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음식 문화사
왕런샹 지음, 주영하 옮김 / 민음사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323)는 '동물학'에서 다음의 말을 남겼다. '동물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하는 행위는 크게 두 개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생식 활동이며, 다른 하나는 음식 활동이다. 모든 동물은 죽을 때까지 모든 시간을 이 두 활동에 집중한다.


 음식물은 동물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물질이며, 신체 구조의 차이에 따라 그들은 각기 다른 음식물을 구해 먹는다.' 이 말은 그보다 약 150년이 앞서서 동양에서 활동했던 공자(기원전 551-479)가 인간에 대해 분석한 말과 일치한다. '음식남녀는 인간이 지닌 가장 큰 욕구이다'라고 한 공자의 말에 의하면, 인생에서 사람의 마음이 추구하는 대욕은 단지 음식과 남녀에 관한 일뿐이라고 한다. 


 '중국 음식 문화사'의 원저가 쓰인 시점이 1980년대 후반이다. 1977년 문화 대혁명이 종식되기 이전, 중국학계는 어둠의 장막에 갇혀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하나는 저자 자신의 학문적 출발이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이다. 모름지기 인문학적 바탕에서 쓰인 음식 관련 책은 저자나 독자나 모두 현장감이 있어야 한다. 이런저런 역사 이야기와 함께 '물질' 로서 음식이 한 페이지 한 페이지마다 등장했기 때문이다. 


 19세기 이전의 한국 음식이 지닌 철학적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 음식 문화와 그 역사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양반의 밥상 차림에서 자주 논의되는 3첩, 5첩, 7첩, 9첩의 구조는 분명히 주나라 때 사에서 천자에 이르는 지배층에게 제공 했던 연회 음식 배열과 관련이 있다. 한국 음식을 두고 '약식동원' 이라고 강조하지만 이 책을 읽어 보면 그 발원지가 중국이었다.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은 중국의 고전에서 지혜를 배워 그것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려 노력했다. 이 책은 오늘날 한국인이 왜 수저를 사용하고, 밥과 국, 그리고 반찬으로 구성된 식사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여러 단상을 제공한다. '1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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