friends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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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7년은 내가 고등학교 1학년때이다. 광주시내 고지대 단독주택에는 수돗물 공급이 원활치 못했다. 채수장의 저수량 부족으로 제한 급수를 하였기 때문이다. 자취 생활을 했던 나는 주로 휴일에 빨래를 했다. 주중에는 수둣물을 받아 두거나 인근 통장댁 작두펌프 지하수를 한 바케스 씩 길러다 저녁 밥을 해먹곤 했었다. 고지대에 속한 우리집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는 일은 드물었다. 귀가하면 물 걱정없이 씻고 빨래하고 밥해먹는 것이 불편했다. 공부에 몰입할 수 없는 생활 요소였던 것 같다.


 여름 토요일 밤에 교복이나 양발 등을 바케스에 넣고 월산동 수박등을 넘어 지금의 무등시장이 들어선 논의 둠벙(웅덩이)에서 빨래를 했다. 모기에 뜯기며 등목도 했다. 자정이 넘어 자취방으로 돌아와서야 저녁밥을 먹었다. 곧 하계U대회가 열릴 광주는 네 곳의 댐에서 채수되며 배수지를 경유하여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38여년이 지난 광주의 물 사정은 획기적으로 좋아졌다.


 UN 비영리단체인 '국제인구행동'의 기준에에 따라 국민 1인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수자원 총량 1700m3 이상이면 물 풍요, 1,000-1,700m3이면 물부족 그리고 1000m3이하면 물기근 국가로 분류되었다. 인구 5,000만명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개인당 년 물소비량이 1,500m3라 물부족 국가로 분류되어 있다.


 현재 물부족을 체감하지 못한 우리나라는 성공적으로 수자원을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나, 가뭄이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167년만에 최악의 가뭄이 미국 켈리포니아를 덥치고 있다. 세계적으로 물관리 정책이 뛰어난 나라는 호주다. 호주의 물값 세제 정책이 주요한듯하다. 또한 절수 정책으로 성공한 나라는 싱가폴이다. 깨끗한 물 만큼 좋은 음료는 없다. 15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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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평전 - 권위와 신화의 옷을 벗은 인간 공자를 찾아서
안핑 친 지음, 김기협 옮김, 이광호 감수 / 돌베개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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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활동의 고비에 이르렀을 때 공자는 갑자기 관직에서 물러나 여행길에 올랐다. 기원전 497년의 일이다. 54세의 공자는 조국 노나라에서 법무를 담당하는 대사구자리에 있었다. 대사구 자리는 그리 높은 자리는 아니었다. 바로 윗사람은 재상이었다.


 노나라 임금은 정공이었고, 재상은 계환자였다. 공자는 계환자 가문의 창고 담당과 가축관리인으로서 시작했다. 지방관인 중도재와 토목 담당인 사공을 거쳐 대사구의 자리에 이른 것이다. 


 중국사의 이단계에서는 봉급을 받는 관직도 꽤 만들어져 있었지만, 중요한 자리는 세습 녹봉을 가진 귀족층의 차지였다. 공자는 귀족의 자격을 겨우 걸친 신분으로, 특권층의 범주에 들 만한 출신은 못되었다.


 공자의 조상들은 송나라에서 대신 여럿을 배출한 명문가였다. 그러나 기원전 7세기 중엽에 큰 정치적 타격을 입은 후로 행세하지 못햇다. 그래서 집안 몇 사람이 노나라로 옮겨 왔는데 그 중 증조부가 있었다. 공자가 태어날 무렵에는 집안 전체가 노나라가 백성이 되었다. 몰락한 양반이 되어 평민을 겨우 면한 사 계층에 속했다.

 

 사마천의 시대에 중국이 오랜 끝에 통일되어 있었고 공자의 가르침이 새 질서의 수호자와 관리자들에게 메우 쓸모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마천은 개성이 강한 사람이었지만 유교식 관점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었다. 같은 시대의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공자에게 유리한 이야기를 뒤져 자기가 바라는 바를 공자 전기에 적었던 것이다. '15.6.27.


 2,500년 가까이 지난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공자의 사상에 배울 점이 있는 게 분명하다. 동아시아 사유의 한 축인 '유학'을 연 위대한 스승, 공자(기원전 551~479)는 성이 공이고 이름이 구이며 자가 중니다. 17세기 이후 '공 선생님'이란 뜻의 '공부자'란 호칭이 서양에 알려져 'Confucius'라 적히게 되었다. 맹자의 고향인 노나라 추성은 공자의 곡부에서 남쪽으로 20km밖에 안되는 곳이다.

 

 공자는 굳건한 마음으로 자신에게 전해진 역사, 시, 예법, 음악 등 모든 지식을 알뜰하게 갈고 닦아, 인간의 본성과 운명에서 본질적이고 항구적인 요소가 무엇인지 이해함으로써 '큰 허물 없이' 살고자 애쓴 사람이었다.

 

 20세기 중엽까지 중국은 공자의 사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정치.사회제도, 자아와 인간관계에 대한 인식, 문화와 역사의 구조 등 중국의 모든 현상이 공자의 생각으로부터 자라나온 것처럼 보였다. 저자는 공자에 대한 판단 기준을 '논어'에 둔다.

 

 공자는 인간답게 사는 길은 오직 문명의 원칙과 질서를 지키는 길뿐으로 질서는 사람들의 외적인 법이 아닌 마음의 원칙에 따라 행동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으로 '예'를 강조했다. 공자는 스스로 반성하고 올바름을 향해 실천하는 내적인 힘을 믿었다. 이 내적인 힘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인'이다. 공자는 타인에 대한 사랑을 사회 운영이나 국가 정치의 핵심적인 가치로 생각했다. 마음에서 비롯된 올바른 원칙과 준칙에 따라 행동하는 도덕적인 힘이 사회를 안정시킨다고 믿었다. 공자가 생각하는 문명을 이끄는 진정한 힘은 '도덕성'이다. 

 

 정치적 안정은 공자가 평생 매달리는 문제였다. 공자는 '어떻게 해야 정치를 잘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하는가?'를 물었다. 즉 도덕적으로 올바른 사람만이 정치를 할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분이 아닌  도덕적 능력이 위정자의 자격이라 믿었다. 

 

 공자나 공자를 대표하는 '유학'을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사상으로 여긴다면, 그것은 공자의 문제라기보다는 공자의 권위를 정치에 이용하려 한 사람들의 문제였다. 공자는 '개인을 발견한 철학자'이다. 봉건적인 고대 중국에서 현대적 의미인 '개인'을 발견했으나 현대에서 말하는 '법적, 경제적으로 자율적인 주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공자는 사람들에게 스스로 밝히고 닦아야 할 '내면'이 있음을 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밝힌, 최초의 철학자이다. 개인을 역사의 전면에 내세운 철학자로 이 능동적이며 자율적인 도덕적 주체를 '군자'라고 일컬었다. 공자는 자기반성 능력을 갖추고 타인과의 공존을 도모하는 '진정한 개인'을 주체 세력으로 한 '군자'의 출현을 바랬다. 12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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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음식 문화사
왕런샹 지음, 주영하 옮김 / 민음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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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323)는 '동물학'에서 다음의 말을 남겼다. '동물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하는 행위는 크게 두 개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생식 활동이며, 다른 하나는 음식 활동이다. 모든 동물은 죽을 때까지 모든 시간을 이 두 활동에 집중한다.


 음식물은 동물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물질이며, 신체 구조의 차이에 따라 그들은 각기 다른 음식물을 구해 먹는다.' 이 말은 그보다 약 150년이 앞서서 동양에서 활동했던 공자(기원전 551-479)가 인간에 대해 분석한 말과 일치한다. '음식남녀는 인간이 지닌 가장 큰 욕구이다'라고 한 공자의 말에 의하면, 인생에서 사람의 마음이 추구하는 대욕은 단지 음식과 남녀에 관한 일뿐이라고 한다. 


 '중국 음식 문화사'의 원저가 쓰인 시점이 1980년대 후반이다. 1977년 문화 대혁명이 종식되기 이전, 중국학계는 어둠의 장막에 갇혀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하나는 저자 자신의 학문적 출발이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이다. 모름지기 인문학적 바탕에서 쓰인 음식 관련 책은 저자나 독자나 모두 현장감이 있어야 한다. 이런저런 역사 이야기와 함께 '물질' 로서 음식이 한 페이지 한 페이지마다 등장했기 때문이다. 


 19세기 이전의 한국 음식이 지닌 철학적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 음식 문화와 그 역사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양반의 밥상 차림에서 자주 논의되는 3첩, 5첩, 7첩, 9첩의 구조는 분명히 주나라 때 사에서 천자에 이르는 지배층에게 제공 했던 연회 음식 배열과 관련이 있다. 한국 음식을 두고 '약식동원' 이라고 강조하지만 이 책을 읽어 보면 그 발원지가 중국이었다.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은 중국의 고전에서 지혜를 배워 그것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려 노력했다. 이 책은 오늘날 한국인이 왜 수저를 사용하고, 밥과 국, 그리고 반찬으로 구성된 식사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여러 단상을 제공한다. '1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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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보다는 소설에서 배워라 - 명작에서 훔친 위대한 통찰
안상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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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거 노인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은 외로움이다. 퇴근 후에 자신과 함께 할 가족이 없는 직장인이나 노년의 가족 해체로 종일 혼자서 말할 상대를 찾지 못한 사람의 마음은 공회전하는 자동차와 같다. 늘상 피곤하며 긴장되어 모든 사물이 차갑게 느껴진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날 수 밖에 없는 독거인이다.


 이 책에서 소개된 '나무를 심은 사람'(장 지오노)에서 노인은 좀 다르다. 책속의 노인은 하나 뿐인 아들이 죽고, 아내마저 세상을 떠나자 고독속에서 홀로 아무런 의욕도 없이 살다가 어느 날 문득 나무가 없기 때문에 땅이 죽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노인은 소박한 결심을 하게 된다. 나무 재배법을 연구하고 좋은 씨앗을 골라 땅에 심는 일이 노인의 중요한 일과가 되었다고 한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행복해질 수 있는 그만의 '멋진 방법'을 찾은 노인은 계속해서 나무를 심으며 늙은 농부로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에 1시간씩 꾸준히 시간을 내어 오랫동안 무엇을 한다면 제법 큰일을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지속적인 변화를 몸소 실천해야 한다. 노인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한 반복이었다. 구체성을 가지고, 자신이 하는 일에 자신의 영혼을 담는 그 순간 자신이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낀다. 


 자신(개인)의 지겨운 일상은 극복된다. '지구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바로 개인'이라며 환경보호를 실천한 사람이 있다. 그는 '지구를 걷는 사람'이라는 별명을 가진 '폴 콜먼'이다. 우리의 일상에는 엄청난 힘이 숨어 있다.누구에게나 노년은 오기 마련이다. 어디서 무엇이 되겠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을 어떤 자세로 임하느냐에 따라 삶의 의미는 다르게 쌓인다. "손에 잡힌 경제" 처럼 쉽고 짧아 생활인으로서 공감되는 책이다. 20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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