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쨈을 만드는 사내(!)를 알고 지내고 있다.(읭?) 그러니까, 딸기쨈을 만드는 사내는 와플을 굽는 남자와는 다르다. 와플을 굽는 남자는 어쩐지 음, 여리여리할 것 같고, 길고 가늘고 섬세할 것 같고, 음, 어쩌면 채소를 더 사랑할 것 같은 이미지지만, 딸기쨈을 만든다면, 어쩐지 벌목꾼처럼, 강할것 같은(응?) 이미지가 아닌가. 하하하하하. 무려 딸기쨈이라니, 하하하하하, 상상하니까 너무 웃겨서, 하하하하하, 밥 먹다가도 피식- 웃었다. 아, 맞다. 밥 먹다가 영감이 떠올랐다. 시 쓸거다. 제목은 가혹한 운명..
아, 여튼 다시 딸기쨈을 만드는 사내 얘기로 돌아가서, 오늘, 그 사내로부터, 그 사내가 직접 만든 딸기쨈을 선물 받았다. 흣.
시집 한 권과 함께 도착한 딸기쨈. 나는 받자마자 딸기쨈의 뚜껑을 열고, 그래, 저거 내 새끼손가락이다, 딸기쨈을 푹- 찍어, 입에 넣고 쪽- 소리가 나게 빨았다. 맛있었다. 집에 갈 때 식빵 사가야징. ㅋㅋㅋㅋㅋ
시집은 대충 훑어봤는데 딱히 마음에 드는 시가 있는 건 아니어서, 집에 가서 다시 천천히 읽어봐야지, 하고 있는데, 이 시 하나는 눈에 띄었다.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살며 풀어놓았던 말
연기라
거두어들이는가
입가 쪼글쪼글한
주름의 힘으로
눈 지그시 감고
영혼에 뜸을 뜨고 있는
노파에게
거기는 금연구역이라고
모름지기 사내란 딸기쨈을 만들줄 알아야 하는거 아닌가. 움화화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