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대체 뭔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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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맛 - 몽테뉴와 함께하는 마흔 번의 철학 산책
앙투안 콩파뇽 지음, 장소미 옮김 / 책세상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1. 저자 '앙투안 콩파뇽'의 이름은 어쩐지 칼로리 높은 요리의 이름 같아 정겹다.
2. 그의 모든 말들에 다 동의하진 않을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몽테뉴의 《수상록》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3. 짧은 분량으로 한 꼭지가 구성되어져있고 책 자체도 얇아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쉽지 않은 독서였다. 오타와 멍청한 문장들이 매끄러운 독서를 방해한 것은 물론이다.
아래 인용문의 「」부분은 수상록의 인용문을 발췌한 것.
마키아벨리즘은 국가의 안정을 최고선으로 규정하고, 이를 위해 국익의 이름으로 거짓말을 하고 약속을 어기고 살인하는 것을 허용한다. 몽테뉴는 이 논리를 절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는 어떤 경우건 기만과 위선을 거부했으며, 관례를 무시한 채 있는 그대로의 꾸밈없는 모습을 드러내고 생각한 대로 말했다. 그 자신의 표현에 따르면 가려진 길보다는 드러난 길을 선호하고, 솔직함과 올바름을 중시했다. 그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으며, 국익을 위해 결코 개인의 윤리를 희생하려고 하지 않았다. p.13-14
「나는 지나치게 강압적인 자와는 연을 끊는다. 실제로 나는 자신의 경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의견을 낸 것을 후회하고 자신을 따르지 않으면 모욕으로 간주하는 어떤 자를 알고 있다.」 p.18
인디언들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구대륙의 신성 불가침한 왕권을 이해하지 못했다.
「둘째로 그들은 우리 중에 온갖 편의를 차고 넘치게 누리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나머지 반쪽은 허기와 가난으로 비쩍 말라붙은 몸으로 다른 쪽의 문전에서 구걸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고, 이 빈궁한 반쪽이 어떻게 이 지경의 부당함을 참아내고 있는지, 어떻게 나머지 다른 쪽의 멱살을 붙잡지 않고 그들의 집에 불을 놓지 않는지 괴이하게 여겼다.」p.28
몽테뉴는 《수상록》의 도입부부터 마지막까지 강조하게 될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 즉 성실성을 곧바로 전면에 내세운다. 성실성은 그가 자신에게서 인정하는 유일한 덕목이며, 그가 보기엔 모든 인간관계를 성립시키는 핵심적이고 필요 불가결한 기본 요소다. 성실성foi이라는 단어는 라틴어 피데서fides에서 유래한 말로, 피데스에는 성실성뿐 아니라 신의, 즉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도 있다. 약속을 지키는 것은 모든 신뢰의 기초다. 믿음, 충실성, 신뢰, 그리고 비밀 고백, 이 모든 것은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 상대와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지키는 것. p.57
「이 두 가지 교제(사랑과 우정)는 우발적이고 타인 의존적이다. 하나는 드물어서 곤란하고, 다른 하나는 나이와 더불어 시들어버린다. 따라서 이 두 가지는 나의 필요를 충분히 채워주지 못한다. 세 번째는 바로 책과의 친교인데, 이것이 가장 확실하고 우리와 가깝다. 앞의 두 가지가 가진 장점을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책은 꾸준히 그리고 손쉽게 누릴 수 있다는 그것만의 장점이 있다.」p.116-117
「책은 나와 전 여정을 함께하며 어디서나 나를 돕는다. 나의 노화와 고독을 위로하고, 권태로운 무위의 짐을 덜어주고, 성가신 친구들을 언제라도 떼어내주고, 극단적이거나 치명적이지만 않다면 고통의 날카로움을 무디게 해준다. 괴로운 생각에서 벗어나려면 책을 집어들기만 하면 된다. 책은 이내 나의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고 고통을 덜어준다. 또한 내가 보다 실제적이고 생생하고 자연스러운 다른 편익이 없을 때에만 찾더라도 이를 전혀 문제 삼지 않고, 언제나 똑같은 얼굴로 나를 맞아준다.」p.118
「우리는 죽을 것을 걱정하느라 제대로 살지 못하고, 살 것을 걱정하느라 제대로 죽지 못한다. 하나는 우리를 권태롭게 하고, 다른 하나는 우리를 두려움에 몰아넣는다. 우리가 준비하는 것은 죽음에 맞서는 것이 앙니다. 죽음은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런 해악도 영향도 끼치지 못하는 15분간의 고통에는 특별한 교육이 필요치 않다. 사실을 말하자면 우리는 죽음을 맞을 준비를 준비하는 것이다. (‥·)내 견해로는 죽음이 끝이긴 하나 그럼에도 목표는 아니다. 인생의 끝이요 극단이나, 목적은 아닌 것이다. 인생은 그 자체로 목적이고 목표여야 한다.」p.139-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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