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운 과거와 헤어지는 법 - 자꾸만 떠오르는
미즈모토 가즈야 지음, 최려진 옮김 / 마일스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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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나 감정 자기계발서 등을 최근에 많이 읽기 시작했다. 이 책도 제목에 이끌려 집어든 책이다.

 

이 책은 쉽게 말하자면 이불킥 많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오버싱킹' 책에서는 '맴돌이 생각'이라고 표현했는데 별것아닌 사소한 것에 자꾸 매달리게 되는 사람들에게 약간 도움이 될 수 있다.

 

살다보면 납득할 수 없는 일,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을 겪게 된다. 납득할 수 없는 일도 '맴돌이 생각'의 씨앗이 된다. 26쪽

 

어떤 사건을 자꾸만 반추하는 사람들은 평소 도덕성, 성실성, 책임감이 남달리 뛰어나고 자기만의 기준이 높은 경우가 많다. 나도 사소한 공중도덕을 어기거나 내 기준에 어긋나는 사람을 보면 탄식하며 저들은 왜 그럴까 오래 생각한 적이 많다. 요즘의 결론은 그냥 그들은 생각을 별로 깊게 하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한다는 것이다. 

 

어떤이는 명언을 남겼다. 왜 저한테 뭐라 하세요. 같이 버려요, 그냥.

 

*

나쁜 기억이 자꾸만 떠오를 때는 잠들기 전이나 단순 노동, 샤워 같은 일상활동을 해서 뇌가 한가하고 쉬고 있을 때라고 한다. 이 부분은 맞기도 하고 조금 수정되어야 할 듯하다.

 

일상의 활동이라도 잡생각 없이 하나하나 공들여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난 설거지할 때나 청소할 때도 안 좋은 기억을 반추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일 자체에 집중해야겠다.

 

조금이라도 나쁜 기억과 헤어지고 싶다면 아주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보거나 새로운 가게에 가 보거나, 아니면 평소에 가지 않던 박물관이나 미술관처럼 흥미로운 곳에 가 보는 것도 좋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나쁜 기억을 떠올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83쪽

 

이것도 필요하다. 거창한 게 아니라 평소 가던 길 말고 다른 길로 간다거나 평소 먹던 음료가 아닌 걸 마신다든가 하는 정도여도 충분하다. 소심한 사람이라면 마음이 번잡한 시기에 해보지도 않은 일을 벌였다가 사고를 수습하느라 애먹을 수 있다.

 

무언가에 자극을 받아 갑자기 안 좋은 기억이 끼어들 때 주문을 외우거나 노래를 하는 것도 추천하고 있다.

 

인도 사람들의 이름은 외국 사람이 보기에는 이름 자체가 주문처럼 느껴진다.   예를 들어   영화 <세 얼간이>의 주인공 이름은 '란초다스 샤말다스 찬차드'다. 자, 여러분도 외워 보라. 자기 나름대로 억양을 넣어서 외운다.         86쪽

 

우리의 기억은 오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헤어진 연인의 향수를 맡거나 그가 좋아했던음악을 우연히 듣거나 하면 기억이 재생된다. 따라서 기억 속 이미지나 기억 속의 감각을 변환시키는 것을 추천한다.

 

잘못 사용하면 기억 조작이나 왜곡이 될 수 있지만 총천연색 기억을 흑백으로 바꾼다거나 선명한 목소리를 잡음 가운데 두거나 하는 트레이닝을 말한다.

 

사실 이게 트라우마의 영역이거나 하도 반추해서 이미 장기기억으로 남은 경우에는 바꾸기가 쉽지 않다. 아, 뭐 좋은 기억이라고 나쁜기억 반추 고시대회에 나갈 것도 아닌데 외울듯이 되새겼는지 후회가 된다.

 

잊어버리고 싶은 나쁜 기억이라도 기승전결을 갖춘 에피소드가 있는 데다가 감정을 실어 반복해서 기억하면 장기기억으로 정착된다. 하지만 한번 정착된 기억이라도 떠올리지 않기를 계속하면 언젠가 뉴런의 네트워크는 끊어지고 점점 떠오르지 않게 된다. 157-158쪽

 

뇌과학적으로 설명하면 우리 기억은 뇌세포인 뉴런의 네트워크를 달리는 미약한 전기 신호(임펄스)일 뿐이다. 학창시절에 본 느슨하고 빈 공간이 많았던 그림들이 떠오른다.

 

우리 뇌라는 건 날마다 모습과 형태를 바꾸는 바이오 컴퓨터이고 뇌세포는 150억 개 정도인데 매일 10만 개 정도가 죽는다. 3년에서 6년 정도면 우리 몸의 모든 세포가 바뀐다고 한다. 다만 몇십 년 전 기억을 계속 가지고 있는 것은 세포가 교체되며 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정한 기억을 떠올리더라도 기억이 강화되지 않으려면 흥미도 없고 별다른 감정도 느껴지지 않게 자꾸 훈련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손톱 압박법과 눈 사방운동 같은 것을 추천하고 있는데 왜 그것이 효능이 있는지 특별한 근거는 없다. 책 전체가 워낙 소프트해서 전문적 내용 없이 가벼운 실천만 소개하고 있다.

다만 저자가 NLP, 신경 언어 프로그래밍(Neuro-Linguistic Programming) 전문가라 이런저런 방법이 나오는가보다 하고 추측할 뿐이다. 인간도 컴퓨터같이 어떤 명령어가 들어가면 딱 그렇게 프로그래밍되면 좋겠지만 아니다. 인간은 예측불가능하다.

뇌에 관해 밝혀진 것이 일부라서 뭔가를 해서 효과가 있다면 그게 그 사람에게 들어맞았기 때문이지 보편적으로 모두에게 그 방법이 유용한 게 아니다.

 

마지막 4장 나를 바꾸는 심리훈련 장이 좋았다.

 

지금껏 소개한 사소한 방법은 나쁜 기억이 떠오르지 않게 도와주고 증상을 없애는 데 주목한 것이다. 다시 나쁜 기억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본질적인 사고를 바꾸어야 한다. 애초 기억이 자리잡지 않게 죄책감이나 부정적 생각은 버려야 한다.

 

증상이라는 것은 번거로운 대상이지만 뜨금없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그 사고방식에는 뭔가 문제가 있다'고 알려주는 것이다. 곤란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다. 표면적인 문제해결에만 얽매이지 말고 근본부터 자신의 사고방식과 신념, 가치관 그리고 자아상을 바꾸어 보자. 187쪽

 

아래 부분 읽다가 그냥 해방감에 크게 웃었다. 내가 수면 패턴 찾는다고 전전긍긍하던 게 떠오르고 뭐든 바른 방법으로 청소나 운동 그런 걸로 잡념을 없애려 하면서 스트레스 받던 게 생각나서.

 

규칙적인 생활은 좋지만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계속 자기 부정을 하고 있거나 실패했던 일에 초점을 맞추어 자신을 질책하고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면 그 사람은 본질적으로 바뀔 수 없다.

(중략)

반면 별달리 운동도 하지 않고 생활리듬도 엉망이며 식사도 대충 편의점 삼각김밥이나 컵라면으로 때우고 아침햇살을 보지 않아도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발고 즐겁게 보내는 사람도 세상에는 있을 것이다. 178-179쪽

 

마지막으로 저자는 완벽한 인생은 없고 현재만이 있으며

지금, 조금 앞만 보며 나아가라, 고 조언한다.

 

책을 읽고 뇌과학, 명상, NLP에 좀더 관심이 생겼다.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데 유사과학 같기도 하고 역사도 짧다.

명상이나 상담 루트를 통해 신천지 같은 이단들이 접근한다고 하니 신중히 알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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