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과장해서 백 번도 넘게 듣는 말
엄마,
엄마아,
음마
엄. 마.
배가 고파도
찾는 물건이 없어도
뭔가 재미난 볼거리가 생기거나
아니면 그냥 심심해서 엄마를 찾는다.
나에게도 이런 엄마가 필요해.
해서 일요일에 오전 미사를 빠지고(결국 저녁미사로 갔다) 딸과 어린이도서관에 갔다. 아들은 마냥 집에만 있고 싶다고 해서 두었다. 아들은 5학년이지만 벌써부터 자신만의 동굴을 택하는 편이 늘고 있다. 걱정도 되지만 내키지 않는데 데리고 나가 오히려 나들이를 망치곤 해서 그냥 두고 갔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다들 물놀이장을 간 건지 도서관이 무척 한산했다. 특히 유아방에 아무도 없어서 한참 그림책을 봤다. 백희나, 이수지, 안녕달 작가의 이런저런 그림책을 봤다.
전에 한번은 다들 본 거지만 이런 어린이, 유아실에 있다 보니 동심 회복 !
누워 있던 아이들은 어디로
다들 교회나 성당에 있거나
물놀이를 갔나보다.
일요일 오전의 도서관 좋구나.
더운 여름 오전에 딸과 쉬고
저녁미사를 가는 것도 좋겠다 !
작년에 생긴 청소년 도서관 영유아실
우리 아이들 꼬꼬마 시절에 강원도 곳곳의 도서관 유아방은 이곳의 4분의 1도 안 되었지만
그래도 어디 나간다는 사실만으로 큰 기쁨을 주었지.
그림은 귀엽지만 사실 어른을 위한 그림책.
알았다냥
너무 더워 활자도 눈에 안 들어오는 날들
시원시원한 그림들 좋구나.
그림책을 보고 심리, 예술 서가를 돌다가 발견한 책.
<사모님 우울증>
다소 자극적 제목에 이끌려 보기 시작했는데
회화를 통해 중년 여성의 심리를 풀어가는 시도가 좋았다.
모르는 그림도 많았고, 사실 이분을 김병후 님과 헷갈리고는 그분책인가 하고 봤다.
강연도 많이 하시고 책도 많이 내셨나보다.
나는 '사모님'도 아니고 심각한 우울증은 아니지만 공감가는 내용도 많았다.
내가 산후우울증이라 하자 지금은 연락하지 않는 친구가 언제 네가 우울하지 않은 적이 있더냐 일갈해서 시무룩한 적이 있었다.
여자의 일생은 우울증의 산을 끝없이 넘어야 하는 것.
아이를 낳고는 산후우울증, 육아우울증 그리고 갱년기 노년 우울증....
시댁, 친정 다 노후대비 되어 있고 남편도 잘하고 하는데 우울하다면 다들 배부른 소리라고 하겠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우울할 만하다고 수긍이 가는 사연이 많았다.
그리고 잘 몰랐던 그림을 알아가서 잘 읽고 있는 책이다.
<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
여름이라 장르물을 보던 차에 우리나라 작가도 읽어보려 해서 집어든 책
아직 많이 못 보았다.
한동안 미미 여사, 히가시노 게이고를 너무 봤는데
<기린의 날개>도 책 반납하러 갔다가 빌려왔다.
집 근처에 도서관이 도보로 두 군데나 있어 번갈아 다닌다.
어느날 동네 엄마들끼리 밥을 먹다가 누구 엄마를 어디서 봤는데
말이 나오다가
다 나도나도 하고 증언하기 시작했나보다.
사실 수업 없는 날과 주말 이렇게 가서 몇 시간 머무르다 오는 게 다인데
졸지에 매일매일 도서관에 가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ㅎ 아무려면 어떤가, 뭐.
초복이라고 지인들(이 표현이 나는 그냥 별로다)끼리 모여 밥먹는데
나는 과감히 초밥집에서 혼밥했다.
동네에서는 애들친구 엄마들 눈이 두려워 대개 포장하거나 했는데
오늘은 그냥 혼자 새로 생긴 데에서 여유롭게 먹었다.
밥을 먹고 주말에 놀러갈 데 찾느라 육아카페에 가보니
혼자 있는데 에어컨 켜고 청소할까요? 이런 글이 자주 보인다.
당연히 켜고 청소해야 하는 건데
혼자 맞는 에어컨 바람에도 죄책감을 느끼는 게
한 푼 못 버는 ? '전업'의 속내다.
브런치하며 떠드는 무리 중 매일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전업주부입니다만>
제목 보고 내용이 궁금해 보고 싶은데
계속 대출중이다.
그건 그렇고
나란 별주부
혼자 있으니 에어컨 켜기 그렇네, 하고는
에어컨 바람 맞으러 도서관 갔다가 오히려 더 쓰고 다녔네.
이럴거면 차라리 집에서 종일 에어컨을 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