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이 캐나다로 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갑자기 미래라는 게 두려워졌다. 무엇인가가 내 곁을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이 그때 처음 들었다.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삼촌이 사라진 다음 내 곁에 있던 것들이 하나둘 없어지기 시작했다.(에스키모, 여기가 끝이야 p.93)

 

불현듯이 깨달았다. 누군가 떠나는 모습을 보는게 싫다면, 누군가 떠난다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다면,  

내가 떠나버리면 된다는 것을. 내가 머무르지 않고 떠나면 그런 말은 더이상 듣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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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2010-04-18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모습을 보는게 너무 무서워서
늘, 모질게, 자주 먼저 일어나버렸죠
그치만 내 뒷모습은 누군가 봐주길 바랬어요
맞아요 그랬던 것 같아요
천천히, 오래오래, 끝까지 봐주었으면...
맞아요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말이죠
난 먼 훗날에는 정말 죽었다 깨어나도 절대 오지도 않을 것 같은 그런 날에는
그렇게 천천히, 오래오래
지켜봐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해요...

다락방 2010-04-18 09:13   좋아요 0 | URL
한자리에 오래 있는게, 머물러 있는게, 변함없이 여기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요즘은 생각하게 되요.
지긋지긋하고 지겨워서 모든 걸 다 그만둬버리고 싶어요.
일도, 온라인에서의 나도, 혼자 이것저것 생각에 생각을 하게 만드는 몹쓸 감정들도,
다 그만 둬버리고 싶어요.

며칠전에 친구가 미국에 가자고 했는데,
대체 왜 가지 못하는가,
머릿속에서 내내 미국이 지워지질 않아요.
그냥 가버릴까, 다 그만 둬버리고, 다 끊고 가버릴까, 하면서요.

지긋지긋해요. 지겹고 재미없어요, 니나님.

2010-04-18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8 1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8 1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8 14: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8 1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8 2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나 2010-04-18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보. 메롱. 푸하하.

다락방 2010-04-18 21:37   좋아요 0 | URL
집에 돌아왔군요!! ㅎㅎ

무스탕 2010-04-18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iss' 라는 만화책 보셨어요? 8살 많은 피아노 (남)교사를 좋아하는 여학생(고)이 (나중엔 둘이 서로 좋아해요♡) 선생님이 미국으로 (일때문에) 떠나면서 '기다릴래?' 묻죠. 그러니까 여자애는 '선생님이 미국가서 기다려요. 내년에 졸업하고 갈테니까요!' 라고 한 술 더 뜨지요.
얼마나 멋져요!!

위의 댓글도 상관 없는 말들이지만, 더 상관 없는 이야기는, 이 피아노 선생님이 한동안 제 짝사랑의 대상이었죠 ^///^

다락방 2010-04-19 13:18   좋아요 0 | URL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 중의 하나가 만화책 제목이에요. 키스라고 하시니 본 기억이 없는데 줄거리를 말씀하시니 어쩐지 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해서 일전에 한 만화를 빌려봤는데, 보다 보니 제가 본 책인 경우가 허다했어요. 하핫.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숱한것들중 만화책의 제목은 아마도 상위권을 차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 무스탕님.
차라리 만화속의 주인공을 짝사랑하고 싶은 봄날입니다.

전 뭐 근데, 미국에 가도 기다려줄 사람도 없고
여기에 있어도 기다려줄 사람도 없어요.
하핫 ;;

카스피 2010-04-19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펭귄그림을 보니 갑자기 케이블 만화방송에서 하는 마다카스타의 펭귄이 생각나네요^^ 좀 비슷한것 같군요.

다락방 2010-04-19 17:50   좋아요 0 | URL
전 그걸 안봐서 잘 모르겠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