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그인 2008-11-11  

새벽 세 시, 를 읽고 있어요. 그러다 급기야 제 정신적 지주에게 거의 일 년 만에 이메일을 써버렸습니다. 항상 그가 메일 보내면 한 달 있다 답장하고, 그가 편지나 뭔가 보내면 몇 년이 지나도 다 안읽고--저도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러나 항상 늦게 뜯어보고 열어보는 통에 아, 이 때 이 사람이 이랬구나, 난 왜 이제야 알았나' 하는 감정의 피드백이 시차를 두고 벌어져요. 어쨌든 그런 이에게 메일을 보냈고, 그가 잠시 있다 다시 쓸게, 하는 말에 그녀처럼 `그래그래, 기다리마' 하고 메일을 곧바로 보냈어요. 아마 많이 혼란스러워 할 겁니다. 갑자기 얘가 왜 이러나? 하면서. 하지만 저도 모르겠어요. 연애가 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아이까지 있는 이 마당에 연애라니요! 괴상망측한 사건을 벌이지 않으려면 뭔가 해야할 듯 한데 그것도 모르겠어요. 결국은, `아는 게 뭐냐'하고 생각하는 한낮이에요.

 

아참, 새벽 세 시, 너무 좋아서 아껴 읽고 있어요. 추천 정말 고마워요. 다락방 님이 아니었다면 이런 게 있었는지도 모르고 지나갔을 거 아니에요! 후훗

 
 
다락방 2008-11-12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Jude님에겐 너무 말랑한 소설이 아닐까 좀 걱정했더랬는데 다행이어요. 재미있게 읽고 계시다니. 무척 다행이어요. 훗. 그리고 고백하자면,

그 책을 읽고 저도 '후버까페만남'을 가졌더랬어요. 하하. 의도했던바는 아니었으나 누군가와 메일을 주고받게 되어버렸고, 그 빈도가 점점 더 잦아졌고, 그래서 저는 그에게 새벽 세시처럼 후버까페급만남을 갖자, 고 하였으며 그는 니가 말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일단 그 책을 좀 읽어볼게, 라고 한 뒤 그 사건을 벌였지요. 핫.

그 책을 4월달에 읽었는데요(그 유치한 띠지가 인쇄되어 나오기도 훨씬 전이었어요!)헤어나오질 못하고 6월달에 후버까페사건을 벌인거예요. 잊지 못할 책, 잊지 못할 사건이랄까요. 그 상대에게도 잊지 못할 책이 되었다고 하니 더 바랄게 없을 밖에요.

그리고 궁금해요.
다 읽고 난 후 책장을 덮고나서 Jude님이 느끼게 될 감정은 무엇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