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좌안의 피아노 공방
사드 카하트 지음, 정영목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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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정이 천천히 전개되는 것을 즐겼다. 가게에서 피아노에 관해 대화를 나누는 것 이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묵약 같은 게 있었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가끔 나오기는 했지만, 뤼크와 나는 서로의 사생활에 관해서는 거의 묻지 않았다. 이것은 관심 부족이라기보다는 존중으로 이해되었다. 새로운 관계에서 급하게 많은 사실을 토해내고 금세 친밀성을 기대하는 데 익숙한 미국인이라면 놀랄 수도 있는 방식이었다. 어쨌든 그 공방에서는 움직이는 속도가 달랐으며, 나는 여러 가지에 충분한 시간을 주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1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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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10-12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배우고 싶어요. ^^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일까요.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내 모든 것을 다 캐내려고 하는 사람들은 왕부담 -_-;;;;;;;;;

다락방 2010-10-12 12:40   좋아요 0 | URL
그건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는 아닌 것 같아요.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내 모든것을 다 캐내려고 하는건 정말 부담되죠. 대체 왜...
그렇지만 반대로 저도 아주 빠른 시간내에 상대에 대해 알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지금도 그렇기도 하구요. 엄청나게 관심이 가고 엄청나게 호감이 가는 사람, 그런 사람에 대해서는 자꾸만 알아가는 속도를 빨리 하고 싶어지는 거에요. 그래서 충분한 시간을 주는 법을 배우고 싶어요. 내가 빨리 너에 대해 좀 더 말해달라고 하는 것이 상대에게는 부담일 수 있을테니까요.
:)

치니 2010-10-12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길 지도 모르겠는데,
저는 영어권 문화에서 다른 건 몰라도 처음 만난 사람에게 나이와 종교, 직업을 묻는 것이 결례라는 것, 이거 하나는 마음에 들어요. (머 요즘은 영어권에서도 안 그런 사람들이 많기는 하지만. ^-^;)
무턱대고 나이 확인부터 한 뒤에 말을 놓겠다, 놓아라 식으로 장유유서 정립부터 하는 우리 문화가 좀 거북해요.
(이 역시 안 그런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요)
특정 종교인이라면 그에 대한 편견부터 깔고 시작하는 대화, 직업을 확인한 뒤 선입관을 가지고 시작하는 대화는 재미 없어요.

이 책, 재미있겠는데요? :)

다락방 2010-10-13 11:04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치니님도 정말 좋아하실 것 같아요. 무엇보다 치니님은 음악을 사랑하시니까!! 이 책에는 피아노를 사랑하고 피아노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나오거든요. 안그래도 이 책, 치니님이 엄청 좋아하실것 같아서 어제 들고나갈까 생각했는데, 그러기엔 제가 이 책을 너무 좋아해서 ㅎㅎ 제가 갖고 싶어서 안들고 나갔어요. ㅋㅋㅋㅋㅋ

편견과 선입관은 깨부셔 버려야 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있지만, 편견이거나 혹은 선입관인지도 모르는채로 우리 무의식에 너무나 많이 박혀있는 것 같아요. 제 편견이 하나씩 드러날때마다 저는 놀라곤해요. 아, 또 편견이 있었어, 하고. 아마 수백가지겠죠.

저는 나이 어리다는걸 알기 때문에 말 놓을게, 라고 하면서 말 놓는게 너무 싫어요. 미쳐버릴 정도로 싫어요. 저는 언젠가 제 홈피의 그 뭐더라 [백의그림자] 리뷰에서도 밝혔지만, 가장 이상적인 관계는 반말과 존대말을 섞어써도 이상하지 않은 관계, 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사람을 사랑하고, 그런 사람과 사랑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