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권진욱 옮김 / 한문화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나는 고집 센 여자. 어느정도 수긍이 가는 조언들이지만, 당신말을 듣지는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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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4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4 1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11-03-04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정말 다락방 님 다운 40자 평이에요.

다락방 2011-03-04 13:40   좋아요 0 | URL
치니님, 무슨 책이든 또 영화든 다 개인적인 성향과 맞물려서 좋다 안좋다가 결정되잖아요. 전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가 싫었는데 자꾸만 자신을 마주대하는 명상을 하는 부분이 영 거슬렸거든요. 자꾸 내면의 나와 대화를 하려고 시도하고 자신을 벗어나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거 말이죠.
이 책속의 작가도 명상을 하고 선을 추구하는 사람이고 그런데 툭하면 '카타기리 선사는 이렇게 말했다' 라고 하면서 그의 조언을 수시로 들이대는 거에요. 물론 틀린말 하나도 없고 수긍되는 말인데 확 짜증이 나더라구요. 카타기리 선사가 어쩌고 카타기리 선사가 저쩌고..
그리고 이 부분도 거슬렸어요.

가끔 작가들 중에서 술에 의지해 생활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나는 과연 그들이 작가이기 대문에 술을 마시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마땅히 글을 써야 하는 순간에 글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또는 글 쓰는 데 문제가 생길 때 더 많은 술을 마셨기 때문에 알코올 중독자가 된 것이 아닐까? 결국 그것도 문제와 정면으로 맞서지 않으려는 일종의 회피이고 게으름인 것이다. (p.81)

뭐랄까, 너무 함부로 말하는 것 같은 느낌 같은게 있어서 별로 그녀의 말들을 듣고 싶지 않아졌어요.

Arch 2011-03-04 13:59   좋아요 0 | URL
나도 막 함부로 말할 때가 있었어요, 아니 있어요. 결함이 하나도 없는 사람처럼.

다락방 2011-03-04 14:10   좋아요 0 | URL
가진게 많고 능력이 있고 다른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명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 대해 말할 때 더 조심해야 되지 않나 싶거든요, 전. 그런데 작가는 알콜중독인 작가들에 대해 자기기준으로만 판단해서 말해서 전 그게 괘씸했어요.

Arch 2011-03-04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주위엔 작가는 아니지만 알콜중독 증상이 있는 사람들이 있어요. 전 그들에게 몸이 부대낄 정도로 힘든데 왜 술을 먹냐고 잔소리하며 의지박약이라며 못박았어요. 물론 전 명성도 없고, 제 말의 영향력이 그리 크진 않지만 술 때문에 제게 모진 소리를 들었던 이들에게 참 미안해지네요.

다락방 2011-03-04 15:12   좋아요 0 | URL
아치. 나도 알콜중독인 사람 혹은 도박중독 섹스중독 게으름중독 약물중독 등등, 그런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면 잔소리 했을거에요. 달래보기도 하고 소리지르기도 하고 그랬겠죠. 그들을 거기서 빠져나오게 하고 싶었을거에요. 내가 말하고자 하는건 그런게 아니에요.
이 책의 작가는 매일매일 글을 쓰는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 또 글쓰기 강의도 하는, 이릍테면 '모범적인' 작가에요. 그런데 자기처럼 매일 글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또 술을 마시고 알콜중독이라고 해서 그것을 '회피와 게으름'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거에요, 제말은.
저도 술을 마셔요. 어떤날은 많이 마시죠.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아서 마실때도 있고 친구와 수다 떨고 싶어서 마실때도 있어요. 안주 먹고 싶어서 마실때도 있고 취하고 싶어서 마실때도 있어요. 내가 술을 마시는 이유는 단지 '직장생활이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 이라는 건 아니라는거죠. 마찬가지로 알콜중독인 작가들이 알콜중독까지 간 데에는 나름의 사정이 있었을거라는 거에요. 그게 잘했다는게 아니라, 그들은 알콜중독에 이를 수 밖에 없는 고통을 가지고 있을수도 있다는거죠. 술을 끊지 못할 어떤 아픔이라든가 하는것들요. 그들이 단순히 '글이 써지지 않기 때문에' 알콜중독이 되어서 '게으른 자'들이라고 손가락질 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전.

Arch 2011-03-04 16:56   좋아요 0 | URL
나 멍충인가봐요

다락방 2011-03-04 16:59   좋아요 0 | URL
아니아니, 아치!! 왜 갑자기 여기서 멍충이가 나와요! 바보.

Arch 2011-03-04 17:06   좋아요 0 | URL
이러네 저러네 말을 하려다 말았어요. 문맥도 파악 못하니 멍충이 맞죠.

나는 바다의 보신탕! 이거 전에도 했죠~ 사람이 신선하지가 않아요~

다락방 2011-03-04 17:07   좋아요 0 | URL
바다의 보배보단 낫네요. ㅎㅎㅎㅎㅎ

치니 2011-03-04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딴소리긴 한데, 나 전에 영국 가는 비행기에서 하도 심심해서 <먹고,기도하고,사랑하라> 보다가 20분 만에 도저히 못 참고 꺼버렸어요. 으악, 뭐 그런 영화가 히트가 되고 그런대요. 책은 어땠나 모르겠지만, 암튼 저도 그중에 가장 못 참겠던게 인도인가 어디 가서 막 더러운 데서 참아가며 명상하고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어쩌고 그런 과정. 명상이 나쁘다는 게 절대 아니지만, 그 보여주는 방식은 너무 얇아서 어이가 없었던 기억이 나요.

다락방 2011-03-06 17:29   좋아요 0 | URL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보고싶은 것만 보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 영화에서(그리고 저는 책에서) 제가 보고 싶은 그 어떤것도 저는 찾을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책의 초반, 작가가 여행을 하고 싶은데 돈이 한푼도 없어서 고민하는데 출판사에서 비용을 다 대줄테니 여행다녀와라 그리고 우리 출판사에서 책내자 라고 하는 부분에서부터 뭐랄까 좀 음 저랑 안맞는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뭐 더 쓰면 저만 더 구질구질하고요.
명상은 물론 나쁜게 아니죠. 자기를 들여다보는 행위는 어떤 이들에겐 꽤 중요한 의미를 준다는 것도 전 알아요. 그리고 그 행위는 또 필요하기도 하구요.그런데 저는 허구헌날 자기를 들여다보기'만'하는 사람들을 도무지 신뢰할 수 없거든요. 자기를 들여다보면 그 후에 조금 더 나은 자기가 되어야 하는데 별로 그런것 같지도 않아서요. 뭐, 이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취향탓이 클거에요.

Arch 2011-03-04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에 한겨레 '환등상자'에 나온 영화를 추천하고 싶어요. 치니님도 있으니까 같이! <파수꾼>이라고 소년들의 성장담 얘기래요.

전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이탈리어 배우는 부분이 참 맘에 들었어요.

치니 2011-03-04 17:20   좋아요 0 | URL
오오오, 나 이미 이 영화 찜해두었어요! 아들이랑 같이 보면 얼매나 좋을까나, 그 생각도 했구. 말 나온 김에 담주에 꼭 봐야겠다.

Arch 2011-03-04 17:29   좋아요 0 | URL
아, 짜릿해라^^ 예전에 봤던 영화도 좀 추천해주세요.

다락방 2011-03-06 17:32   좋아요 0 | URL
아 이건 실로 바람직한 현상이군요. ㅎㅎㅎㅎㅎ 좋은 영화를 추천하고 추천받는 이 아름다운 대화라니! ㅎㅎㅎㅎㅎ
가만있자, 아치에겐 어떤 영화를 추천하는게 좋을까.....음......워낙 나와 취향이 달라놔서......음...... 아, '더스틴 호프만'과 '엠마 톰슨' 주연의 [하비의 마지막 로맨스]는 어때요, 아치님? 나는 그 영화 꽤 괜찮았거든요!!

Arch 2011-03-07 13:39   좋아요 0 | URL
다락방이 연말에 추천한 영화는 다 메모해놨어요. 그 영화도 괜찮을 것 같은데 제목이 걸려요. '뉴욕의 가을' 같은 느낌도 나고.

다락방은 홍상수 감독을 좋아하나요? 주말에 '옥희의 영화'와 '하하하'를 봤는데 내가 생각하고 써보고 싶다고 했던게 그 속에 다 들어있는거에요. 사랑한다고 입에 달고 다니지만 정작 그들은 사랑을 모른다던가, 섹스는 비릿하다거나(갑자기 다락방의 비릿한 남자론이 생각났어요!), 사실 말로 전할 수 있는 진심이란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 등등. 게다가 김상경이 윤여정한테 종아리 맞는 장면은, 저 정말 오랜만에 빵 터졌어요!

다락방 2011-03-07 16:46   좋아요 0 | URL
홍상수 감독의 영화라면 [생활의 발견]과 [옥희의 영화]를 보았어요. 그런데 이 감독을 좋아합니다! 라고 말할만큼의 매력을 제가 느끼지는 못했어요. 사실 저는 '감독 취향'이랄것이 딱히 없어요. '가수 취향'도 마찬가지고 말입니다. 제가 '감독'을 보고 무조건 영화를 보는건 세상에 '구스 반 산트'가 유일합니다. 하하핫.
생활의 발견과 옥희의 영화를 보면서 제가 찾은 공통점이라곤, 소주 마시다가 키스 하는 남녀 정도에요. 어찌나 현실적인지. 우리가 하고 있는 키스의 어느정도는 소주 마시다가 벌어지지 않습니까. 그 상대와 처음 하는거든 혹은 몇번째 하는거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는 언제고 챙겨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아치가 말하는 '생각하고 써보고 싶다고 했던게' 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아요. 아치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고 그걸 느꼈군요. 나는 줌파 라히리를 보고 그걸 느꼈어요. 저는 줌파 라히리의 글을 읽으면서 '내가 쓰고자 했던 모든 것'을 그녀가 써준것 같았어요.

건조기후 2011-03-04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은 안 읽었지만 예전에 <사람풍경>을 읽고 그런 기분이었어요.
너무 그렇게 단정짓지 말라고 당신 말이 다 맞는 건 아니라고 웅얼거리면서 봤었던.
40자평 정말 마음에 들어요 ㅋㅋㅋ 책이랑 상관없이 문장 그 자체로.ㅎ

근데 그러고보니 아래 김형경 소설이 있었어요 참.
에세이 말고 소설은 좋은가요? 제 친구는 김형경 소설을 읽고 엄청 울었다던데. (제목은 잊어버렸어요)
다락방님 페이퍼의 저 구절은 저도 참 좋아요. 사계절... 멋져요.

다락방 2011-03-06 17:34   좋아요 0 | URL
아, 건조기후님. 저랑 같은 스타일인가봐요! ㅎㅎㅎ 저도 사람풍경 보면서 뭐랄까 마음에 들지 않았던게 왜 이렇게 허구헌날 분석하고 치료하고 하려고 하는걸까 싶더라구요. 이렇게 사는게 더 피곤하지 않을까 하면서 말이지요. ㅎㅎㅎㅎ 그러니 이 40자평을 마음에 들어하는 건조기후님이 저는 또 마음에 듭니다.

김형경의 소설을 저는 좀 읽은편인데요, 그녀의 소설을 읽으면 와, 이 작가는 정말 노력하는 작가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이런건 자료수집이라든가 경험이라든가 어떤 노력없이 나올 수 없는 작품이겠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요.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해서 그녀의 책이 '재미있다'거나 '좋아한다'라고 말해지지는 않더라구요. 전 그랬어요.

사계절..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