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한 두 번 서울의 '한양도성'을 돌면서 생각했던 것이 있었다. 성곽 밖과 안쪽의 생활을 대비한 소설이나 문화사적인 글을 써 보고 싶었다. 우리에게 성을 바라보는 정서는 중국만치는 못하다. 중국은 워낙 땅이 넓고 오랑케를 막기 위한 역사적 배경이 있다.
예로부터 성은 조선인이나 중국인의 안정적인 삶을 이어가는 장치였다. 만리장성이나 우리나라의 천리장성 또한 그렇다. 지금도 증국인들은 성의 안과 밖을 구분한다. 1949년 중국의 건국과 함께 중국 도시의 성은 거의 없어졌지만 성은 중국의 오랜 문화적 근간이다.
중국 현대 소설의 백미로 '첸중수'라는 문인의 1947년에 낸 '위성'이라는 작품이 있다. 내용은 명문가의 출신의 남성이 파란 많은 애정 행각을 벌이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뛰어난 문체로 당시 시대상을 세밀하게 반영한 중국 현대 소설의 백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