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은 잦아들었는데 폐 CT를 본 결과 6, 7번 갈비뼈가 골절되었다고 한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마음을 졸였는데 어떻게 이렇게 시트콤 같은 상황이 벌어졌는지.

 

언제 어디에서 이렇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한 달 넘게 지속된 기침 때문일 수도 있고 배드민턴 치다가 과도하게 몸통을 뒤튼 것이 원인일 수도 있다.

 

요즘엔 겨우 주 2회 1시간 정도로 격렬하게 친 적도 없는데 

아주 유리 몸인가보다.

 

폐 CT를 찍기보다 골다공증 검사를 했어야했나.

 

여전히 기침 때문에 시난고난하기만하다. 기침의 원인을 찾으려 종합병원을 찾았는데 기침의 결과로 발생한 증상이 있다는 것만 알게 되었다.

 

 

기침의 원인이라.

습도도 조정해주었고 커피도 한동안 피했고 힘든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왜?

 

가만히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간밤에 스쳐간 꿈을 밟아보니 걱정과 불안으로 지쳐 있어서 자꾸 몸에 영향을 주는듯하다.

 

다시 엄마 병증이 재발하지는 않을지 아이들의 진로(겨우 초등학생이다 ㅋ)라든가 하는 오지 않을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떨고 있다.

 

그리고 과거에 대한 원망과 회한.

이제는 털어버려야 할 감정들에 아직도 사로잡혀 있다.

 

 

그만 버리려고 해도 쉽지 않다.

 

친가와 시골 땅을 처분하는 문제로 여전히 얽혀 있는데 일단 두기로 한 문제를 자꾸 엄마가 어떻게 되어가냐고 물으셔서 짜증이 울컥 났지만 참고 설명해 드렸다.

 

자꾸 만나자고 하는 친가와

만나고 싶지 않은 나.

그래도 오래 전에는 십여 년 넘게 그곳의 일원이었고 노년에 이르러 외로움과 인정 욕구로 인해 친가와 만나고 싶은 엄마.

 

그냥 한번 더 되짚어보니 꼭 친가 땅 문제를 알고 싶으신 게 아니라 내가 요새 전화가 뜸했기 때문에 엄마는 내게 연락해보신 것이다.

 

늘 먼저 연락해야지 하면서도 잘 되지 않는다. 내 딴에는 2-3일에 한 번은 하는데 그것도 엄마 입장에서는 횟수가 적게 여겨질 수도 있으실 것이다.

 

그냥 몸이 아프고 마음이 지쳤을 때 너무 애쓰지 않기로 했다.

 

<온전히 나답게>를 언젠가 잘 본 기억이 있어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도 읽어보려고 한다.

 

 

 손을 꼭 잡고 나란히 걷지 않고 잘 따라오고 있는지 살짝살짝 뒤만 돌아보는 표지가 뭔가 마음에 든다. 그리고 언제든 잡을 수 있게 손은 내밀고 있다.

 

 

 

 

 

 

 

 

 

 

 

 

 

 

 

 

 

 

 

어제 배송받은 책들.

<여행의 이유>는 아직 오지 않았다.

 

아이들 책을 덜 사려고 했는데 필요해 보여서 샀다.

<한나 아렌트, 세 번의 탈출>은 아이들도 같이 읽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조금은 어려울듯하다.

 

 

 

 

 

 

 

 

 

 

 

 

 

 

 

지난 주에 아들이 B형독감이어서 학교를 쉬면서 조선왕조실록을 다 보았다.

난 아직 다 못 보았는데.

 

하루 정도만 많이 아팠고 나머지 날들은 전염을 피하기 위해 격리한 것일 뿐이라서 책 보고 유튜브 보고 잘 쉬었다. 와식생활 빈둥빈둥을 이어가는 걸 보니 너무 답답해서 내가 잠깐 나가 있기도 했다.

 

내가 있을 때는 책을 보다가 내가 나가면 인터넷하고 내가 싫어하는 콘텐츠를 잔뜩 볼 게 안 봐도 유튜브지만 그냥 마음의 평안과 아들과의 화목을 위해 적당히 거리를 두었다.

 

홈스쿨링 책들 찾아보니 꽤 있네.

 

하지만 겪어보니 역시 밥을 주는 학교에 무한 감사.

 

다른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집에서 할 수 없는 경험을 하게 해주는 학교에 감사.

 

학교에 전적으로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목적을 정해서 커리큘럼을 짜고 제도권 교육(대학)에 다시 접근할지 아니면 바로 사회로 나갈지 혼자 고민할 게 벅차기만 하다.

 

아이들 태어나고 수년간 고민한 결과 대안교육이나 홈스쿨링을 시도하려면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부모의 재력과 여유가 필수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다시 제도권교육, 대학 입학을 염두에 둔다면 그렇다는 것이다.

 

아예 주류 사회를 따르지 않고 독자적으로 살아가기로 마음 먹었다면 또 다를 것이고.

그렇다면 비용이 많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

 

*

 

오래 나를 들여다본 결과 나는 그런 불확실성을 감수할 정도로 용기 있는 사람은 아니기에 지금은 이 정도로 학교와 짐을 나누어 지려고 한다.

 

앞으로 학령기 아이들 수도 자꾸 줄어드는데 가정으로 교사를 파견해주는 그런 제도가 있으면 좋겠다는 꿈 같은 생각을 해본다. 탈학교 청소년을 지원하는 제도가 전보다는 많이 늘어났지만, 아직 충분하지는 않다.

 

 

 

 

 

 

 

 

 

 

 

 

 

 

 

 

 

 

여유가 날 때 읽어보아야겠다.

 

딸은 그래도 학교를 좋아하는데 아들은 학교를 싫어하고 급우들과 어울리는 것도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한동안 아들이 이런 상태여서 걱정했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면 돕고 싶기에

그냥 공부는 해두고 싶다.

 

물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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