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의 사촌 프랜시스 골턴(Francis Galton)은 1883년 '우생학'(eugenics)이라는 용어를 만들고 우생학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골턴은 다윈과 맬서스의 사상을 결합하여 인종의 질적 저하를 막기 위해 '선택적 육종'을 하자고 주장했다. '적자'는 더 많이 낳아야 하고 '부적자'는 덜 낳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적합과 부적합은 영국 중산층의 가치기준으로 판정되었다. 골턴의 관심은 사람들의 유전적 자질에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사회연구에서 통계를 장려했으며 유전적 자질을 측정하는 등급체계도 도입했다. 우생학에 통계적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그는 자신의 이론에 '과학적' 정당성을 부여했다. 수학적 과정과 통계야말로 과학적 객관성의 증거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골턴은 흑인들에게 지적인 면에서 백인들보다 두 단계 낮은 등급을 매겼다.

.

.

.

.

우생학자들의 목표는 사람들의 인종적 자질을 일람표로 만들어서 우수한 인종의 번식을 늘리고 열등한 인종의 번식은 줄이자는 것이었다. (p.309-310)



우생학, 그러니까 우수한 인종의 번식을 선택해서 늘리자라는 주장에 대한 글을 읽노라니, 오래전에 본 영화 《스피시즈》가 바로 떠올랐다.















지금 이렇게 링크 올리려고 보니 2,3편도 있네?

내 기억을 확실히 하고 쓰기 위해 1편을 다시 보려고 했더니 넷플릭스에도 없고 네이버에도 다운로드가 안된다. 하는수없이 오래전 기억에 의지해서 쓰자면,


그러니까 여기에는 외계종이 나온다. 처음에 어떻게 외계종이 이 지구의 연구실에 들어와있게 된건지 모르겠지만, 아니, 실험으로 만들어진건가, 어쨌든 소녀였다가 금세 자라서 성인여성이 된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성인여성이 된 외계종은 번식을 해야 하는거다. 연구실을 탈출해 번식하기 위한 짝을 찾는데, 워낙에 출중한 얼굴과 몸매라서 남자들이 들러붙고, 그녀도 번식을 원하니 성관계를 가지려고 하지만, 가까이에서 성인인간남자를 마주한 순간 외 외계생명체는 그와 관계를 갖지 않고 죽여버린다. 아, 모르겠다. 검색해서 줄거리 가져오자.





그러니까 '씰'이 그 외계 생명체 주인공이구나. 가져온 줄거리에는 '맘에 안드는 남자'를 살해하는 걸로 나오지만, 씰은 섹스를 하려고 생각한 상대 남자가 어떤 열등한 점을 가지고 있는지 바로 파악이 가능했다. 병을 가지고 있다든가 하면 그 남자와 섹스하기를 거부하는거다. 우수한 종을 찾아 섹스를 하려고 하는 것. (아, 다시 보고싶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나는 그런 생각을 했던 거다. 이걸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니까 내가 섹스를 하려고 한 이 남자가 치명적인 병(영화에서는 성병이었던 것 같다)을 가지고 있는건 아닌지, 폭력성을 가진건 아닌지, 그러니까 일종의 '열등한' 면에 대해 내가 섹스 전에 파악이 가능하다면 좋겠다, 했던것. 순전히 나 하나만 놓고 봤을 때 나는 그게 미리 파악이 가능한 씰이 부러웠던 거다. 그거 어떻게 알지, 뭐 보고 알지? 나도 알고 싶은데?



흑인들의 등급이 백인보다 낮다, 백인이 우수하니 백인을 더 태어나게 하고 열등한 인종을 덜 태어나게 하자,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또 실천에 옮기려는 사람들의 글을 읽으니 확실히 '와 이런 놈들을 봐라,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하면서, 스피시즈를 보고 씰을 부러워했던 내가 떠오른거다. 내가 원한 것도 그러나 결국은 우생학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같았던 게 아닌가? 내가 바란 것도 그거 아니었어?

결국 우생학 연구소도 생기고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은 나같은 사람들이 존재했으며 다수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나는 1880년에 태어났다면, 그 때를 살았다면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그나저나 스피시즈 다시 한번 보고싶은데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네..


스피시즈 생각이 났다고 하지만, 이 책은 읽는 내내 국내 예능 프로그램인 [정글의 법칙]이 떠오른다. 어쩔 수 없이 그렇다.


여튼, 464페이지까지 읽었다.





과학자들은 스스로에게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다른 어쩐 존재에게도 해서는 안된다. - P120

새로운 과학은 우리 자신이 자연의 일부임을, 우리가 육체를 가졌음을, 우리가 어머니 대지에 의존하고 있음을, 그리고 우리가 여성에게서 태어났고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 P121

우리의 감각은 지식의 원천일 뿐 아니라 무엇보다 모든 인간행복의 원천이다. - P121

현대인들-현대 남성들-을 위한 제 3의 공간은 여성, 엄밀히 말해서 여성의 육체이다. 여성의 육체는 대다수 남성의 욕망이 투사되는 스크린이다. - P240

오늘날 폭력과 욕망, 동경과 환상 간의 관련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가 포르노그래피이다. 포느로그래피는 남성들에게 여성의 육체에 대한 이미지 혹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조각조각 나뉜 육체의 선택된 일부를 보여준다. 그들의 욕망은 현실의 살아 있는 여성은 물론 아니고 한 사람의 여성 전부도 아닌 이 조각들에 집중되어 있다. 동시에 이들 이미지는 이 육체와 남성의 관계를 특징짓는 폭력을 반영한다. 폭력과 욕망을 들이미는 이러한 포르노그래피적인 시선이 수많은 상업광고, 쏟아지는 잡지와 비디오와 텔레비전, 영화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경제성장은 포르노그래피적 시선에 기댄 이러한 종류의 광고에 점점 더 의존하는 것 같다. 자연에 대한 동경과 마찬가지로 해체되고 벌거벗은 여성의 육체에 대한 이 열망 역시 전적으로 소비주의적인 것이다. - P242

유럽과 일본, 미국 남성들이 매춘관광에 끌리는 이유는 대체로 그들이 경험할 수 있는 남녀 간의 주종관계와 권력 때문인 듯하다. 심리학자 버티 라차(Betti Latza)는 태국에서 섹스관광을 즐기는 독일남성을 연구했다. 그녀는 남성들이 태국 ‘연인‘에게 자신의 숙소를 청소하게 하고 하루종일 밥을 차리게 하며 노예처럼 봉사하게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섹스는 둘째 문제이고 남성들이 진짜 즐기는 것은 이들 여성에 대한 절대권력이다. - P243

지중해의 해변을 찾는 유럽인 관광객들은 해변을 파괴한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언덕과 전원으로 달리는 자동차 운전자들은 바로 이런 풍경을 파괴하고 있으며, 그들이 오염 되지 않은 자연을 보기를 원했던 숲은 자동차 배기가스로 파괴된다. 태국에 섹스관광을 간 남자들은 그곳 여성들을 파괴하며 그들을 매춘부(prostitutes)로 만들고 AIDS에 감염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동경 이전에 파괴가 있었고, 낭만화 이전에 폭력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 P257

부족민 살해는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보들리에 으하면 1971년 수많은 독일인을 포함한 백인정착민들이 구아야키(Guayaki)전리품으로 집을 장식하려고 수많은 구아야키 인디언을 죽였다고 한다. 브라질과 꼴럼비아에서도 목축농장을 만들려는 백인들이 그 지대에 살던 원주민을 총과 독약, 다이너마이트를 동원하여 몰살했다고 전해진다.
대개의 경우 이 살인자들은 누구도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쁜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안했습니다"라고 한 살인자는 말한다. "정부에서 처벌하거나 보상을 요구하지 않으리란 걸 알았기 때문에 인디언들을 죽였어요." - P263

우리가 자연에게 저지른 일은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저지른 일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가부장적 폭력에 대한 역사적 경험이 있고, 이 경험에도 불구하고 생존지식을 지니고 있기에,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이 점을 덜 잊어버린다. 그리고 바로 여성-그리고 몇몇 남성-들이 생존기반의 파괴에 대항하는 싸움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관한 ㅐ롭고 현실적이며 대안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 - P281

재생산기술은 여성들이 그것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라, 자본과 과학이 그들의 성장과 진보의 모델을 유지하기 위해 여성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개발된 것이다. - P299

반다나: 삶에서 지키고 싶은 가장 중요한 세가지를 꼽으라면 무엇을 들겠습니까?

차문데이: 우리의 자유와 숲과 식량입니다. 이것이 없다면 우린 아무것도 아닙니다. 가난뱅이죠. 우리가 먹을 식량을 스스로 생산한다면 우리는 부자입니다. 우리는 사업가나 정부가 주는 일자리 필요없어요. 스스로 먹고살 수 있습니다. - P408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연 2020-06-22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64!

다락방 2020-06-22 11:41   좋아요 0 | URL
점심시간에 끝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비연님! 후훗

비연 2020-06-22 11:42   좋아요 0 | URL
😱

바람돌이 2020-06-22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북플에 이 책에 대한 리뷰 등등이 많이 올라오네요. 이러면 또 살코기 ㅂㅁㅂ보관함에 일단 넣어둡니다. ^^
그리고 우수한 종인지 미리 아는거 저는 싫어요. 마음과 조건이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훨씸 많으므로요. ㅎㅎ

다락방 2020-06-22 14:03   좋아요 0 | URL
아, [에코페미니즘]은 알라딘 내에서 몇몇 분들과 함께하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6월 해당도서입니다. 이거 읽으면서 글 쓰는게 함께 읽는 사람들의 미션이라서요, 6월 한달동안 그 멤버들의 글이 자주 올라올겁니다. 저를 포함해서요.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