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키즈카페에 매주 월요일 휴무라고 적혀 있다.

 

아항, 그렇군.

 

나도 이제부터는 월요일 오전에 쉬어야겠어, 무조건.

주말을 애들과 지내면 여기저기 집안꼴도 엉망이고 병원이나 마트나 갈곳이 많은데 일단 쉬기로 했다.

그래봐야 책을 보거나 꼭 보고싶었던 텔레비전 프로그램 보는 정도이다.

 

 

 

 

 

 

 

 

 

 

 

 

 

 

 

애들 여름 방학과 주말 등에 가끔 보았던 책들이다.

 

미술치료 책인데 전문적인 내용을 담은 것이 아니라 회화에 간단한 감상이 곁들어 있다.  그동안 잘 몰랐던 작가들을 소개받는 것은 좋은데 너무 억지로 효용성 있게 해석하려는 것도 있어서 거부감이 든다. 특히 2편은 시험 준비를 위해 묶었는데 많이 어색했다.  

 

 

 

 

 

 

 

 

 

 

 

 

 

 

 

그래도 <그림의 곁>, <화해>는 더 자연스럽고 적절한 위안이 되는 부분도 있었다. 

찰스 커런의 <랜턴>을  소개받고 작가의 다른 그림들도 찾아보았다. 나야 저렇게 우아한 부인은 못된다! 하지만 어머니는 뭔가 사색에 잠겨 있는데 귀여운 꼬마 아가씨는 발을 구르며 그림 그리는게 귀여워 한참 들여다 보았다.

 

 

 

 

 

 

 

                                                                                                               

 

 

 

 

 

 

 

 

 

 

 

 

 

 

 

내가 주말에 엄청 피곤했던 건 사실 토요일에 당일로 친정에 다녀와서였다.

 

왕복 8시간 고속버스를 탔다.

겨우 3시간 정도 엄마를 보고, 동생과 이야기를 잠깐 했다.

 

엄마는 올해 인생의 최대 위기라고 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급속도로 허물어져가고 있다.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어디가 그렇게 많이 편찮으신데 왜? 벌써? 라고.

 

 

나도 엄마에게 묻고 싶은 말이지만 사실 이유가 명확하겠는가.

노화나 병듦은 세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또한 힘들게 산 누군가는 다른 누군가보다 좀더 빨리 노인이 된다.

 

100세 시대에 예순 중반이면 청춘이지, 이렇게 야속하게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답답하다.

 

중형병원, 대학병원 병명을 달리해 여기저기 입원하시는 바람에 여동생이 제일 고생을 많이 했다. 난 애들 아빠가 쉬는 날이면 한달에 두세 번 가주었을 뿐.

 

<나이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를 언젠가 기차에서 읽고 혼자 감동해 동생에게 전해주려 했다.

 

하, 단 하루 겪고 두손두발 다 들었다. 엄마 병의 특성상 가족들이 감당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역시 책과는 다른 게 각자의 삶이다.

 

저자는 20대에 뇌경색으로 어머니를 보내드리고 50대에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간병한 경험이 있다. 간병을 하면서 물론 사람이니 짜증도 내지만 그래도 시종일관 아버지를 잘 보살펴드렸다. 내가 아직도 잘 못하고 있는 것들. 온화한 분위기에서 함께하기, 몇 번을 물어보더라고 화내지 않고 대답하기 등

 

<가족의 발견>은 부제 '가족에게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나를 위한 심리학'에 이끌려 읽기 시작했다.

 

“트라우마가 크면 클수록 시야는 좁아지게 마련이다. 상황을 넓게 볼 수 없기 때문에 보통 사람보다 더 크게 불안해하고 긴장하고 더 부정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한다. 그리고 그러한 모든 것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된다.” 10쪽

 

너무나 우리 엄마의 일생과 우리 가족의 현실과 맞닿은 부분이었다.

 

 “만성적 불안을 가진 부모는 서로에게 또는 자녀에게 집착하고 불안한 감정을 투사한다. 또 자녀를 과보호하고 지나치게 통제할 뿐 아니라 부모와 같은 불안의 수준을 갖도록 강요한다"  140쪽

 

그렇다면 과연 나는 어떨까?

나의 불안을 아이들에게 투사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과보호하는 측면이 있고 세상에 존재하는 '불안'에 대해 자주 입에 올리는 편이다. 늘 조심하라는 말을 달고 산다.

 

 

 

 

 

 

 

 

 

 

 

 

 

 

 

부모가 신포도를 먹으면 자식들의 이가 시리다.

 -에스겔서 18장 2절

 

우리는 부모, 더 거슬러 올라가 조부모, 조상 대의 양육방식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선대에 어떤 충격적인 사건이 있다든가 해서 트라우마로  남는 경우도 많다.

 

책에서는 부모와 관계를 무조건 단절하는 것.

그것만이 해결책은 아니라고 한다.

 

'핵심 불평'을 해결의 씨앗으로 제시한다. '핵심 불평'이란 자신을 괴롭히는 주된 문제로 내면화한 것일 수도 있고 외부를 향한 것일 수도 있다. 핵심 불평, 핵심 문장을 통해 가족사의 불행을 직시하고 화해의, 치유의 문장을 새로 써가라고 제시한다.

 

내면과 일상을 관찰하고 차차 해결해야지.

 

화해의 메시지가 강한 책이라 도전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앞으로 월요일 오전은 휴무.

 

꼭 지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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