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라 문서
파울로 코엘료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빛을 따르라! 보이지 않는 칼을 들고 [아크라 문서]

 

 

       

 

 

자정을 넘긴 밤하늘은 깜깜하기만 하다. 온통 검은 장막으로만 둘러쳐진 드넓은 세계에서 칼로 도려낸 듯 예쁘장한 반원 모양의 달만이 은근한 빛을 발하고 있다. 온전한 만월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아도, 겨우 반토막의 달이라도 ‘나, 여기 존재하고 있음’을 강력하게 알리는 월광. 화안한 대낮에 과시하듯 이글거리는 태양보다도 더 마음을 끈다.

자비로운 불상의 뒤에 둘려진 광배처럼 모든 것을 감싸안아주고 마음을 푸근하게 만든다.

어둑신한 배경에 오직 한 군데 눈 둘 곳은, 보는 이가 눈부셔하지 않게 상냥하면서도 부드러운 빛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달, 저 달이 박혀 있는 곳 뿐이다.

 

                                    

<아크라 문서>는 달빛을 닮았다.

은근하면서도 강한 빛을 가졌고, 은연중에 달빛을 좇아 따르게 만든다.

빛을 따르라! 보이지 않는 칼을 들고.

 

 

                                       

 

 

여름의 강렬한 열기를 먹고 자라는 태풍은 가을이 무르익을 무렵 우리나라를 지났다. 때늦은 태풍은 세찬 바람에 우수수 떨어져버린 도토리를 남겼다. 아이들과 함께 시골집 마당에 한가득 떨어진 도토리를 주웠다. 예년에는 그저 놀이삼아 몇 개 주워다 도토리가 쓴 모자며, 쌍둥이처럼 붙어있는 형제 도토리의 모습을 즐기면서 이리저리 굴리다 버렸을 도토리를, 올해는 태풍의 힘으로 수월하게 많이 모을 수 있었기에 도토리묵 만들기 프로젝트에 돌입을 했다. 물기를 머금고 있는 도토리는 껍질 까기가 힘들어서 며칠 바싹 말려두었다. 그리고선 어제 비로소 한 놈씩 탁탁 때려 껍질을 까기 시작했다. 경쾌하게 ‘콰작’ 도토리 껍질 깨지는 소리에 아이들은 즐거워하며 서로서로 누가 많이 까나 경쟁에 들어갔다. 잠잠한 몰입의 과정 중에, 가끔씩 나의 “에구구, 허리야.”하는 소리도 있었고, 아들놈이 껍질에 살이 베어 “엄마~우엥~”하고 우는 소리도 섞여 들었다. 허리 굽혀 도토리를 하나씩 주워 올릴 때의 기쁨도 잠시, “이걸로 도토리 만들어먹을까?”하던 남편의 철없는 소리에 ‘이 인간이 정말?’ 확 짜증이 밀려왔었지만 어쨌거나 간에 주워놓은 도토리를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 지금 이렇게 도토리를 까고 있는 것이다. 호박 속처럼 노랗게 티 없는 알맹이를 보면 절로 신기한 마음에 “우와~”소리가 절로 나왔고, 가끔 벌레 먹은 거무튀튀한 것들이 나오면 시무룩해졌다. 껍질 까는 과정에 익숙해지자 다람쥐나 청설모가 된 듯 손가락을 움직이는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까르르 웃기도 했고 바싹 마른 껍질이 내는 경쾌한 소리에 가끔 장단을 맞추며 어깨를 들썩이기도 했다. 다 까놓은 다음에는 어떻게 하나, 과정을 여쭤보려 갑작스레 드린 전화에 “그거 해 먹을라꼬? 힘들낀데...”하시던 시어머니의 말씀에서 걱정반, 뿌듯함 반의 어머님 마음을 자연스레 읽어내기도 ...

이제 겨우 전체 과정의 반의 반도 못 거쳤지만, 내가 겪은 감정의 일렁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심하게 요동쳤다. <아크라 문서>을 읽으며 인생을 관조하는 나의 관점이 조금쯤은 바뀌었기 때문이다.

무엇을 하든 시큰둥하고 일상의 권태에 찌들어 있어서, 조그마한 일에도 쉽게 짜증을 내고 지겨워하기 일쑤이던 내가 <아크라 문서>의 한 구절에서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한 젊은이가 청했다.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려 주십시오.

이에 그가 대답하였다.

우리 모두는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다. 바로 죽음의 방문이다. -159

 

너무도 단순하고 명쾌한 대답이 아닐 수 없다.

 

미래에 다가올 “죽음”을 기정사실화 해놓고 산다면...

하루하루를 지겹게 버텨나갈 이유가 없는 게 아닌가.

나의 미래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것이 “죽음”이라면, 한 순간이라도 즐겁게, 내가 누릴 수 있는 모든 감정의 사치를 다 누리고 가야지. 그래서 도토리를 까는 순간 느끼는 내 모든 감정을 세세하게 하나하나 다 느끼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는 단순한 진리는, 내가 모르고 있던 사실도 아니었건만, 파울로 코엘료는 현자의 거룩한 울림으로 다시 한 번 말해줌으로써 나를 깨우쳤다.

생활의 무게와 지루한 민무늬의 나날들 속에서 무심하게 살아가던 나를 일깨워준 <아크라 문서>.

 

강력하고 날카로운 무기들로 무장한 프랑스의 ‘십자군’이 이슬람교, 유대교, 그리스도교인들이 모여 살고 있던 예루살렘을 에워싸고 있다. 교황의 이름으로 내일 아침이면 ‘이 도시의 해방’과 ‘신의 뜻’을 위해 공격을 시작할 터인데, 콥트인을 중심으로 광장에 모여든 이들은 결전의 순간을 앞두고 천 년을 내려올 지혜를 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미지의 신이자, 만일 어길 경우 세상의 종말을 불러올 단 하나의 법을 수호하는 ‘신성한 힘’ 모이라를 받드는 콥트인. 사람들을 조용히 결집시킨 콥트인의 한마디는 이러하다.

 

우리는 매일의 삶에 대해, 그 안에서 우리가 직면해야 했던 어려움들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후손들은 바로 그런 것들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천 년 후에도 세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테니.-25

 

그리하여 그들은 광장에서 우리의 영혼을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네 가지 세력, 즉 사랑, 죽음, 힘, 시간과 같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늘밤부터 우리는 편협과 몰이해의 악령들과 싸우기 위해 보이지 않는 칼을 들고 세상을 돌아다녀야 한다.

-193

 

혹은 듣고, 혹은 기록하고...

콥트인의 가르침은 보이는 칼 앞에 무너지지 않았고 보이지 않는 칼을 든 이들에 의해 아랍어, 히브리어, 라틴어가 섞인 <아크라 문서>로 남아 이렇게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다.

모든 것이 파괴된 후에도 사라지지 않을 인생의 지혜를 가득 담은 채.

 

천 년의 지혜를 담고 있는 <아크라 문서>를 내 것으로 만들 때쯤에는 지금 까고 있는 도토리가 묵이 되어 있을 거다.

알맹이가 된 도토리를 드르륵 갈아서 베보자기에 몇 번을 거른다. 내려진 도토리 물을 뭉근한 불에 두어 시간 저어가며 끓인 다음 차게 굳히면 쫀득하고 차지면서 슬쩍 떫은 맛을 내는 도토리묵이 완성될 것이다.

알싸하고 떨떠름한 도토리의 향내를 간직한 도토리묵을 조근조근 씹어먹으며, 도토리묵 만들기에 온 정신을 집중하게 만들어준, 달빛을 닮은 <아크라 문서>를 떠올리겠지.

인생이 지구와 같이 단단한 물체인 척, 손가락으로 만질 수 있는 것인 척 해보자. 평범하고 이성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듯이...라고 버지니아 울프는 [파도]에서 말했다.

버지니아 울프가 좌절하고 끝내 절망하여 포기하고 만 “인생”이라는 것을 건너가는 지혜가 <아크라 문서>에 들어 있다. 나는 어두운 밤하늘을 반조각의 몸으로도 은근히 밝혀주는 달빛같은 존재에 의지하여 인생을 걸어갈 것이다. 언제고 다가올 죽음이라면, 힘껏 사랑하고 실패해보고 또다시 도전할 것이다. 어쨌거나 천년을 거슬러 살아남은 지혜라면 그 빛을 따를 가치는 충분하지 않겠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가의 얼굴]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작가의 얼굴 - 어느 늙은 비평가의 문학 이야기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지음, 김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학을 한층 가까이...<작가의 얼굴>

 

 

이 책은 참으로 어지간히도 읽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이어서 부쩍 반가운 마음이 앞서지만, 읽을라치면 꽤 두툼한 두께가 만만치 않게 압박감을 주고 있어서 선뜻 열기가 힘이 든다. 어느 늙은 비평가의 문학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그 또한 ‘비평가’라는 제목에 눌려 ‘에휴~’하는 한숨이 절로 나오게 된다. 무지무지 어려운 내용이 아닐까? 선입견을 애써 억누르고 목차를 훑어보니 온통 어려운 작가들의 이름이 주루룩 나열되어 있다. ‘망했다!

셰익스피어가 웬말이며 발음하기조차 어려운 에두아르트 폰 카이절링, 아르투어 슈니츨러, 리온 포이히트방거, 페테르 바이스, 토마스 베른하르트 등 이름들은 또 웬말이냐...겨우 알아볼 수 있는 이름들은 이름만으로도 후덜덜한 괴테니 체호프, 토마스 만, 귄터 그라스 등 고전 중의 고전으로 명작의 반열에 들어선 작가들 뿐이니 이거, 된통 어려운 책이 얻어 걸렸구나, 하는 생각에 한동안 책을 넘길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한편, <작가의 얼굴>이니 적어도 사진이나 그림은 들어 있겠지...하는 마음에 겨우겨우 무거운 책의 표지를 들어올리고 속 책장을 휘리릭 넘겨보니 오호라, 그림이 언뜻언뜻 보이는 것이, 읽을 만 하겠는걸? 하는 생각이 슬며시 들기 시작했다.

 

도대체가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라는 저자의 이름조차 생소하기 그지 없는데, 이 작가는 어떤 사람인가? 책날개에 쓰여진 작가의 소개조차 앞날개와 뒷날개를 오로지 차지하고 있다. 독일에서 ‘문학의 교황’이라 불리는 폴란드계 유대인 비평가. 단일민족이고 오로지 남한과 북한만의 경계를 지니고 있을 뿐, 민족의 갈래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아도 되는 우리의 배경에 견주어 볼 때, ~계 ~인이라는 소개는 낯설어도 한참 낯설다. 복잡한 계보에 어울리게 1920년에 태어난 저자는 당연히 제2차 세계대전을 겪었고 폴란드에서의 부자유를 견디다 못해 서독으로 이주하여 정착했다고 한다. 1988년부터 독일 공영방송에서 <문학 4중주>라는 서평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이름을 얻게 된 그는 권위를 타파하는 거침없고 명쾌한 평론으로 독일 문학계의 제왕으로 군림했다.

 

이 책은 저자가 1967년부터 수집해 온 작가들의 초상화에 대해, 그 그림들이 갖고 있는 의미에 대해, 그림을 그린 화가들과 그림속 주인공들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문학 에세이다. 그림에 얽힌 사연, 작가들과의 일화 등 저자의 개인적인 체험이 풍부하게 녹아들어 있어, 짤막짤막한 글 속에서도 저자의 문학에 대한 사랑과 해박한 지식,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엿볼 수 있다.

책의 두께와 저자의 유명세에 지레 겁먹었던 것에 비해 책의 내용은 읽어나갈수록 수월하다 여겨졌고, 심지어 재미있기 조차 했다.

직접 만나보거나 작가들의 작품을 읽어보지는 못했어도 그림 그리는 이의 ‘체’를 통해 걸러진 작가들의 “생얼”은 정겹게 다가왔다.

사진 그대로의 모습이 나와 있었으면 그냥 쓰윽 보고 지나쳤을 법한 작가의 얼굴들은 화가의 눈을 통해 판화나 펜화 등으로 남겨져 있어서 그림 그린 이의 평가가 반영된 모습들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모르는 작가들은 일단 제쳐두고 카프카의 모습을 볼까.

 

 

저자의 신랄한 첫 마디가 카프카의 인상을 결정짓는다.

 

옛날에 호메로스를 두고 여러 도시가 그랬듯, 그를 두고 여러 민족이 각축을 벌인다. 체코, 오스트리아, 독일과 유대인들이 벌써 수십 년째, 프라하에서 태어난 유대계 상인의 아들 프란츠 카프카를 둘러싸고 서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217

 

올해 초에 홀로코스트 최고령 생존자 알리스 할머니의 회고록이자 에세이인 <백 년의 지혜>를 읽었는데, 그녀는 카프카와의 친분을 떠올리며 이렇게 썼다.

 

 

“카프카는 자기가 어디 속하는지 몰랐어요. 정체성을 고민했고 어느 길을 택할지 확신이 없었지요. 선택하면 다른 쪽 부모를 실망시킬 테니까. 난 그게 그의 고민의 핵심이었다고 생각해요.” 알리스는 요즘 학자들이 그의 작품을 카프카 식으로 논하는 것을 보면 카프카가 즐거워할 거라고 말한다. 그의 글이 유대주의나 유대인의 뿌리와 무관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다른 학자들은 그의 작품이 완전히 유대인다운 글이라고 주장한다. 알리스는 양쪽 주장 모두 일정 부분 옳다고 인정한다.-38

 

카프카에 관해서는 <변신>을 읽은 게 다이지만, 그나마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 못하는 동안 기억에서 희미하게 잊혀져 버린 작품이라 뭐라 논할 자격이 없는 나이지만, ‘불안’이라는 단어가 카프카의 작품을 여는 중심 키워드요, 개념이라 평하는 저자의 명쾌한 주장을 접하니, 카프카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늘이 “불안”이었음을 짐작하게 된다.

 

저자가 모은 작가의 얼굴 중에서 한 인물에 관해 두 장 이상의 그림이 있는 작가로는 <토마스 만>과 <베르톨르 브레히트>를 들 수 있겠다.

‘맨 처음은 브레히트였지.’

초상화 수집의 시발점이 된 그림은 조각가 구스타프 자이츠가 석판화로 그린 브레히트 초상화였다. 브레히트는 58세를 일기로 사망했는데, 자이츠의 그림 속 브레히트는 족히 일흔은 되어 보이는 늙은이 같았다고 말했다.

 

 

 

 

--이는 한 냉소적인 남자의 얼굴, 지쳤으되 체념하지 않는, 번민하는 시인의 얼굴이다--257

 

 

한 작가의 여러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에서가 아니면 어디서 가능하겠는가. 그것도 화가의 눈을 통과한 각기 다른 모습들을...

 

 

저자는 “토마스 만”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가졌는지, 그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하인리히 만, 하인리히 만과 토마스 만 형제, 토마스 만 등, 목차에서만도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어디 보자.

토마스 만은 무슨 작품을 읽었더라...

<마의 산>은 너무너무 유명짜한 책이라 그냥 패스했고, 단편으로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토니와 크뢰거>등은 읽은 것 같기는 한데, 내용이 가물가물했다. 그러나 친절하게도 저자가 그 내용을 되새겨 주었고, 그에 힘입어 되살아나는 듯도 했으나, 깊이 있게 평론이 들어가자 다시 나의 이해력은 주춤주춤 하여 다시, ‘도무지 모르겠다.’ 모드로 돌아서 버렸다. 주제가 뚜렷했다고 하는 <토니오 크뢰거>에 나오는 인물. 갈색 피부와 검은 눈동자의 토니오와, “밝은 금발”과 “사파이어같은 파란 눈”의 소유자 한스.

아, 이 책에서 나는 짐작을 했었어야만 했던 것일까.

“세상이 나를 알게 되리라. 부디 나를 용서하길.”-188

플라톤의 한 구절을 인용한 토마스 만.

 

총 열 권 이상의 일기에서 밝혀진 바, 그가 최대의 열정을 바친 대상은 자기애였고, 이 자기애는 여러 결과를 초래했다. 그는 모든 망성림을 무릅쓰고 자신의 진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가 진실이라 여겼던 것을 털어놓을 수 있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동성애가 그의 존재의 기본 요건을 이루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는데, 이는 그의 작품들을 주의깊게 읽은 사람이라면 별로 놀랄 일도 아니다. -188

 

 

너무 어린 시절 대충 읽었던 토마스 만의 작품 속에서 “동성애적 경향”을 읽어내기란 힘든 일이 아니었을까. 이제야 그의 비밀을 알게 되어 사뭇 충격이 크다. 뭐 그 사실 때문에 작품을 폄하하게 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이런 저런 요런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재미를 불러 일으키며, 문학과 작품의 관계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만든다.

평론은 작가나 평론가가 아닌 독서 대중을 향해야 한다는 명제를 가지고 비평 작업을 해 온 저자에게 고맙다고나 해야 할까.이 책을 읽고 나니, 정말로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이나 <토니오 크뢰거>, <베네치아에서의 죽음>등을 다시 한 번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굴뚝 같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으로 가는 문]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책으로 가는 문 - 이와나미 소년문고를 말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사진 출처 : 조선일보

 

미야자키 하야오- 씨익 웃는 모습이 토토로를 닮았다. 아니, 토토로에 나오는 신기한 고양이 버스의 웃는 모습을 닮았다.

 

 

행복한 기억의 열쇠 [책으로 가는 문]

 

 

 

어두컴컴한 계단 밑으로 이어져 있는 문. 계단을 밟아 내려가면 곰팡내가 훅 끼치고 잠시 후엔 예민했던 후각이 무뎌지면서 책장 가득 들어찬, 담뱃내에 찌든 만화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마음은 벌써 “무슨 책을 골라볼까?”하고 두근거리며 어제 읽다 만 책의 뒷부분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곧장 그 책이 꽂혀 있는 책장으로 다가서며 눈으로 훑어본다. ‘나의 사랑스러운 책들아, 안녕?’

나는 만화방에서 책을 만났다. 소년소녀 아동문학전집, 위인전기 전집 등등의 책들이 집에 있었지만 그 책들을 볼 때보다, 옆 집 언니가 읽던 김동화의 <천 년 사랑 아카시아>을 옆에서 흘깃거리며 같이 읽은 이후 눈을 뜨기 시작한 순정만화를 읽을 때가 훨씬 가슴 두근거리고 흥미진진했다. 그래서 <책으로 가는 문>이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시장 한 가운데서 꺾어져 들어간 골목길에서 계단으로 내려가야만 만날 수 있는 내 단골 만화방의 문이 먼저 떠올랐다.

자연스레 내 기억은 초등학교 5,6학년 그 때 그시절로 되돌아갔고, 책으로 가는 문이라는 제목이 말 그대로 만화방으로 들어가는 문이 되어 그 때 읽었던 만화책의 제목들로 줄줄이 딸려 나오기 시작했다.

  신일숙, 황미나, 이미라 등등...

<아르미안의 네 딸들>, <불새의 늪>, <인어공주를 위하여>...아,나는 그 때 얼마나 만화의 세계에 푹 빠져 현실을 잊고 지냈었던가...만화책 속에 들어가 있던 순간은 완전 몰입. 나는 현실의 나가 아니었고, 만화책 속의 주인공이 되어 여러 시대, 여러 상황 속에 푹 빠져 지냈던 것이었다. 그 때 만화책만 읽어대는 나를 제지하지 않고 눈감아준 부모님에게 감사한다. 만화책에 몰입해본 경험은 다른 책을 골라 읽을 때에도 이어져서 책 읽는 순간은 기쁘고, 행복한 순간, 나만의 완벽한 시간이라는 공식이 입력되어 책에 대한 거부감이 없이 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2013년 여름, <바람이 분다>의 개봉과 거의 동시에 <책으로 가는 문>을 펴낸 애니메이션 영화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나는 물론이고, 우리 아이들의 세대에까지 애니메이션 하나로 평정한 분 아니던가.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이웃집 토토로>는 나의 세대를 풍미했던 작품들이고, 지금 우리 아이들은 <벼랑 위의 포뇨>, <마루 밑의 아리에티>,<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으로 하야오를 기억한다.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책으로도 나와 있는 작품도 몇 있다.)

 

2010년 <마루 밑 아리에티>개봉과 이와나미 소년문고 창간 60주년을 계기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오랫동안 즐겨 읽어 온 소년문고 400여 권 가운데 50권을 추천했다. 손수 고르고 읽으면서 직접 쓴 추천사가 이 책의 1부에 실려 있는 것이다. 간결한 코멘트에 불과하지만 오랜 세월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살아온 그의 철학이랄까...자세 같은 것이 녹아 들어 있어서 메모를 대할 때 숙연한 느낌이 든다.

 

애니메이터로서 그림의 삽화를 보는 눈,

 

 

아이의 동화책 번역의 중요성, -

[어스시의 마법사]의 어스시 세계도 확실히 그렇습니다. 시미즈 마사코의 번역이 없었다면 진작 사라져버렸을 거라고 생각하빈다. 글을 옮기는 과정에서 고른 말이 일본에서 강렬한 힘을 발휘한 것이지요. '바람의 신'이라든가 '사물의 진짜 이름'이라든가, 아무튼 두근두근했습니다. '새매'도 그렇습니다. 가슴 설레는 이름입니다. -102

 

 

책을 바라보는 독특한 눈 등등...

-솔직히 말하면 많은 책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50권이 아니라 단 한 권이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굉장한 하드커버로 묵직하면서 세상 모든 일이 쓰여 있는 책을 만들 수는 없을까'하는 꿈을 꿉니다.-137

 

 

결정적으로 무턱대고 “칼데콧 상”,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 “뉴베리 상” 등등의 수상작만이 최고인 줄 알고 아이의 취향을 무시한 채 들이밀기만 했던 한 때의 나를 깨우쳐 주는 한 줄의 힘이 있었다.

 

 

 

이와나미 소년 문고를 보고 어린 시절을 지내왔던 하야오는 책의 작가가 아니라 애니메이션 감독이 되어서 책을 썼지만,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는 책을 쓰는 작가와 상통하는 면이 있다. 지금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면에서 그러한데, 2011년 3월 11일 일본에서 있었던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혹독한 자기반성을 한 듯하다. 과연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의미가 무엇인지 혹은 얼빠진 짓은 아닐지, 역사적인 참사를 겪으면서 거듭 고민할 수밖에 없었고 그만둔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 날을 회고한다. 무섭고 요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최근 20년 세계적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의 막이 올랐고 대량 소비 문명이 확실한 종말의 제 1단계에 들어섰다고 하야오는 진단하면서 훌륭한 전쟁보다 어리석은 평화가 더 소중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바람이 불기 시작한 시대의 들머리에서는, 행복한 애니메이션을 만들려고 해도 어쩐지 거짓말 같은 냄새가 나니까요. 정말 21세기의 막이 올랐습니다. 저는 거기에서 눈을 돌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게 고작입니다.-151

 

지금 판타지를 만들어서는 안된다며 시대상을 담은 영화를 만들고자 하지만, 또 “아이들에게 절망을 말하지 마라”라고 말하는 하야오.

다음의 새로운 판타지를 만드는 일을, 다음 세대의 아이들 몫으로 남겨두면서 끝을 내고 있다.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책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과, 다음 세대에 전수할 수 밖에 없는 무거운 과업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꽉꽉 채워넣은 좋은 책이었던 것 같다.

 

 

"자신의 책 한 권을 만나기 바란다"

무엇보다 가슴에 남는 한 줄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꼼쥐 2013-11-02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수리뷰로 선정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

남희돌이 2013-11-02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꼼쥐님~ 부족한 리뷰를 잘 봐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어요^^
 
잘되는 집안의 10cm 비밀 - 풍수 인테리어를 이용한 정리와 배치의 기술 내 손으로 하는 풍수 인테리어 시리즈 1
이성준 지음 / 예문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잘 되는 집안의 10cm 비밀>

풍수 인테리어를 이용한 정리와 배치의 기술

 

 

아~안타깝다.

이 책을 보고서 든 생각.

우리 집 이사하고 인테리어 할 때 이런 책을 보았더라면, 지금의 모습으로 배치하지는 않았을 텐데...

땅을 치고 후회하면서, 이 책을 읽고 난 후 당장 옮긴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현관 앞의 우산꽂이

2. 부엌 벽에 붙어 있던 식탁

3. 어지러워진 씽크대 위

 

 

                    

 

앞부분만 읽고서 당장 실행에 옮긴 것이다.

 

1. 우산이나 우산꽂이, 골프가방 등을 현관에 두면 기가 산만해진다.-54

 

2. 식탁도 벽에서 10센티미터 이상 떼놓아야 한다. 주방에 비해 식탁이 크거나 하면 벽 쪽으로 붙이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기의 흐름을 거슬러 가족의 화목을 해친다. 지나다니기가 조금 불펺고 앉기 비좁다 해도 주방 공간의 한가운데에 있는 둥근 식탁에서 가족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식사하는 것이 좋다.-33

 

3. 정리정돈을 잘하는 것은 기를 잘 통하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집의 중심선과 복도 등에 크고 무거운 물건이 있으면 치워야 한다. 또한 모서리 같은 곳에 잡다한 것들을 마구 쌓아 놓지 말아야 한다.-24

 

나머지 후회되는 것은 이미 시공이 된 상태인지라 이제는 바꿀 수가 없는 것들이다.

현관은 집의 얼굴이라 환하고 화사하게 꾸며야 한다는 것. 돈이 들어오게 하려면 황금색의 그림을 벽에 걸어주는 것이 좋다나~그렇지만 검은색의 대리석 타일을 이미 깐 데다, 벽에는 빨간 양귀비 그림을 걸어놓았으니...이걸 어쩌나.

화장실도 은은한 색으로 꾸미는 게 좋다는데 포인트를 준다고 원색의 빨간색으로 한 줄을 둘러놓았으니...아뿔싸.

 

후회 막급인 일이 한둘이 아니지만, 어쩌겠는가.

이제부터라도 알아두면 언젠가는 쓸 일이 있겠지, 하며 책을 꼼꼼히 들여다본다.

앞부분은 전반적으로 풍수 인테리어 상식에 관한 것이 나와 있고, 중요한, 누구나가 관심을 둘 만한 부분은 part 4,5에 집중되어 있다.

바로 금전운과 시험운을 높이는 풍수 인테리어 되시겠다.

그 중에서 먼저, 공부방 풍수 인테리어의 7가지 핵심 포인트를 짚어 보자면,

 

1. 왼쪽 방이 좋다.

2. 아무리 좁아도 여유 공간을 확보하라

3. 침대는 출입문을 바라보도록 한다

4. 책상은 등이 보이지 않도록 배치한다.

5. 자연광과 조명을 적절하게 조절한다.

6. 기가 센 곳만이 능사는 아니다.

7. 실내에 자연의 기운을 보충한다.

 

거기다 몇 가지 팁을 얹자면, 안방을 자녀 공부방으로 내어주는 것은 과중한 기에 노출되게 하는 것이므로 삼가는 게 좋다, 천장까지 닿는 높은 책장 또한 내성적인 자녀를 더욱 위축되게 할 수 있으므로 피한다.^^

 

그럼, 돈이 좋아하는 집은 어떻게 꾸미는가?

둥근 형태의 가구와 황금색은 금전운을 부른다. 둥근 시계 역시 기운을 조화롭게 하여 재물운을 북돋운다.

부엌을 보면 그 집의 금전운을 알 수 있다. 물때가 쌓이면 그것이 금전운을 눌러 버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칼은 늘 새것처럼 보관해야 한다. 본인이나 남편의 수입을 높이고 싶을 때는 그릇장 앞이나 안쪽 바닥에 초록 계열의 매트를 깔아준다.

현관 타일은 현관문의 방향과 상관없이 연한 우유색이나 갈색이 좋고 현관문은 잘 여닫히도록 손질해야 하며, 현관문 안쪽에 구리종을 매달아 여닫을 때마다 맑은 소리가 나게 한다면 금전적 기운을 높일 수 있다.

집안을 밝히면 돈이 들어온다.

 

 

^^

나만 알고 싶은 비밀을 너무 많이 털어놓은 것 아닌가...

수천 년간 쌓인 통계가 만들어낸 학문, 풍수는 과학이다!

10CM만 옮겨도 인생이 바뀐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집안을 지혜롭게 꾸미는 인테리어 비법을 전수해주는 책.

 

 

두고두고 보면서 내 일상을 끊임없이 점검해 보게 만드는 책이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명문가에서의 하룻밤 - 주말이 즐거워지는 우리 가족 테마 여행
여태동(바람길) 글.사진 / 김영사on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말, 최고의 선택 [명문가에서의 하룻밤]

 

 

명문가 하면 떠오르는 것은? 재벌?

이 책에서 말하는 명문가는 요즘의 얄팍하고 알량한, “재산”만을 쌓아올리기에 혈안이 된, 겉모습만 “부자”인 집안을 일컬음이 아니다.

명문고택.

이른바 “시간”이 고스란히 그 집안의 품격을 되살려주는 귀하디 귀한 집안을 일컬음이다.

수백년 역사를 지닌 가문에서 저마다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지도자로서의 책무를 인식하고, 집안 내력으로 혹은 가훈이나 전통으로 지켜 내려온 집안이라야 “명문”이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다.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소중한 지혜와 얼, 그들 고유의 가훈, 가풍 등등.. 괜히 “명문”이 아님을 실감케 하는 남다른 자질들을 소유하고 있는 집.

‘노블리스 오블리주’라는 특별한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가진 자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잘 실천해 왔던 집.

우리 사회를 이끌 진정한 지도자의 철학을 가진 이들이 주인이 되어 소중한 정신적 가치를 계승해 나가는 집.

 

예전에 조용헌의 <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를 읽었을 때, 아주 기억에 남는 집안이 하나 있었다. 바로, 경주 최부자 집 이야기 였는데, 재산을 1만석 이상 지니지 말아야 하고,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내용을 가훈으로 삼았던 집안이었다. (이 책에도 나온다. 그래서 역시~했던^^)

 

 

누대에 걸친 선행과 복덕으로 마을 사람들의 인심을 잃지 않아 실제 활빈당의 무장 공격이 있었을 당시에도 무사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명문가”라는 제목을 단 책을 읽을 때에는 경주 최부자집의 경우를 머릿속에 각인시켜두고, 그 집안과 비교해서 보게 되는 버릇이 생겼다.

 

내 나름으로 “명문가”를 세우는 기준이랄까...

 

이 책 <명문가에서의 하룻밤>은 내 기억 속에서 아주 거대하고 준엄하게 서 있던 그 명문고택을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전제하에 고택들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어멋, 진짜야?

이 집들을 진짜로 가서 구경도 하고 잠도 잘 수 있다는 게야?

거, 참...세상 좋아졌다.

 

내 입에서는 이런 뒷방 늙은이가 할 법한 말들이 무의식중에 흘러나오고 있었다.

명문가의 내력은 전해졌어도 세월이 흐르고 흘러 자손들이 이어지지 않으면, 관리하는 이의 손길이 타지 않아 명목상의 고택으로만 남아있을 집들이 많았을 텐데...

일례로,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민속마을 등은 이름세만 짜르르했지, 솟을대문을 한 큰 집 앞에 막상 가보면 문이 굳게 걸어잠겨 있거나 사람이 살지 않아 휑한 속살을 그 대로 내보이거나 둘 중 하나여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볼거리에 실망만을 안고 돌아오곤 했던 기억이 있다.

사람의 손길이 닿아 줘야 전통도 이어지는 법.

시대의 변화를 이기지 못한 전통가옥들이 퇴락해가는 모습은 너무도 쓸쓸했다.

몇 번의 실망 끝에 “고택 체험”이란 요원한 일이 되어가는 건가...

하면서 의욕마저 잃어가고 있던 즈음이었는데, 이 <명문가에서의 하룻밤>이라는 책이 나의 의욕을 살살 돋워주었다.

가족 테마 여행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은 고택체험 정보를 가득 실은 책이라니..

 

드라마 <황진이>의 촬영장으로, 예전 답사여행 때 잠깐 둘러보았던 기억만이 어렴풋이 남아있었던 추억의 장소로 잊혀져 가던 강릉 선교장이 책의 처음에 소개되어 있었다.

고택에 대한 관심의 불이 확 당겨지면서 연꽃의 향연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활래정’과

아흔 아홉간 대저택의 위용이 눈앞에 다가왔다.

 

 

 

 

아, 이렇게 꿈에만 그리던 곳에서 직접 묵어볼 수 있단 말이지?

꿈이냐, 생시냐?

 

선교장은 어른, 중고생, 어린이별로 입장료가 다릅니다. 하룻밤 머물 수 있는 공간은 사랑채, 초당, 행랑채 등인데 전화 예약이 필수입니다. 필요하면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프로램은 상설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신청자가 있을 때마다 진행됩니다.

 

 

 

 

고택에 대한 상세한 설명 뿐 아니라, 체험 정보, 주변에 같이 둘러볼 수 있는 곳까지 수록되어 있어 금상첨화다.

당장 부산에서부터 달려갈 수 있는 근교의 고택을 목차에서 찾아 보았다.

인터넷에서 따로 따로 검색하려면 눈도 피로하고, 시간도 걸릴 터인데, 책에 다 모아져 있으니 목차대로 넘겨보기만 하면 끝이다. 참, 편리하다.

어디보자, 가까운 대로 경북 쪽이 좋겠구나.

봉화 만산고택, 안동 농암고택, 영주 무섬마을, 청송 송소고택, 경주 최부자 고택, 안동 임청각, 안동 수애당...

아이들과 체험하기 좋은 고택체험 정보가 실린 이 책.

한동안은 나의 보물이 될 것 같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