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엔 지하철에서 제7장 <유럽연합의 헤드스카프 논쟁> 에 대해 읽기 시작했다. 호주와 영국에 이어 유럽연합까지 계속 베일 얘기다.
유럽에서 소수 이민자 집단의 문화적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다문화주의 정책이 여성의 권리와 충돌하는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라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수전 몰러 오킨(Susan Moller Okin)은 [다문화주의는 여성에게 해로운가?(Is Multiculturalism bad for Women?)] 라는 글에서 소수 문화 집단을 보호하는 다문화주의 정책이 과연 공동체 일원인 여성의 이익과 반드시 일치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다문화주의와 페미니즘이 갈등 관계에 놓일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p.234
이 책을 통해 각 저자들이 다루는 소재는 각기 다르지만 그러나 그들 모두 다문화주의와 페미니즘이 반목하는 혹은 맞물리는 것에 대해 썼다는 것은 공통적인데, 7장에도 인용된 '수전 몰러 오킨'이 그분야에서 아마도 선구자가 아닌가 싶었다. 이 책 읽다보면 반복해 마주할 수 있는 이름인 것이다. 다들 어떤 소재를 다루든 수전 몰러 오킨을 소환해. 그렇다면 수전 몰러 오킨을 읽어봐야겠구나, 수전 몰러 오킨을 읽어보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혹은 더 깊이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버린 거다.
그래서 오늘 아침 알라딘에 수전 몰러 오킨을 검색했는데 검색결과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흐음. 그렇다면 영어 이름으로 검색해볼까, 그런데 정확한 철자를 알아야겠지, 나는 책을 다시 펼치기 싫어서 위키피디아나 볼까 하는 마음에 구글에 수전 몰러 오킨을 넣었는데, 오, 내가 가장 먼저 보게된 건 수전 몰러 오킨의 약력이 아니라 <번역되지 않는 여성 학자들> 이란 제목이었다. 어? 그렇다면 아직 번역되지 않은게 맞구먼, 그런데 무슨 글이지, 하고 그 글을 클릭해보았다.
번역되지 않는 여성 학자들-미주 한국일보
2018년이 글이고, 이 글에 등장한 여성학자들 중 캐럴 페이트먼(우리 함께 읽었던 여자들의 무질서!!)과 제인 베넷의 책은 번역된 것들이 있다. 그러나 다른 여성학자들에 대해서는 이름도 처음 들어본다. 흠, 수전 몰러 오킨은 번역되지 않은게 맞구먼. 수전 몰러 오킨 언제 번역될까요. 누군가 어디서 번역중인가요? 나올 예정인가요? 그리고 위 칼럼에 언급된 여성학자들 다들 번역 출간 좀 해주십쇼. 아무튼 내가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