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비 오는 오전에 책 반납하러 갔다가 <사양합니다....>를 우연히 읽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웃자고 하는 말들이 관련 있는 당사자들에게는 비수가 된다.

 

특히나 육아카페 일명 무슨무슨 맘카페에서 자주 보이는 '결정장애'니 요리 고자니 동네 바보형같이 위트도 센스도 없는 표현들이 그렇다.

 

결정장애라고 올리는 글 볼 때마다 지적도 해보았으나,

나도 알지만 꼰대질은 사절, 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그런 사람들이 학교에서 -애자, 야 라고 부르는 아이들을 만든다.

 

저자는 종교는 없지만 김수환 추기경과 관련한 특별한 태몽을 꾸고 귀한 쌍둥이를 잉태한다. 딸아이는 비장애인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아들은 출산시 이상으로 후에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는다.

 

각종 재활과 치료 과정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이 들었으며 얼마나 힘들었는지 서술된다.

그렇지만 '힘이 든다'고 해서 불행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엄마아빠에게 돈쓰는 맛을 알려준'이나 치료실에서 짜증이 나서 누워 있다 나오니 '오구오구 우리아들 오늘도 치료실 전기세 내주고 왔어요.' 같은 표현.

 

장애 아동 엄마들도 다르지 않구나, 마냥 희생정신으로 무장한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이 무겁게 여길까봐 의도적으로 가볍게 쓰려고 하신 것도 같고. 

 

그나저나 월 200만원을 들이느냐 100만원을 들이느냐에 따라 앞으로 생활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질 것이라는 믿음도 있다고 하니 부모님들 부담이 상당하다.

 

지방에는 병원이나 치료실도 적으니 가급적 서울 중심가에 살아야 하고 참 모든 것이 쉽지 않다.  

 

저자는 여러 치료를 전전하다 아이가 바이킹을 타며 생애 최초로 짓는 표정을 보고 사회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시도해보아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주변의 동정이나 시선은 힘들지만 항상 자기 감정에 솔직한 순수한 아이를 보며 저자와 저자의 가족은 웃을 수 있다.

 

 

하지만 역시 장애인, 장애인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이 한국에서는 정말 더 특별히 더 괴로운 일이라는 걸 동생을 통해 전에 들어 대강 알고는 있다.

 

치료실은 안정된 환경과 이해심 많은 어른들, 숙련된 인력이 있는 곳이고 사회는 그렇지 않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갈 준비가 되지 않았다. (물론 나도 그렇다.)

 

동생은 소설 <선릉 산책>과 비슷한 일을 겪었고 장애어린이집 근무를 거쳐 지금은 일반 ? 그냥 ? 어린이집 근무를 하고 있다. 보통의 ? 미취학 아동들도 그 시기에는 힘든데 장애 아동이라면 그 힘듦은 배가 된다고 한다.

 

때로는 감정이 얽히고 쌓인 가족보다는 좀 더 합리적으로 상황을 관망할 수 있는 타인(물론 제대로 된 직업의식이 있는)이 더 양질의 돌봄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읽다가 장애인 관련 제도와 인력이 부족하다는 게 한스러웠다.

 

 

2.

정신건강 관련 책들

제목도 센스 있다.

 

 

 

 

 

 

 

 

 

 

 

 

 

 

 

 

 

<정신 차리라는 말은...>은 작년에 보았는데 청소년들에게 정신 관련 질환을 알기 쉽게 해설한 책이다.

 

어느 페이지에 헹그리라는 단어가 소개된다.

배고파서 화난 상태.

 

찍어둔 사진이 안 보인다. ㅋ

 

 

<정신병동에도...>는 맛보기 용으로 만화본 적이 있는데 전문가의 시선으로 환자를 보고 있어 읽어보고 싶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어느 순간의 내 마음과 같다.

 

평생 나도 정서가 안정되어 있다.

다만

우울하게 안정되어 있다. ㅋ

 

애착도 별로 없다.

 

인간에게라면 딸아이(+몇몇 그것도 현실인물이 아닌)

그리고 사물은 책, 그리고 몇몇 장소에 대해

애착을 가지고 있다.

 

 

 

 

 

 

 

 

 

 

 

 

 

 

 

 

 

 

<사랑하지도 않으면서>는 제목에 끌려 봤다가 오호호 하고 잘 읽었다.

퇴폐미, 허무의 극치

 

<친절은 넣어둬..>는 어느날 추천마법사에 떠서 그냥 책소개만 보았다.

 

알라딘

민간인 사찰은 고만 ㅋ

 

어느 순간부터 책읽기보다 다양한 연령대의 커뮤니티 게시판을 너무 보았더니

문체가 점점 구려진다.

 

잠이 안 와 보다가 아예 못 자기도 하고 ㅜ.ㅠ

안구건조증에

 

 

고전이나 사회과학도 읽기도 힘들어진다.

언어가 다르니

 

제목에만 낚이지 말고 좀더 진중하게 읽기 시작해야겠다.

 

그래도 가끔 정말 잘 지은 제목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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