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는 비밀 (2disc) [일반판]
주걸륜 감독, 계륜미 외 출연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점심식사를 하면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와, 밥 먹다가 젓가락질을 멈추기를 여러번이었다.


1. 오글거림

와, 이세상 오글거림이 아니다. 진짜 깜짝 놀랐다. 주인공은 고등학생들인데, '상륜'은 전학온 예고에서 '샤오위'라는 여고생과 처음 만나게 된다. 첫만남에서 상륜은 샤오위에게 반하는데, 음악실에서 네가 피아노로 쳤던 곡이 무어냐, 물으니, 샤오위는 까치발을 하고 상륜의 귀에 자신의 입을 가까이 가져다 대고


"비밀이야."


하는게 아닌가. 와...세상 오글거림. 아니 이런 오글거림이라니. 이런 오글거림은 도대체 뭐지. 아무리 고등학생들이라지만, 아니 고등학생들일수록 더더욱 이런 오글거리는 행동은 안하지 않나. 게다가 수시로 '날 잡으면 말해줄게' 하고 자기 잡으라고 뛰는 씬이 나온다. 오...마이....갓.... 세상 놀래버렸네. 2008년 개봉작인데, 가만있자, 2008년에 내가 몇살이었더라? 그때는 이런 오글거리는게 자연스러웠던가. 귓속말로 '비밀이야' 하고 도망가는거, 나는 그간 살면서 연애에서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건데, '날 잡으면 말해줄게' 하고 도망가는 거, 그것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데, 샤오위랑 상륜이 그거 너무 잘해서 깜놀. 어쩌면... 그래서 샤오위는 진정한 사랑을 받고 산것인가.. 나 잡아봐라 안해서 나는 연애가 항상 금세 끝났나.. 긴 연애는 나 잡아봐라 가 정답인가... 와, 까치발로 비밀이야 하는데 마라탕 먹고 있다가 중국당면 던질 뻔...




2. 피아노 연주

샤오위도 상륜도 피아노 전공하는 학생들이라 피아노 연주 장면이 많이 나온다. 특히나 전학생 상륜은 재학생인 피아노 전공자와 피아노 배틀 붙는데 너무 좋았다! 이 영화에서는 뭐니뭐니해도 다른 사람들이 늘 말해왔던 것처럼 피아노 배틀 장면이 명장면이 아닐까 싶다. 다시 열심히 밥을 먹다가, 피아노 배틀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멈춰서는 계속 화면만 봤다. 크-




3. 장르 전환

한시간 가량은 이세상 감성이 아닌 감성에 푹 젖어서 진행되는 영화인데, 나는 정말이지, '와 이세상 감성이 아니다' 이러면서 이 오글거림을 어쩔 줄을 몰랐는데, 갑자기, 와, '너 혼자 춤췄잖아' 라는 대사에 영화는 급속하게 장르를 변경하는것인가...........이거, 들은 적 없는데 호러였던가, 하고 밥먹다가 또 멈췄다. 오늘은 냉모밀과 히레까스 셋트를 먹고 있었다. 처음간 돈까스 집이었는데 히레까스의 고기가 아주 두꺼워서 '내일 다시 와서 모밀 치우고 히레까스만 먹어야지' 생각했다. 돈까스 소스에 겨자 섞어서 먹으면 너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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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 하고 있었지?

아, 장르, 장르는 호러가 되는것인가, 사람들 의리 있게 입다물고 이것이 호러라고 말해주지 않았던 것인가, 깜놀했다가, 그러나 이것은 변함없는 로맨스였음에.....



여러차례 밥먹기를 멈추게된 영화였지만, 그래도 남김없이 다 잘 먹었고, 대만 로맨스는 나랑 잘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이 영화 하나 보고 생각하다가(아니야, 나 또 뭐 본 거 있지 않나?), 그래도 한 편쯤은 더 보도록 하자, 생각하다가, 설마 다른 영화에도 까치발로 비밀이야~ 이러면서 도망가는 장면 나오는건 아니겠지, 2008년 감성이라 그런거겠지, 생각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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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0-06-03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포스팅 보면서 여러 차례 흐흐흐흥 웃었어요.
아 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세상의 오글거림이 아니라니 어떤 지경인가 정말 궁금하지만 안 볼 거 같아요. 앜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다락방 님 단발머리 님은 창비 책 2권 뭐 신청하셨게요? 궁금하죠?
‘날 잡으면 말해줄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6-03 14:54   좋아요 0 | URL
이를 어쩌나요? 단발머리님이 무슨 책을 받으셨는지 저는 이미 알고있지롱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고뇌와 죽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 여주는 말을 할 때도 가끔 똑바로 서서 하지 않고 고개 약간 15도 정도 기울여서 얘기를 하더라고요? 왜저렇게 얘기하지? 진심 궁금했습니다...........................................피아노 치는 장면만은 진짜 좋았어요! 으흐흐흐

잠자냥 2020-06-03 15:11   좋아요 0 | URL
아잉참, 메일 새로 받고 새로 신청하셨다니까요. ㅋㅋㅋ 그건 모르죠?
‘날 잡으면 말해줄게~‘(고개를 15도 각도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왠지 유행어 될 거 같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6-03 15:13   좋아요 1 | URL
뭐..뭐...뭐라고요?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세상에나 네상에나!!! 잠자냥님 잡으러 뛰어야겠네요? 거기서욧!!

=3=3=3=3=3=3=3=3=3=3=3=3=3=3=3=3=3

단발머리 2020-06-03 15:2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그 쪽으로 뛰지 마시고요. 진지하게 물어볼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니까 다락방님 이메일 못 받으셨어요? 창비세계문학 리뷰대회 팀장이 본명 걸고 어제 이메일 보냈는데 말입니다. 일단 그게 확인이 되야 ‘나 잡아봐라‘가 가능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제 차례죠? 나 잡아봐라!!!

다락방 2020-06-03 15:30   좋아요 2 | URL
제 생각엔, 아마도 제 이메일을 받고 ‘원하는 걸 말해봐라‘가 된 게 아닌가 싶은데요. 그러니까 제가 5/26에 이런 메일을 보냈더란 말입니다.



랜덤으로 보내주신다고 하는데, 저는 이미 창비세계문학전집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바,
<젊은 베르터의 고뇌>와 <이반일리치의 죽음>은 피해주시기 바랍니다.

가급적이면,
<주군의 여인 1,2>, <대위의 딸>, <떼레사와 함께한 마지막 오후들> 중에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1-10부터 다 가지고 있고요 드문드문 미하엘 콜하스, 패니와 애니 또 여러권 가지고 있어서 말입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이렇게 보내서 답장도 받고 책도 주군의 여인으로 받았어요!!

단발머리 2020-06-03 15:41   좋아요 1 | URL
네~~~ 그럴 수도 있겠네요. 이 놀랍고 기쁜일은 창비에 탄원서를 보내신 잠자냥님과 창비 직원 중에 알라딘 글 읽는 사람 많아요 하시며 어쩌면 상황을 전달하셨을 수도 있는 순오기님, 그리고 이런 이메일을 보내신 다락방님의 수고와 노력의 결합으로서 이루어진 듯 합니다.

어제, 창비에서 이멜을 보내와서는 여자저차 불만 후기를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됐다. 우리에겐 이런이런 사정이 있었으나 아무튼 미안하다. 좋아하는 책 두 권을 보내드리겠다. 이런 이메일을 보내왔더랩니다. 우리 이메일 공유하는 사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저는 ***을 보내달라 하였더랬죠. 하하하!

잠자냥 2020-06-03 15:43   좋아요 1 | URL
이거슨 집단지성의 힘(잉?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6-03 16:07   좋아요 1 | URL
역시 말은 하고 볼 일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0-06-03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저는 여태 1인 시위하시겠다는 잠자냥(20.여)님하고, 거기에 가세하시겠다는 다락방(24.여)님 덕택인 줄 알았는데 다락방 님은 또 지하에서 이리 맹활약을 하셨군요. 감격입니다. 흑흑흑....

다락방 2020-06-03 16:08   좋아요 1 | URL
아무튼 그래서 결과적으로 모두가 다 원하는 책을 받을 수 있게 된것이지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모두 다행입니다. 꺅 >.<

저는 <떼레사와 함께한 마지막 오후들>을 가장 원하긴 했는데, 딱 두 권만 정해서 얘기할 걸 그랬어요. 괜히 선택의 여지를 줘서 1등으로 원한건 안왔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