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리뷰를 두 개나 썼기 땜시롱 페이퍼 쓰기를 자제해야 겠지만, 어제(아니, 오늘 새벽이구먼) 내가 이상한 꿈을 꾸었기 때문에 쓰지 않을 수가 없다.


꿈에 그와 나는 만났다가 헤어지고 있었다. 우리는 아마도 한 동네에 살고 있었던 것 같은데, 횡단보도를 건너 자신의 집을 향해 가는 그에게 나는 손을 흔들고 있었다. (조심히 건너, 내게 당부하던 입모양까지..) 그렇게 멀어져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뒷모습도 좋아...이러면서 그의 모습이 사라지기까지 쳐다보다가 뒤를 돌아 나는 내 집으로 향했다. 얼마 걷지 않아 내 집이 나왔고 뭔가 약간 가게 같은 느낌의 내 집 앞에 있는 평상에 앉아 잠시 쉬고 있었다. 여기서 좀 쉬다가 들어가야겠다, 하고. 그런데 갑자기 내가 앉은 왼쪽 옆에 누가 와 앉는거다. 고개를 돌려보니 방금 헤어진 그였다. 앗 깜짝이야, 당신이 여기 왜있어? 왜 왔어? 무슨 일이야? 물었는데 그의 표정이 안좋다. 무슨 일이 있는 것 같다. 왜냐고 물으니 (아마도 엄마 때문에)힘들다고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울먹이는 거다. 아이고 이를 어째. 그렇게 토닥토닥 해주다가 이제 그가 가겠다고 일어섰다. 바래다줄까, 물으니 괜찮다고 혼자 가겠다고 하는데, 그가 울면서 가는 거다. 하아. 따라가야 할까, 저 사람 괜찮을까, 생각하는데, 그 때 내 오른쪽 옆에 앉아있던 그의 자아가 일어선다.

그렇다. 그의 자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의 자아가 맞다. 그의 자아가 내 옆에서 일어섰다. 그 자아는 그로부터 분리된, 형태를 갖춘 자아인 것.


그러니까 그와 똑같이 생겼고, 그냥 그인데, 그렇다고 쌍둥이거나 이런 거 아니고 그로부터 분리된 자아인거다. 꿈 속에서 나는 내 오른쪽에 앉아있던 그를 그의 분리된 자아로 확연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나를 만나든 헤어지든 그의 분리된 자아를 항상 내 옆에 두고 있었던 거다. 그런 그의 자아가 벌떡 일어나더니 나를 보며 '내가 갔다올까?' 묻는다. 나는 그게 좋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보다 네가 낫겠다, 하고. 지금 그 사람 힘든 것 같은데 분리된 자아가 그에게로 가 슝- 합체해주면(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의 Rev-9처럼) 그가 좀 더 힘이 생기겠다 싶었던 것. 그래서 나는 그에게 다녀와, 했고, 그(분리된 자아)는 그(원래의 그)와 합체하러 갔다. 아마도 그가 기운을 차리면 다시 분리되어 내게 오겠지, 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렇게 나는 그의 자아를 그 자아의 주인에게 보내놓고 내 집으로 들어왔다가 깼는데, 깨고나서 이 꿈의 의미를 생각하다가, 이것은 흡사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같다.... 라고 생각했다. 그림자 사나이 같은 뭐 그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무튼 이 꿈 꾸고 나서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인가, 생각했고, 다니엘 글라타우어 소설의 이 부분이 생각났다,

까지 썼다가 인용문 가져오려니 너무 노골적인 것 같아 생략하겠다. 내가 아무리 뻔뻔하기로 이렇게 노골적인 문장을 가져올 순 없지. 생략한다.



다만 어떤 책인지는 올려두어도 되겠지. 후훗.
















어떤 문장인지 찾아보는 건 여러분의 몫........... =3=3=3=3=3=3=3=3=3=3=3=3=3=3=3=3




어제 출근길에 파리바게트에 들렀다. 너무너무 빵을 먹고 싶었으므로.

아침 일찍이라 선택할 수 있는 빵은 얼마 없었는데, 어쨌든 그렇게 사고 티멤버십 할인 받고, 해피포인트 적립하고, 카카오페이로 결제를 했는데, 직원분이 본인 인식 큐알코드를 대달라고 리더기를 가리킨다. 앗, 나 이거 알아. 어제 네이버 들어가서 다운 받아놨지. 후훗. 이라고 생각하면서 리더기에 내 얼굴 갖다 들이민 거는.. 왜때문일까.

리더기의 화면에 내 얼굴이 보이고 있었다. 뭔가 빛과 선이 깜짝이는데 삑- 이라든가 찰칵- 같은 소리가 나지 않아서 왜 안읽히나, 난처했던 나는


"이거 어째야 하는거죠?"


직원분께 물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분은


"손님, 큐알 코드요. 큐알 코드 대주세요."


하시는게 아닌가. 앗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큐알코드라고 들어놓고 대체 왜 얼굴을 갖다 들이밀었던거지? 오 마이 갓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부랴부랴 폰에서 큐알코드 찾아서 인증하고 빵집을 나서는데 너무 쪽팔려서 웃음이 터질라고 하는거다.  하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쪽팔려. 다시 생각해도 쪽팔려. 회사와서 얘기했더니 한 동료는 이제 자기 아는척 하지 말라고 했다. 부끄럽기 짝이없다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이 부끄러움, 이 쪽팔림을 사라지게 하기 위해 오늘 또다시 빵집에 들렀다!(응?) 그래서 또 빵을 샀고, 이번엔 제대로 큐알코드를 인증했다. 나이쓰~~



이제 빵먹어야지. 눈누난나~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0-09-02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QR코드 대신 얼굴을.... 역시 다락방님은 시대를 앞서가시는겁니다. 우리 인류가 얼굴에 qr코드를 새길 날이 얼마남지 않았어요. ^^

다락방 2020-09-02 14:1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지난번에 거리를 걷다가 한 까페에서 체온측정을 기계로 하는 걸 봤거든요. 그냥 그 앞에 서있으면 체온 측정이 되는것 같더라고요. 저도 빵집에서 순간 얼굴 들이밀어 체온 측정한다고 생각한것 같아요. 분명 큐알코드란 말 들었는데 얼굴을 들이밀다니....아놔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0-09-02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아가 여러개면 그 사람을 좀 이상하게(?) 보겠지만 이렇게 애인 옆에 두고 가는 자아는 좀 환영하고 싶네요.
저는 오늘 뚜레쥬르에 다녀왔지요. 큐알코드 안내도 있었지만 전 그냥 수기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9-02 15:59   좋아요 0 | URL
맞아요,단발머리님. 자기는 자기대로 행동하고 갈 길 가면서 자기의 분리된 자아 제 옆에 두고 가는거 좀 좋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낭만적이야. 인간에게 분리된 자아를 허하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오늘은 당당하게! 큐알코드를 뽝- 찍었습니다. 같은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는 차가운 도시여자입니다! 움화화화화화화화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