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나를 모욕하지 말아요, 부인. 이 여인이 비록 죽기는 했으나 나한테는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마찬가지로 당신보다 더 소중하다고. 만약 악마가 당신의 얼굴과 그 저주스런 교태로 나를 유혹하지 않았다면 나는 그녀와 결혼해야 했을 거요. 나는 당신이 내 앞길에 뛰어들기 전까지는 다른 생각을 해본 적이 결코 없어. 그 일에 대해서는 하느님께 물어보시오. 그렇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너무 늦었어! 그 대가로 나느 ㄴ고통 속에 살아 마땅해!" 그는 말을 마치고 패니에게로 몸을 돌렸다. "그렇지만 염려 말아요, 여보." 그가 말했다. "하느님이 알고 계시듯 이제 내 아내는 오직 당신뿐이니까."

그 말을 들은 밧세바의 입에서 한없는 절망과 분개가 뒤섞인 길고 낮은 외침이 터져나왔다. 그 오래된 집 안에서 일찍이 들린 적이 없는 고뇌의 울부짖음이었다. 그것이 바로 그녀와 트로이의 결합의 결과였다.

"그녀가…… 그렇다면…… 나는 뭔가요?" 밧세바는 같은 외침을 계속 이으며 비탄에 잠겨 흐느꼈다.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자포자기하는 모습은 상황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 뿐이었다.

"당신은 내게 아무것도 아니오, 아무것도." 트로이가 매정하게 말했다. "결혼식을 올렸다고 해서 진짜 부부가 되는 건 아니지. 나는 도덕적으로도 당신의 남편이 아닌 거야." (p.489)

















밧세바에게 청혼한 남자가 두 명이나 있었지만, 밧세바는 트로이를 선택했다. 이 잘생긴 남자가 끊임없이 그녀를 보러 와서는 '너는 너무 아름다워'를 속삭였기 때문에, 그를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그녀는 그에게 매혹당했고, 속절없이 끌렸다. 그래서 그와 결혼했다. 결혼하기 전에 그에 대해 안좋은 말들을 여기저기서 들었지만, 그 말들은 그녀의 귀에 가 닿지 않았다. 그가 얼마나 달콤한 남자인데... 그러나 결혼하자마자 남편은 군인이란 직업을 그만두고는 집에 눌러앉아 자신이 집과 농장의 주인 행세를 하며 아내의 돈으로 경마에 돈을 탕진한다. 일하기보다 먹고 마시기에 취해있던 그는, 아내의 돈을 쓰는 데 주저함이 없다. 심지어 일꾼들에게 마음껏 술을 퍼마시게 해서는 그 해 농사를 망치기 직전까지 이른다. 우리의 의젓한 남주인공 오크가 아니었다면 우리의 여주인공 밧세바는 가난뱅이가 되었을 터다. 밧세바가 실패와 실수를 겪고나서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고, 또 기존에 여성의 역할을 벗어나 '내가 하겠어!'라는 입장을 취한 것도 사실이지만, 딱히 이 책이 페미니즘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질 않는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 밧세바를 페미니즘의 상징으로 보이게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지금 여기에서 내가 보기에 이 소설에 페미니즘을 얘기하기는 참으로 부족하다. 이 소설에서 두드러진 인물은 사실 오크가 아니던가. 그는 겸손하고 사려깊고, 밧세바보다 여덟살이 많으며, 밧세바가 잘못된 길로 가는 걸 바로 잡아 주려고 하니까. 이 책 속의 여자주인공이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것도 사실이지만, 글쎄다. 딱히 만족스럽진 않다. 아, 그런데 이 얘기를 하려던 게 아니고,


밧세바는 자신이 선택한 남자가 자신이 생각했던 그 남자가 아니었음을 알고 절망한다. 자신의 돈을 탕진하려는 남자이면서 동시에 난봉꾼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게다가 심지어 그는, 자신의 아내에게, '내 아내는 너이지만 나는 다른 여자를 사랑했어'라는 말을 듣기까지 하다니. 아이구 맙소사... 내 앞에서 '널 사랑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남편이라니, 내가 다른 무슨 말을 더 해야 할까.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그토록 다정했던 남자가 그 모든 것이 '네가 알짱거렸기 때문에 넘어간거야'라고 말하다니... 참...어느 시대에나 개놈들은 있구먼......


나는 사랑했는데, 사랑하는데, 여전히 사랑하는데, 그 남자가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아', '나는 다른 여자를 사랑했지', '너는 나에게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하는 걸 들어야 하는 심정이란 대체 어떤걸까. 가슴이 찢어진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것 같다. 맴찢....마음이 찢어진다.......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 로렌스는 프레드와 천년만년 잘 살 거라 믿었다. 우리는 어려움을 함께 이겨낼 수 있을거야,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프레드는 너무 지친 나머지 로렌스와 이별한다. 그 후에 프레드는 다른 남자를 만나 결혼해 아이를 낳고 살고 있고, 로렌스 역시 다른 여자와 함께 살고 있다. 그러나 로렌스는 옛 연인을 잊지 못해 그녀를 생각하며 시를 쓰고 시집을 내고 출판된 시집을 프레드에게 보낸다. 프레드는 그 시집을 읽다가 눈물을 흘리며 로렌스에게 편지를 쓰고, 그 편지를 로렌스의 애인이 뜯어보게 된다. 그때 그녀는 알게 된다. 아, 로렌스는 내가 아니라 그녀를 사랑하는구나, 여전히 그녀를 생각하는구나, 나와 함께 있지만 나는 안중에도 없구나. 화가 난 로렌스의 애인 샤를로뜨는 짐을 싸가지고 편지를 로렌스에게 던진 뒤 집을 나간다. 로렌스는 샤를로뜨에게 왜그러느냐고 묻다가 뜯어진 편지를 보게 된다. 아, 이것 때문에 나갔구나, 다 알게 됐구나, 하고 뛰쳐나가 샤를로뜨를 붙잡는 대신, 로렌스는 프레드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환하게 웃는다. 


아, 이사람아...당신을 사랑했고 당신을 보던 여자가, 당신 때문에 가슴 아파하며 뛰쳐나갔다고!! 당신이 지금 감동하고 기뻐해야 할 일이 아니란 말이야..


라고 말하고 싶지만, 누구나 가슴속에 가장 큰 자리를 내어준 사람은 따로 있게 마련이다. 내가 지금에 충실하고 현재에 충분히 만족하며 새로운 사람과 연애를 한다고 해도, 가장 큰 자리를 내어줬으며 여전히 그 자리를 주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런 나에게 그 큰 자리의 사람이 다가와 다시 문을 두드린다면, 그때의 나는 어떨까. '지금 내 옆에 사람이 소중해' 하며 애써 못본척 할 수 있을까. 나 역시 뒤도 안돌아보고 그에게 달려가지 않을까. 이 영화의 이 장면에 대해 여자1과 얘기하다가 둘 다 그랬다. 샤를로뜨의 입장이 되어 너무 화가 나고 가슴 아프지만, 로렌스의 입장이 되면 또 우리는 그 큰 사랑한테 뒤도 안돌아보고 뛰어가지 않을까, 라고....


가슴속에 그렇게 큰 사랑이 있다면, 내내 큰 자리를 내어주고야 만 사람이 있다면, 그렇다면 다른 사람을 만나서 60-70도 되는 연애를 하지말자. 그건 그 연애의 상대에게 진짜 못할 짓인 것 같아. 



아, 그리고 로렌스. 이 남자(여자)를 어찌해야 할까. 


자,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있다. 이 남자와 나는 지금 함께 살고 있으며, 나는 이 남자가 너무너무 좋다. 이 남자의 짧은 머리가, 큰 키가, 팔의 근육이, 단단한 성기가 좋다. 이 남자가 아침 잠을 깨우는 게 너무 좋다. 이 남자의 팔을 베고 눕는 것도 행복하다. 그런데 이 남자가, 2년간 연애를 하고 있던 어느 날, 내가 그토록 좋아했던 팔의 근육이, 단단한 성기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나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고 있었던거야' 라고. 이건 모두 내 것이 아니야. 나는 이제 여자로 살고 싶어, 계속 그러고 싶었어, 나는 여자 속옷을 입고 여자 스커트를 입고, 이제는 그렇게 나를 드러내고 살고 싶어. 그리고 여전히 널 사랑해.





내가 이 남자의 남성성이 드러나는 육체적인 면만을 보고 사랑에 빠졌던 것은 아니다. 그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그의 옆에 누웠을 때 내가 느끼는 안정감이, 그의 입을 통해 나오는 그의 생각들이, 그리고 나를 보는 눈빛들이 좋았다. 그러므로 그가 이제 화장을 하고 치마를 입고 다닌다고 해도 그가 그가 아닌 것은 아니다. 나는 그를 사랑했고 사랑한다. 우리는 어쩌면 이 시간을 함께 이겨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를 지지하자, 그의 편이 되어주자. 그를 응원하자. 나는 다른 남자에게 안기고 싶지 않다, 이 사람이어야 한다. 나는 다른 남자의 팔을 베고 싶지 않다, 이 사람이어야 한다. 



나는 이 상황을 그동안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영화를 보는 내내 내가 이 여자, 프레드의 입장이라면 어떨까 계속 생각해보아야 했다. 일단 영화상으로는 그를 계속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거기에 내가 가장 사랑했던 남자를 대입해보았다. 내가 가장 사랑했던 남자가 어느날, 나랑 사랑하던 그 어느날, 나는 이제부터 여자로 살기로 했어, 라고 하면, 나는..그를 떠날까? 라고 스스로에게 묻자, 프레드와 같은 결론이 나왔다.


아니.


나는 그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가 어떤 모습이어도. 그가 바라는 게 결국 그거라면 그렇게 살게 도와야 하지 않겠는가. 그는 직장에서도 쫓겨나고 가족으로부터도 외면당하는데, 나하나쯤은 그를 온전히 지지해줘야 하지 않을까. 그가 자기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찾겠다는데, 나까지 나서서 그러지말라고, 넌 아픈 거라고, 정신 차리라고 할 순 없는 거 아닐까. 이 세상에 누구 하나쯤은, 그 사람에게, 자신의 편이라고 느낄 수 있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나는 그를 사랑하니까,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닐까. 


프레드도 그랬다. 프레드도 그랬는데, 세상의 시선은 결국 프레드조차 이기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계속계속 좋아하니까, 계속계속 만나네,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감정이란 것이, 그 특별한 사랑이라든가 관계라는 것이, 결국은, 어느 순간에는 퇴색되기 마련인 것 같다. 아아, 줄리언 반스의 말은 얼마나 명징한가. 모든 사랑은 잠재적으로 비탄의 이야기다, 하는 것 말이다.






그리고 몽 루아.

아... 진짜 이 영화는 2016년 내가 본 최고의 영화다. 아 진짜 너무 좋아서 계속계속 생각나고, 보는 동안에도 온전히 몰입이 가능한 영화였는데, 2016년에 그동안 내가 무슨 영화를 봤는지 생각도 안나더라. 이 영화 하나만 남게 될 것 같다. 이 영화 진짜 좋다. 이거 지금 극장에서 상영중이니까 여러분 보세요, 꼭 보세요...


아 진짜 너무 좋아 ㅠㅠ 이 영화를 보고 내가 와인을 마실 수 없었던 게 가장 애석하다. 안타까워... 크- 와인 마시면서 볼 영화다 진짜...



여자 '토니'는 남자' 조르주'와 사랑에 빠진다. 와, 이 남자는 진짜 너무 달콤하다. 아주아주 오래전에 내가 너무 인상 깊은 남자를 만나고 그의 영향력 때문에 힘들어하면서, 당시에 만났던 친구들에게 그런 얘기를 했었다. '여자들이 누구나 다 이런 영향력을 가진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져봐야 한다고 생각해, 결국 헤어지더라도 이런 남자를 만나봐야 해' 라고. 젊었던 시절의 얘기긴 한데, 어쨌든 이 영화속의 조르주를 보면 바로 그런 남자인 것이다. 다정하고 달콤한 남자. 계속계속 나를 웃게 하면서 진지하게 자신의 마음을 얘기할 줄도 아는 남자. 첫 섹스후 여자가 '내가 너무 열려있었던 건 아닌지' 걱정하자 남자는 '어떤 새끼가 너에게 그런 말을 한거냐'며, '전혀 그렇지 않고', 그러면서 네 안에 들어갔을 때 얼마나 좋았는지를 그녀의 귓가에 속삭여주는 남자다. 자신의 큰 팔로 그녀를 안기에 주저함이 없고, 사랑한다는 표현도 거침이 없다. 크- 너무 완벽하게 느껴져서 '저런 남자랑은 결혼 못하지 않나, 현실같지가 않잖아' 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어찌나 좋던지, 아 좋다 좋다, 하면서 봤다니깐. 이런 남자가 여자와 결혼하기를 원하고 아이 낳기를 원한다. 그 사랑과 진지함에 '이럴 수도 있구나', '저렇게 근사한 남자가 나와 결혼을 원할 수도 있는거였어' 라고 생각하려는데, 아아,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사랑하고 살아가는 것은 왜이다지도 장애물이 많단 말인가.



(↑이 장면 진짜 너무 좋아하구요 제가!!)






남자에겐 3년전에 헤어진 여자가 있었다. 남자는 그녀와 5년간 사귀다 3년전에 헤어졌으며 지금은 그냥 '오누이'같은 사이라고 여자에게 말했던 터다. 그런데 이 여자가 자살을 시도해서 병원에 실려간다. 그녀가 자살하려는 이유를 너는 알지? 라고 토니가 조르주에게 묻자, 조르주는 그렇다며 '네가 임신한 사실을 말했거든' 이라고 한다. 이때부터 이들 부부는 삐걱이기 시작한다. 남자는 시시때때로 병원에 전화해 '오누이 같다'던 여자가 의식을 찾았는지 묻고, 의식을 찾았다는 말에는 그녀가 찾을 때면 그때가 몇시든지 달려간다. 토니의 배는 불러오는데, 조르주는 자신의 옆에 없다. 그런 토니가 우울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 아직 아이를 낳기 전인데 우울한 그녀는 병원에 가 약을 처방 받고, 남편인 조르주는 '우리가 이렇게 계속 함께 있으면 서로 미칠거'라며 따로 집을 구한다. 이 일은 토니를 더 우울하게 만들고, 조르주역시 토니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지만, 오누이 같은 여자를 자신이 돌보아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그 오누이같은 여자는 계속 그들 사이에 있다.



게다가 조르주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를 너무나 좋아한다. 늘상 파티를 열어야 하고 놀러 나가야 한다. 태어난 아이를 함께 돌보려고 하지만, 친구들이 놀자고 하면 참을 수가 없다. 이들 부부는 계속 이렇게 삐걱이다가 결국 이혼을 한다. 이혼하고 나서도 이들 부부는 종종 만나는데, 조르주는 토니에게 말한다. '당신 달라진 것 같아, 더 차분해지고 여유있어 졌네' 라고. 이에 토니는 '이게 원래의 나였어' 라고 말한다. 변호사라는 자신의 직업에 다시 열중하고 차분해진 그녀는, 그것이 자신의 원래 모습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전(前)남편 조르주에게 말한다. '나는 잘못된 게 없어, 당신도 잘못된 게 없고. 그런데 우리 둘이 함께 하니까 잘못된거야' 라고. 이들은 헤어지고 나서도 연인같은 관계를 유지하다가 피눈물 나게 싸우기를 반복한다. 


크- '앤 타일러'의 [아마추어 메리지]가 생각나는 부분이 아닌가!




정말이지 폴린은 좋은 사람이었다. 그건 마이클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둘이 함께 사는 게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230쪽












스물여섯살 때였나. 어쨌든 아주 오래전에. 헤어진 연인을 오랜만에 만나 함께 갈비살을 먹었던 적이 있다. 갈비살을 앞에 두고 서로의 술잔을 채우면서 얘기를 하다보니, '아, 내가 이래서 이 남자를 사랑했었지' 하는 생각이 절로 떠올랐더랬다. 그 후에 또 만나서 다시 사귀게 됐다거나 했던 건 아니지만, 내가 사랑했던 면을 또 볼 수 있었던 거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에서 사랑한 기억을 지워도 다시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것처럼, 우리가 누군가에게 끌린다면 시간이 지나도 또 끌릴 수 있다는 거다. 그래서 이 영화 [몽 루아]의 마지막이 설득력 있다. 시간이 지나 다시 보게 된 전남편의 옆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그녀 역시 내가 오래전에 했던 그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아, 이래서 내가 그를 사랑했었지, 라고. 어떤 사랑은 그런 생각만하고 바스라지지만, 어떤 사랑은 그래서 다시 불타오르기도 할 것이다.




크- 인생..이라고 까지 하면 거창하고, 사랑과 연애의 단맛과 쓴맛을 모두 보여주는 정말 좋은 영화였다. 조르주가 달콤하고 다정했던 장면이 너무 좋아서 -그러니까 서로의 연락처를 모르고 헤어질 때 '내 핸드폰 줄까?' 묻고는 '마음대로 해'라는 대답에 휙, 자신의 핸드폰을 던지던 장면부터 시작해서!!-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된다면 달콤했던 장면까지만 보고 일어나고 싶어졌다. 그 뒤는 보고 싶지 않아. 달콤했던 부분들 만을 드러내어 언제까지고 반복해서 보고싶어졌다. 그러면 안되는걸까. 사랑과 연애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그렇게 달콤함만으로 연결되고 또 연결되면 안되는걸까. 오래오래 내내 다정하기만 하면 안되는걸까. 내가 좋은 사람이고 네가 좋은 사람이면 함께하는 것도 좋으면 되는거잖아. 그게 뭐가 그렇게 어려운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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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6-06-07 1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첫문장을 보고 토지의 용이가 떠올랐는데 오호 비할데없는 잡놈이었군요. 몽루아 꼭 보러가야겠습니다...
제가 사랑했던 사람중에 완벽하게 손재주가 좋고, 가무에 능하며, 단순하고 섹시했던 녀석이 있었는데 저랑 너무 달라서 미친듯이 좋았는데 약발이 딱 육개월 갔어요 ㅎㅎㅎㅎ 같이 할게 없는거예요. 더 나빴던게 할말도 없는거죠.... 그녀석은 말도 없지 혼자 그림 그리고 무대 만들고 나는 빨빨거리며 돌아다니고 술쳐먹고 음허허허... 아 그래도 아직도 모임가서 만나면 뒷목을 보면서 여전히 예쁘고 섹시하구나 경탄합니다... 좋아한다고해서 함께 잘지낼 수 있는건 역시 아닌거 같아요.. 음.

다락방 2016-06-07 15:37   좋아요 1 | URL
어떤 사람들은 사랑이 바뀔 때마다 그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고 마음을 다 주기도 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어느 한 명에게만 가장 큰 마음을 주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보다 적은 마음을 주는 것 같아요. 저는 후자의 사람이고, 그렇기 때문에 로렌스 애니웨이에서 로렌스가 그랬듯 언제든 도망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인 것 같달까요. 그래서 그런 로렌스가 너무 야속하면서 또 이해도 되고 그래요. 흑흑 ㅠㅠ

맞아요, 휘모리님. 좋아한다고 해서 함께 잘 지낼 수 있는 건 아니죠. 정말 그래요. 누군가와는 함께 지내기보다 그저 좋아하기만 하는 게 더 낫기도 한 것 같아요. 사실 사랑이란 게 이뤄지지 않을 때 가장 아름다운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단맛만 있는 게 아니라서..

아 댓글 그만 써야지 가슴이 막 후벼파지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