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탄생 - 성경은 어떻게 인류 문명을 지배했는가?
존 드레인 지음, 서희연 옮김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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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단지로 들어서는 쪽문 옆 벤치의자에 두 노인이 대화중이었다. 한 노인은 눈이 크고 입술에 윤기가 흘렀다. 상대 노인에게 뭐라 집중적으로 천국을(지나치며 딱 한마디 들였음) 얘기하고 있었다. 일방적으로 주입되는 상대 노인은 일본 천황처럼 구부정한 자태로 중얼되는 노인의 이야기에 의심스러운듯 빠져 들고 있었다. 따스한 봄날인 토요일 오후에 누가 그리 심심치 않는 이야기를 표정 넘치게 해줄 수 있을까 싶었다(꽃나들이 가는 판에).


  처음 카스토리를 시작한 2012년 4월 7일 올였던 책은 '성경의 탄생'이었다. 성서는 세계 문학의 위대한 고전 중 하나다. 오늘날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삶을 이끌어주는 지침서로 성서를 애독하고 있다.


  이 책은 성서가 기록될 당시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21세기라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인간의 삶과 성서의 연관성을 깊이 탐구하고 있다. 성서는 독자적인 내용으로 이뤄진 단편이 구약에 39권, 신약에 27권으로 되어 있다. 성서는 상당한 기간에 걸쳐 기록되고 축적된 책들의 집합이다. 


  성서 문학의 다양성을 보면, 구약성서는 고대 이스라엘의 위대한 문학 작품들로 아브라함 자손들이 이스라엘 민족을 형성하고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그리스 제국 멸망하기까지 과정이 담겨 있다. 율법서와 예언서와 성문서로 나뉜다. 율법서는 이스라엘 민족의 최초 지도자인 모세가 지은 책들로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가 속한다. 


  예언서는 구약성서에 가장 많이 차지한다. 이스라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종교계, 정치계 지도자의 이름으로 명명된 예언서는 전기 예언서와 후기 예언서로 나뉘는데, 후기 예언서는 이스라엘 민족의 영성과 윤리관을 이끌었던 선지자의 메시지를 기록한 분량에 따른 것이다.


  성문서는 구약성서에서 율법서와 예언서를 제외한 나머지 문집들로 대개 시가문학에 속하지만 내용과 문체 면에서 서로 다르다. 시편, 잠언, 욥기, 전도서, 아가 등이 이에 해당된다.

 

  신약성서는 구약보다 비교적 짧은 기간인 100여 년 만에 완성되었다. 즉 로마 제국 동쪽 변두리에 있는 팔레스타인의 생활상과 그리스•이탈리아와 같은 도시국가의 생활양식 및 세계관을 소개하는 등 매우 다채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복음서에는 예수의 생애와 가르침이 나온다.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 이 네 권의 복음서는 기록된 배경이 서로 다르지만 예수의 생애와 교훈을 전하고 신앙을 촉구한다는 점에서 성격이 비슷하다.   


  사도행전은 초대교회 사도들의 행적과 그들이 세운 공동체에 관한 유일한 역사적 문헌이다. 또한 서신서는 초대교회 그리스도인에 대하여 말해주는 일차적 자료로, 기원후 100년 동안 초대교해 지도자들이 로마 각처에 흩어진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보낸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구약이든 신약이든 성서에 수록된 모든 책은 시대적 산물이며 그 정황에 따라 의미와 중요성이 새롭게 부여된다. 물론 성서에는 일괄되게 흐르는 하나의 메시지가 있다. 그러나 글의 문체와 구조는 당대의 문화에 큰 영향을 받게 되므로 우리는 성서가 기록된 시대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충분히 알아야 한다. 


  신약성서는 예수 사후의 시대적 상황에 맞춰, 예수가 사용한 방식과 조금 다르게 그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있다. 구양성서는 전통적인 개념 위에, 이스라엘 민족의 고유한 영성과 역사에서 뽑아낸 새로운 의미를 덧붙이기 위해 정교하게 재해석된 부분이 많다.  15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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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산진 평전
신한균.박영봉 지음 / 아우라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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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양이 다르면 맛과 기분도 다르다. 가끔 살균 탁주를 와인 잔에 따라 마셔 보면 프랑스 와인과 같다. 노란색 양은 잔의 그 맛과는 다르다. 어떤 일이나 공간 그리고 개인의 상황에 따라 효과 또는 느낌이 다르다. 곧  다름은 공존의 이유이기도 하다.


 막걸리 잔으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흰 보세기다(보세기는 보시기의 전라도 방언). 땅에 묻어 둔 독안의 막걸리를 표주박으로 휘저어 흰 보세기 잔에 나눠 마셨다. 둘러 앉아 마시는 마을 어른들의 옆모습은 내 유년의 다정한 기억이다.  마을 어른들은 그 기운으로 가을걷이 볏짐을 지게에 지고 나르듯 논과 마당을 부산나게 오고 갔었다.


  한국사람이 일본인에 대한 평전을 썼다하니, 번역을 하였다면 납득이 가겠지만. 그것은 '로산진'이라는 인물이 한국의 옛그릇을 통해 도예철학을 터득했다는 인연 때문이다. ‘로산진’은 조선의 옛 도자기에 대한 공부를 통해 일본 요리에 어울리는 그릇을 만들었던 인물이다.


  사기장(도공)은 ‘도자기를 판다’고 하지 않고 ‘작품을 시집 보낸다’고 한다. 도자기는 사기장에게는  딸이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잘 만들어진 도자 그릇을 ‘맛난 그릇’이라고 했다. 좋은 그릇은 음식을 더욱 맛나게 하기 때문이다.


  저자에게 가장 인상적인 이미지 중 하나는 일본의 음식과 그릇의 어울림이었다. 그 어울림은 기억을 끄집어 내는 라벨같은 것이다. 가끔 점심 때나 출장 중에 자주 갔던 식당의 특징은 찬과 그릇의 어울림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한 참 후에 알았다.


  기타오지 로산진(1883-1959)는 천재 예술가였다. 서예에서 시작해 전각과 건축 등으로 영역을 넓혀으며, 식도락과 도자기를 통해 자신의 예술적 이상향을 구현했다. 그는 절대미각의 소유자였으며 1920년대에 미식으로 일본의 정재계를 좌지우지했던 인물이었다. 15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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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여 잘 있거라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62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유정 옮김 / 더클래식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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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바람이 불면 숲에 낚엽이 쌓인다. 이때쯤 군생활은 월동준비에 들어간다. 가을산의 싸리를 베어 빗자루를 만들었다. 겨울의 쌓인 눈을 쓸어 내기에 제격이다. '


 '무기어 잘 있거라'는 전쟁 중에 군생활 이야기다. 여기서 '무기'는 전쟁이나 군대에 대한 은유적인 단어다. 우리말로 풀면 '군대의 추억이여, 이제는 안녕' 정도다. 탈영의 이유 중에 모르긴 해도 이성문제가 꽤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이제는 고인되었고 야한 글쓰기로 유명한 고 마광수 교수는 헤밍웨이를 좋아했다. 문체가 간결하고 도덕적, 이념적 코멘트가 없기 때문이라 한다. 혹자는 헤밍웨이 문학은 사상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한다. 전쟁 문학의 리얼리즘은 머릿속의 풍경화를 만들기에 충분하다. 


 이 소설은 20세기초의 유럽대륙 의 전쟁에 대한 허무주의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도덕적 주제가 작품의 이면에 깔려있지 않다. 남자주인공 '헨리'가 왜 이탈리아군에 지원병으로 가담했는지 동기가 불분명하다. 헨리는 종군 간호사 '캐더린'을 만나면서부터 생각이 바뀐다. 주인공의 반전사상이 논리정연하지 않다. '헨리'의 부대 후퇴로 낙오병이 되었으나 헌병에게 잡혀 탈영병으로 오인된다. 그는 총살당하기 직전 애인이 있는 곳으로 도망친다. 


 '헨리'는 '도스토옙스키'처럼 극적으로 살아 남는다. 결국 스위스에서 애인과 함께 짧게 살다 사랑도 죽고 아이도 사라지고 마는 곡절을 격는다. 소설은 한바탕 꿈을 꾸듯 되새기는 낮선 공간에 대한 자서전적 회한이다. 헤밍웨이의 인생은 파란만장했었다. 많은 여자와 전쟁터를 전전했었다. 


 나는 군생활을 전방 야전병원에서 했다. 각 병실마다 담당 의무장교와 간호장교가 배치되어 있었다. 생각보다 군내의 환자들은 다양했다. 정형외과 또는 정신병동과 산부인과도 있었다. 군인 가족 등을 위해 설치된 진료과도 있있다. GP 등에 순회 진료 때는 간호장교와 위생병과 운전병이 해당 부대를 찾는다.


 휴전때는 평범하지만 전시 중에는 각 부대 의무실에서 야전병원으로, 중환자는 국군통합병원으로 헬기 후송된다. 의무장교 '프레데릭 헨리' 중위가 계급장을 떼고 사랑을 찾아가는 행태는 전형적인 탈영병의 행태다. 자신의 행동이 전쟁의 분위기에 반한것으로 그것은 죽음이 전제되어 있다. 불안속에 스위스 안착은 안도를 주웠지만 죽음은 도처에 여러 형태로 존재하고 있었다.  1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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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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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폭력이란 무엇인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등. 이 물음은 우리를 사유의 장으로 이끌어 내어 공론화시키려는 철학적 자아를 유도한다. 다만 지나친 현실주의자에게는 불필요한 논쟁이나 공상으로 치부된다. 책을 꼼꼼히 읽어보면 저자의 세계관이나 인생관을 였볼 수 있다. 책은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 삶을 망치는 헛된 생각들로 구성되어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로 귀결된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오로지 죽음만이 삶의 의미를 준다고 생각한 사람이었다.


  저자의 이력은 평범속에 특별함이 많다. 그는 중년 남자로 경주와 대구 그리고 서울과 경기에서 살아 왔다. 정치권력의 변방이 아닌 주류세력의 지역출신이지만 대표적인 진보주의자이다. S대 경제학 전공, 386학생운동, 투옥, 사병 복무, 독일 유학, 보건복지부 장관, 당 공동 대표 등을 경유한 진보적 성향의 소유자다. 


 어느 시간을 관통하든 역사와 문학적 글쓰기를 놓지 않고 책을 써왔다. 글쓰기에 좋은 토양을 지닌 저자다. 노무현 정부때 정치에 입문하여 최근에 그 바이케이드를 떠나 지식소매상으로서 돌아왔다. 저자는 일상의 모든 순간마다 나름의 의미와 기쁨을 느끼며 살고 후회 없이 죽기를 소망한다.


 저자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명제속에는 함께 사는 삶에 대한 이타적 본성, 공감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연대라고 부른다. 연대 의식은 일, 놀이, 사랑과 더불어 삶을 의미있고 존엄하고 품격 있게 만드는 제4원소이다.


 최근에 지인때문에 병원에 자주 갔었다. 병원에는 아픈 사람이 많다. 대학병원 응급실은 삶의 전쟁터다. 전통시장과는 다르지만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야구장도 마잖가지다. 잘 먹고 건강해야 야구장도 찾는다. '구구팔팔 이삼사!', 아흔아홉 살까지 팔팔하게 살다 이틀 사흘 누웠다가 죽자는 말이다. 여한없이 살고, 구차함이 없는 고통없는 죽음이야 말로 산자가 죽음에 이르는 연착륙이다. 지난해 갑자기 동생과 이별하게 되었던 기억을 되살여보면 사랑하는 가족과 작별할 시간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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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 전쟁 2017 살림 YA 시리즈
새시 로이드 지음, 김현수 옮김 / 살림Friends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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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7년은 내가 고등학교 1학년때이다. 광주시내 고지대 단독주택에는 수돗물 공급이 원활치 못했다. 채수장의 저수량 부족으로 제한 급수를 하였기 때문이다. 자취 생활을 했던 나는 주로 휴일에 빨래를 했다. 주중에는 수둣물을 받아 두거나 인근 통장댁 작두펌프 지하수를 한 바케스 씩 길러다 저녁 밥을 해먹곤 했었다. 고지대에 속한 우리집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는 일은 드물었다. 귀가하면 물 걱정없이 씻고 빨래하고 밥해먹는 것이 불편했다. 공부에 몰입할 수 없는 생활 요소였던 것 같다.


 여름 토요일 밤에 교복이나 양발 등을 바케스에 넣고 월산동 수박등을 넘어 지금의 무등시장이 들어선 논의 둠벙(웅덩이)에서 빨래를 했다. 모기에 뜯기며 등목도 했다. 자정이 넘어 자취방으로 돌아와서야 저녁밥을 먹었다. 곧 하계U대회가 열릴 광주는 네 곳의 댐에서 채수되며 배수지를 경유하여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38여년이 지난 광주의 물 사정은 획기적으로 좋아졌다.


 UN 비영리단체인 '국제인구행동'의 기준에에 따라 국민 1인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수자원 총량 1700m3 이상이면 물 풍요, 1,000-1,700m3이면 물부족 그리고 1000m3이하면 물기근 국가로 분류되었다. 인구 5,000만명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개인당 년 물소비량이 1,500m3라 물부족 국가로 분류되어 있다.


 현재 물부족을 체감하지 못한 우리나라는 성공적으로 수자원을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나, 가뭄이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167년만에 최악의 가뭄이 미국 켈리포니아를 덥치고 있다. 세계적으로 물관리 정책이 뛰어난 나라는 호주다. 호주의 물값 세제 정책이 주요한듯하다. 또한 절수 정책으로 성공한 나라는 싱가폴이다. 깨끗한 물 만큼 좋은 음료는 없다. 15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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