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사박물관은 죽은 것들의 집이 아니다. 죽은 것들이 살아 있는 우리에게 말을 거는 곳이다. 박제 된 새는 "내가 왜 사라졌는지 생각하라"고 말한다. 화석은 "번성하던 생명도 환경이 바뀌면 사라질 수 있다" 고 말한다. 곤충 표본은 "작은 생명도 세계의 변화를 기록한다”고 말한다.
멸종한 새 한마리를 찾아다니는 일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지만 바로 거기에 자연사박물관의 본질이 있다. 사라진 생물의 이름을 부르는 일은 쓸모없는 회고가 아니다. 왜 사라졌는지, 인간은 무엇을 보지 못했는지, 지금 우리 곁에서 같은 길을 걷는 생물은 없는지 묻는 일이다. 자연사박물관의 표본은 과거의 끝이 아니라 질문의 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