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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불
유현종 지음 / 행림출판사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들불"은 '잿속에 남아 꺼지지 않는 부리를 찾아 불을 일궈 보려는' 작가의 야심작이다. 한편의 소설이 주는 메세지는 역사적인 입체감을 더해준다. 우리의 역사에서 동학운동은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의 가슴을 떨리게 하는 농민운동이었다.
인내천를 믿고 반란을 주도한 아버지 때문에 노예로 팔여간 주인공 '여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들불'은 나에게 묘한 울분을 갖게 했다. 핏박 받은 서러운 민중은 언제나 나의 가슴속에 살아 있음을 확인시켜준 역사소설이었다.
기독교를 앞세운 서양세력과 청.일의 이권다툼, 충청도와 전라도 빈농들의 동학합류, 한때 '여삼'을 계몽시키려던 친구 '곽무출'의 변절 그리고 친일행각, 지식양반층의 각성과 한계 등 동도장군 전봉준과 김계남, 손화중과 같은 민중의 영웅들의 기개와 지혜들을 느낄 수 있다.
대원군의 유배와 재집권을 둘러싼 정치적 사회적 흐름을 생생하게 전개한 작품이다. 역사 속의 한 영웅이 모든 것들을 극복하며 승리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민중이 봉기하여 외세와 내부의 지식계층에 대한 불합리함을 일깨우며 자존을 지키려는 했던 선조들의 깨인 정신을 느낀다.내 자신이 말을 타고 역사의 현장을 누비며 내.외의 적들을 물리치는 긴박감이 느껴지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