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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평전
김택근 지음, 원택 스님 감수 / 모과나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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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여명은 서늘했다. 천왕봉에 오르기 위해 중산리탐방로를 택했다. 금요일 저녁 진주에서 잤다. 다음 날 새벽에 택시로 산청읍을 지나 지리산 중산리에 도착했다. 지리산으로 가는 중에 생각지도 않았던 성철 스님의 생가를 만나게 되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그곳에 생가 터가 있었다니!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이 법어는 현대 한국 불교의 최대의 치욕이라 하는 1980년 10.27 법난으로 위기의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을 때, 성철 스님이 제6대 종정직을 수락한 취임법어다.
왜, 그 길을 가야 했을까? 스님은 진주중학교를 합격하였으나 신체검사에서 탈락되어 그의 생가(산청군 단성면)에서 가까운 지리산 대원사의 탑전에서 화두 공부를 익혔다.스물다섯의 나이인 한 속인이 훌륭하게 정진하고 있다는 소문에 해인사 동산 스님의 출가 권유를 받는다. '참선을 잘하려면 스님이 되어야 한다. 아무도 그 비결을 말해 주지 않는다. 그대 스스로 그 문을 열고 들어가기까지는, 그러나 길에는 문이 없다. 그리고 마침내 길 자체도 없다.'
삶의 근원에 대해서 길을 구하던 청년 성철은 영원한 삶에 대한 화두참선을 시작한다. '개에게는 불성이 없다.'는 이른바 '무자 화두'를 들고 정진한다. 42일 만에 다른 데로 도망가지 않고 동정일여의 경지에 들어가게 된다.
스님은 다독주의자였다. 그의 '이영주 서적기'에는 행복론,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역사철학, 장자남화경, 소학, 대학, 자본론, 유물론, 신구약성서 등 동서고금의 철학에 관한 책으로 약 70여 권의 목록이 적혀 있다. '스님! 집에 불 들어갑니다.' '15.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