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가에서의 하룻밤 - 주말이 즐거워지는 우리 가족 테마 여행
여태동(바람길) 글.사진 / 김영사on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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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최고의 선택 [명문가에서의 하룻밤]

 

 

명문가 하면 떠오르는 것은? 재벌?

이 책에서 말하는 명문가는 요즘의 얄팍하고 알량한, “재산”만을 쌓아올리기에 혈안이 된, 겉모습만 “부자”인 집안을 일컬음이 아니다.

명문고택.

이른바 “시간”이 고스란히 그 집안의 품격을 되살려주는 귀하디 귀한 집안을 일컬음이다.

수백년 역사를 지닌 가문에서 저마다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지도자로서의 책무를 인식하고, 집안 내력으로 혹은 가훈이나 전통으로 지켜 내려온 집안이라야 “명문”이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다.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소중한 지혜와 얼, 그들 고유의 가훈, 가풍 등등.. 괜히 “명문”이 아님을 실감케 하는 남다른 자질들을 소유하고 있는 집.

‘노블리스 오블리주’라는 특별한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가진 자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잘 실천해 왔던 집.

우리 사회를 이끌 진정한 지도자의 철학을 가진 이들이 주인이 되어 소중한 정신적 가치를 계승해 나가는 집.

 

예전에 조용헌의 <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를 읽었을 때, 아주 기억에 남는 집안이 하나 있었다. 바로, 경주 최부자 집 이야기 였는데, 재산을 1만석 이상 지니지 말아야 하고,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내용을 가훈으로 삼았던 집안이었다. (이 책에도 나온다. 그래서 역시~했던^^)

 

 

누대에 걸친 선행과 복덕으로 마을 사람들의 인심을 잃지 않아 실제 활빈당의 무장 공격이 있었을 당시에도 무사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명문가”라는 제목을 단 책을 읽을 때에는 경주 최부자집의 경우를 머릿속에 각인시켜두고, 그 집안과 비교해서 보게 되는 버릇이 생겼다.

 

내 나름으로 “명문가”를 세우는 기준이랄까...

 

이 책 <명문가에서의 하룻밤>은 내 기억 속에서 아주 거대하고 준엄하게 서 있던 그 명문고택을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전제하에 고택들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어멋, 진짜야?

이 집들을 진짜로 가서 구경도 하고 잠도 잘 수 있다는 게야?

거, 참...세상 좋아졌다.

 

내 입에서는 이런 뒷방 늙은이가 할 법한 말들이 무의식중에 흘러나오고 있었다.

명문가의 내력은 전해졌어도 세월이 흐르고 흘러 자손들이 이어지지 않으면, 관리하는 이의 손길이 타지 않아 명목상의 고택으로만 남아있을 집들이 많았을 텐데...

일례로,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민속마을 등은 이름세만 짜르르했지, 솟을대문을 한 큰 집 앞에 막상 가보면 문이 굳게 걸어잠겨 있거나 사람이 살지 않아 휑한 속살을 그 대로 내보이거나 둘 중 하나여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볼거리에 실망만을 안고 돌아오곤 했던 기억이 있다.

사람의 손길이 닿아 줘야 전통도 이어지는 법.

시대의 변화를 이기지 못한 전통가옥들이 퇴락해가는 모습은 너무도 쓸쓸했다.

몇 번의 실망 끝에 “고택 체험”이란 요원한 일이 되어가는 건가...

하면서 의욕마저 잃어가고 있던 즈음이었는데, 이 <명문가에서의 하룻밤>이라는 책이 나의 의욕을 살살 돋워주었다.

가족 테마 여행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은 고택체험 정보를 가득 실은 책이라니..

 

드라마 <황진이>의 촬영장으로, 예전 답사여행 때 잠깐 둘러보았던 기억만이 어렴풋이 남아있었던 추억의 장소로 잊혀져 가던 강릉 선교장이 책의 처음에 소개되어 있었다.

고택에 대한 관심의 불이 확 당겨지면서 연꽃의 향연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활래정’과

아흔 아홉간 대저택의 위용이 눈앞에 다가왔다.

 

 

 

 

아, 이렇게 꿈에만 그리던 곳에서 직접 묵어볼 수 있단 말이지?

꿈이냐, 생시냐?

 

선교장은 어른, 중고생, 어린이별로 입장료가 다릅니다. 하룻밤 머물 수 있는 공간은 사랑채, 초당, 행랑채 등인데 전화 예약이 필수입니다. 필요하면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프로램은 상설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신청자가 있을 때마다 진행됩니다.

 

 

 

 

고택에 대한 상세한 설명 뿐 아니라, 체험 정보, 주변에 같이 둘러볼 수 있는 곳까지 수록되어 있어 금상첨화다.

당장 부산에서부터 달려갈 수 있는 근교의 고택을 목차에서 찾아 보았다.

인터넷에서 따로 따로 검색하려면 눈도 피로하고, 시간도 걸릴 터인데, 책에 다 모아져 있으니 목차대로 넘겨보기만 하면 끝이다. 참, 편리하다.

어디보자, 가까운 대로 경북 쪽이 좋겠구나.

봉화 만산고택, 안동 농암고택, 영주 무섬마을, 청송 송소고택, 경주 최부자 고택, 안동 임청각, 안동 수애당...

아이들과 체험하기 좋은 고택체험 정보가 실린 이 책.

한동안은 나의 보물이 될 것 같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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