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 젖은 땅>(글항아리) 2차 세계대전의 가장 거대한 비극은 독일이 저지른 홀로코스트다. 홀로코스트의 상징은 아우슈비츠다.
학살의 주체는 독일과 소련이었다. 두 나라는 경쟁적으로 독일계와 러시아계가 아닌 다른 민족을 학살했으며, 서로의 학살 방식에서 잔인한 영감을 얻었고, 종종 합작했다. 패전국 독일과 달리 소련은 학살을 좀 더 오래 은폐할 수 있었고 자신들을 2차 세계 대전의 피해자로 묘사했다.
전후 소련의 지배를 받은 지역 주민에게는 발언권이 없었다. 독일과 소련의 학살이 어떤 점에서 흡사했고 어떤 점이 달랐는지, 두 나라의 학살 시스템을 '전체주 의'라는 용어로 묶어야 하는지는 이 책의 논점이다.
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가 말하는 '피에 젖은 땅 (bloodland)'은 독일과 소련 사이에 있었던 동유럽과 인근 국가들이다. 이곳 에서 학살된 사람은 1400만명이며, 학살된 독일계 유대인 16만5000명은 그 일부에 불과하다. 학살 대상은 독일계 유대인과 동유럽 유대인, 비유대인을 아울렀으며, 대학살의 많은 부분은 아우슈비츠 같은 시설에서 공장식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희생자가 살던 마을에서, 야만적으로, 중세 시대의 이교도 학살처럼 이뤄졌다. 때리고 겁탈하 고 한꺼번에 구덩이에 들어가게 한 다음 총으로 쏘는 식이었다. 혹은 식량을 수탈해 의도적으로 굶겨 죽이는 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