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을 맞아 심심풀이로 올려본다.

 

어릴 때는 이런 날이면 나도 세종문화회관에 앉아 있기를 막연히 동경했는데

지금은 그냥 재야국어학자라고나 할까.

 

그냥 바르게? 글쓰고 말하는 데 관심이 많은 그 정도이다.

 

그리고 요즘 들어서는 말하고 쓰는 것보다 듣고 읽는 데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 논문도 쓰기, 말하기가 더 많고 듣기는 정말 부족하다.

 

*

흔히 한글 사랑 하면 떠올리게 되는 게 맞춤법을 잘 지키는 것이다. 

앞의 책들은 평범한 수준에서 좀더 맞춤법에 대해 공부하고 그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책들이다.

 

요즘 학생들이 맞춤법에 약한 건 우리말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한자를 제대로 배우지 못햇고

국어문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어규범에 대한 의지도 없다.

 

국어맞춤법 따지면 세상 고루한 사람.

 

그래서 어느 정도 '재미', '병맛'으로 풀어가는 것도 필요하다.

 

 

 

 

 

 

 

 

 

 

 

 

 

 

 

 

 

 

전부터 무지 유명한 짤

 

<오빠를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에는 사람들이 잘 틀리고 혼동하는 맞춤법을 '병맛' 코드로 풀어서 읽기 쉽게 정리해두었다.

 

설마 이걸 틀려 하겠지만 

무난(문안), 어이(어의), 굳이(구지) 등도 ( )의 표기로 온라인에서 자주 틀린 표현으로 쓰는 게 보인다.

 

아이돌 오빠들한테 얼른 감기 낳으세요 라고 하는 소녀들도 많이 보인다

 

 

<B끕언어>는 ㅈ,ㅆ이 자주 쓰이는 단어로만 생활하는 중고생 아이들의 언어현실을 알려주는 한편 비속어들의 어원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비속어를 쓰지 말라고 하는 책이 아니다. 비속어가 나쁘다고 알려주는 책도 아니다. 나는 비속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비속어는 우리의 삶에 끼어들어 우리의 일상을, 우리의 대화를 말랑말랑하고도 재미나게 만들어주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국어교사로서 위험한 발언일 수도 있겠지만 적절하게 써야 할 타이밍이 있다면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것 한 가지는 꼭 알려 주고 싶다. 비속어를 쓰려면 의미를 잘 알고 써야한다는 것이다. 5쪽

 

 

어원뿐 아니라 대체어를 제시하기도 하는데 애들이 곱게 이렇게 쓸 리가 없다.

 

주접떨다는 발랄하다

ㅈ같다는 주옥 같다/꽃 같다

존나는 정말

쩐다는 멋있다/구질구질하다

 

아이들은 깊게 생각할 생활의 여유도 없고 책 읽을 시간도 없다. 학원 다녀오는 사이 폰 게임하는 게 낙의 전부라 언어가 갈수록 빈곤해지고 비속해진다. 또한 욕을 쓰지 않으면 또래 사이에서 소통할 수 없다. 그냥 언어현실이 이렇게 변했구나, 받아들이고 재미있게 읽었다. 과도한 비속어 사용은 대학생이 되고 사회에 나오면 어느 정도 바뀌기도 하니까.

 

또한 정은 작가 소설 속 비속어 사용을 보면 진짜 ㅈ 같은 상황은 ㅈ밖에 달리 쓸 표현이 없다.

아이들이 현재 처한 현실이 그러한데

어떻게 꽃 같은 언어가 나오겠는가.

 

 

 

 

 

 

 

 

 

 

 

 

 

 

 

<문장강화>는 문학적 글쓰기만이 아닌 모든 종류의 글쓰기에 대한 기본을 알려주는 책이다. 적절한 예문을 들어 간명한 문체로 친절히 알려주고 있다.

 

상허는 글과 말이 기본적으로 다르지는 않지만 글의 고유한 특성이 있고 상황에 적확한 단어로 쓰지 못한다면 글을 제대로 쓸 수 없다고 했다. 책에 잘알지 못하던 단어들도 많이 나와 있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는 읽다보면 그동안 내가 틀리게 쓴 문장들이 생각나 얼굴이 화끈거린다.

 

앞의 두 책을 읽으면서 역시나 글을 잘 못쓰는 사람들은 문장을 짧게 쓰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책들은 국어교육과 전공도서라 다소 딱딱하지만 생활에 활용할 부분이 의외로 꽤 된다.

 

언어 사용의 기본은 이해와 표현이다.

이해(듣기, 읽기) 중 하나인 듣기는 참으로 중요한데 현재 교육과정에서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다.

 

다만,

내가 오래 전에 공부했던 소극적 듣기, 적극적 듣기는 이제 중등, 고등 수준에도 나온다.

아이들이 인식하는 건 아니지만 초등 수준에도 이 개념은 있다.

 

소극적 듣기는 상대방 이야기 집중하면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게 격려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적극적 듣기는 객관적인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청자가 화자의 말을 요약하고 반영하는 역할을 통해 화자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들어주는 것이라 한다.

 

적극적 듣기가 이상적이지만 거의 전문 상담에 가깝고

요즘 학생들이나 성격이 급한 나는 소극적 듣기만 잘해도 어딘가 싶다.

 

그냥 잘 들어주는 게 정말 어렵다.

 

그리고 비언어와 준언어의 사용도 어렵다.

비언어(非言語)- 언어를 제외한 모든 의사소통 수단을 가리킨다. 손짓 발짓과 같은 동작 언어, 표정, 수신호, 소리, 음악, 분위기, 의상, 소유물

준언어(準言語)-언어에 덧씌워지는 억양, 어조, 크기, 색깔 등 ‘

잘했다’는 어휘가 실제생활에서 못한 것이 아니라 잘했다는 칭찬이기도 하지만, 여기에 억양과 어조가 덧씌워지만 비아냥이 되기도 한다.

 
수능을 보려면 이외에도 공손성의 원리 등 전공 서적에서나 보는 언어사용 기능영역을 많이 배우는데 진짜 맞춤법 외우듯이 외우고 실제 생활에서 얼마나 활용하는지 잘 모르겠다.

 

 

 

 
 
 
 

 

 

 

 

 

 

 

 

역시 말보다 적절한 침묵과 행동이 우선이고

표현에 정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 책 다시 보고 싶은데 우리 본가에 있나보다.

 

*

아 마무리를 어떻게 하지.

한글날마다 발견하는

한글 처음 배우는 할머니 시리즈

 

이게 제일 찡하고 웃기다.

 

글을 배우니 이제 글로 욕하는 옥순 할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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