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시대 2를 늦게 야금야금 보고 있다.

1, 2화는 어수선했고 뭔가 많이 달라진 유은재와 새 멤버 조은에 적응이 안 되다가 이제는 그 둘도 좋아져서 다음화를 기다려가며 보고 있다.

 

조은은 헌책방에 갔다가 우연히 떨어진 <지연된 정의>라는 책에서 분홍 편지를 발견한다.

저주의 내용이 적힌 편지 뒷장에 연남동 벨에포크 주소가 적혀 있어 호기심에 와봤다가 집보러온 사람으로 오해받아 새로 벨 에포크 일원이 된다.

 

여고에서 인기 많을 타입인 조은 역을 맡은 최아라를 두고 여자 류준열이라고 하는데 맨투맨도 그렇고 옷 색깔도 그렇고 현실 류준열과 비슷하다.

 

<실연당한 사람들의 일곱 시 조찬 모임>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종열 선배와 헤어진 은재가 보던 책이다. 은재는 사귀다 헤어진 CC들의 애매한 상황을 자주 보여준다. 조 모임 같이 하기조차 어색한 사이. 야심한 밤 카톡을 보내고 1이 사라지는지 안 사라지는지 초조해하다 마침내 1이 사라지고 답이 오지 않을 때의 민망함.

 

<세계는 평평하다>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들어간 사회초년생 윤선배가 쉬는 날 흡족한 마음으로 맥주 한 캔을 마셔가며 읽던 책이다.

 

다음 역시 윤선배 취향의 책들

어쩐지 진명과 잘 어울린다.

 

 

 

 

 

 

 

 

 

 

 

 

 

 

 

 

 

우리의 쏭. 부산한 송지원은 어린 시절의 희미한 기억에 휘둘려 혼란스러워한다. 송지원이 선택한 이 책들 역시 과거의 의미를 밝혀 보려는 송의 상황과 맞닿아 있다.

어린 시절 정말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명확히 알 수 없지만 대강 그려지는 바는 다음과 같다.

 

효진이라는 친구와 쏭은 단짝같이 붙어다니던 사이였고 어느 날 효진이는 미술선생님에게 성적 학대를 당하고 쏭은 이것을 목격한다. 학대를 당한 아이는 전학을 가고 불운이 겹쳐 엄마도 잃고 집을 나가 소식이 끊겼다.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한 아주 작은 이유로

내 인생이 지금과는 아주 다른 곳으로

치달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겁이 났다.

 

그리고 안도하는 내가 있다.

그 사소한 이유가 내것이 아니어서 다행이구나.

 

안도하면서 나는 또다른 아이에게 미안해졌다.   송지원의 나레이션 중

 

 

 

 

 

 

 

 

 

 

 

 

 

 

사실 굉장히 마음 아픈 묵직한 에피소드인데 기억을 찾아나서는 쏭과 성민이 너무나 귀엽게 알콩달콩하고 다녀서 내내 엄마 미소 지었다. 비록 나는 저런 정겹고 귀여운 연애 많이 못해봤지만 우리 딸은 저렇게 듬직하고 착하고 귀여운 성민이같은 친구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이 책은 유은재의 소망이 담긴 책이다.

 윤종열에게만은 치명적인 팜므 파탈이 되보고 싶었으나

 아직 미련투성이 전 애인에 불과하여

 갈길이 멀다.

 

 

 

 

 

 

 

 

언제나 송지원의 거짓말에 알고도 모르고도

속아주는 성민이의 선택은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데이트폭력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채 취업 준비에도 나서야 하는 예은이가 선택한 책이다.

 

 

 

 

 

 

 

 

 

 

 

 

 

 

 

                                                                                                                                                                   

 

 

 

이 책들은 <지연된 정의>를 팔았던, 분홍 편지의 작성자임이 분명한 사람이 읽었던 책더미에 있었다.

 

많았는데 표지나 제목이 슬쩍 보인 것만 기억이 난다.

 

아직 편지 작성자가 어떤 사연을 가졌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

 

이번에도 역시 진명이가 제일 안쓰럽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겹게 버티다 결국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취직해 사원증을 목에 걸고 편의점을 찾는다. 그곳에서 또다른 진명이 부러운듯 사원증을 바라본다.

 

오앤박 엔터에서 진명은 아스가르드라는 그룹의 해임달이라는 청년과 만난다. 팬1호로 만나는 것도 잠시일 뿐 진명은 그들에게 계약 해지 통보를 하러 나서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다소 험한 자리라 선배들이 기피하는 가운데 과거 일진이었다는 멤버를 만나고 진명은 긴장하지만 거칠 것같았던 아이돌은 돌변하며 살려달라며 잘하겠다며 눈물을 뚝뚝 떨군다. 이어서 누군가는 이럴 거면 왜 뽑았냐고 화도 내고 누군가는 체념하고 누군가는 말이 없다. 해임달만 수긍하지 않고 회사 앞에서 1인시위를 한다.

 

해임달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냐고 하고 진명은 그만큼은 다 하는 거라고 부족했다고 나머지 중의 나머지라고 독설을 날린다. 해임달이 화가 나서 진명을 밀치는 바람에 진명이 팔을 다치고 회사에서는 이것을 1인시위를 철수시킬 기회로 삼는다.

 

해임달은 팬들에게 해주려고 오래 전에 10만원 주고 공들여 만든 사인을 계약 해지하는 난에 부지런히 휘갈긴다.

 

 

 

 

누군가의 꿈이 이루어지고 무너지는 것을 설명하는 데에 '노오력'이나 '강호동 수첩에 적힌 말들'같은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데이트 폭력을 벗어나지 못한 예은이나 이복동생을 가진 조은 이야기도 마음 아프지만

해임달 에피소드가 제일 마음 아팠다.

 

진명이는 분명 활기찬 아이돌을 보며 오래 누워 있다 떠난 동생 수명이가 생각 나서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자신이 아스가르드에게 저승사자같은 존재가 되어 계약 해지하는 데 사인을 받으러 다녀야만 하다니.

 

게다가 지난주에는 편지 작성자와 사연이 깊은 남자가 찾아와 진명이 칼에 목을....

 

작가님이 어떻게 마무리하시려 하는지 정말 궁금하다.

 

청춘시대 1과 마찬가지로 청춘시대 2도 가혹한 현실은 만만치 않다.

 

그리고

청춘시대가 아무리 가혹해봐야 결국 이것 역시 판타지일 뿐

실제 청년들 현실은 더 열악하다는 건 아는데

일단 눈이 즐겁고 '화사함'에 취해 보고 있다는

바보 같은 중년 시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