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백래시》-수전 팔루디
2018년 12월 《페미사이드》-다이애나 E.H. 러셀, 질 래드퍼드
2019년 01월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수전 브라운밀러
2019년 02월 《캘리번과 마녀》,《혁명의 영점》-실비아 페데리치
2019년 03월 《가부장제의 창조》- 거다 러너
2019년 04월 《여자전쟁》-수 로이드 로버츠
2019년 05월 《여자는 인질이다》- 디 그레이엄, 에드나 롤링스, 로버타 릭스비
2019년 06월 《성의 변증법》-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2019년 07월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고정갑희 外
2019년 08월 《시녀이야기》, 《허랜드》-마거릿 애트우드, 샬롯 퍼킨스 길먼
2019년 09월 《시몬 베유의 나의 투쟁》-시몬 베유
2019년 10월~11월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2018년 11월부터 1년간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를 진행했고 나는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을 완독함으로써 제 때에 마쳤다. 정말이지 놀라운 것은, 내가 매달 해당 도서를 기간 내에 다 읽어냈다는 것. 책읽기를 좋아한다고 해도 위 도서들 중에는 읽어내기 힘든 책들이 무척 많았다. 성의 변증법은 읽었지만 몇 번을 다시 읽어야 할 것 같고, 제2의성 역시 다시 읽어보고 싶다.
매달 다른 책을 읽고 싶은 욕망을 누르고 숙제처럼 주어진 이 책들을 읽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여자가 말을 했으면 지켜야지, 게다가 내가 시작했잖아, 그러니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었다. 나는 진짜 멋진 캐릭터야. 오늘 트윗에서 '원스탑잉글리쉬'가 이런 문장을 트윗했다.
<행동은 그 사람이 누군지를 입증하고, 말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지만을 입증해줄 뿐이다>
크- 나는 1년간 충실하게 제 때에 해당도서를 읽어냄으로써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입증한것이다. 졸라 멋진 사람인것이야.. 내가 했지만, 진짜 멋지다.. 어떻게 세상에 이런 캐릭터가 존재하지? 맥켄지 데이비스 이후로 이런 캐릭터는 없었다.
책들 진짜 다 너무 좋았고, 가장 인상적이고 놀라웠던 건 《여자는 인질이다》였다. 소설도 포함되어 있지만, 이 해당도서들이 모두 읽을 때는 '작가들 천재천재'를 내뱉게 만들었어. 위의 모든 도서가 페미니즘 추천도서인데, 혹여라도 아직 페미니즘 도서를 잘 읽지 못해서 쉽게 접근하고 싶다면, '샬롯 퍼킨스 길먼'의 《허랜드》로 시작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허랜드는 표제작인 <허랜드>도 좋지만, <누런 벽지>가 압권이다. 마침 며칠전에 본 영화 《툴리》가 이 누런 벽지를 생각나게 한다. 툴리는 아메리칸 김지영이면서 동시에 누런 벽지의 영화화라고 볼 수 있어. 샬롯 퍼킨스 길먼은 무려 백년전에 이 책을 써냈다.
매우 좋은 시간이었다.
저 책들 모두 완독해서 뿌듯하지만, 내가 이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를 진행하지 않았다면 모두 완독했을 책들은 아닌것 같다. 아마 중간에 놓고 중간에 놓고 그러면서 대부분의 책들을 다음으로 미뤄뒀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좋은 기회였고 좋은 시간이었다.
아직 11월은 남아있고, 다른 멤버들은 열심히 읽고 있다. 단톡방에 몇페이지까지 읽었는지 보고하기도 하는데, 다들 조금씩, 단 몇장씩이라도 읽어서 늘어난 페이지를 말하려 할 때마다 너무 감사하고 고마웠다. 아직 다른 멤버들은 읽기가 진행중이고, 11월까지 완독이 불가한 멤버들은 올해가 가기 전에는 완독하겠느라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다음에 더 늘어난 쪽수를 말하기 위해 한 멤버는 전날 제2의성을 베고 자기도 했단다. 읽으려다 잠들어버려서... 아아, 정말이지 감사한 일이 아닌가. 이렇게나 성의를 보여준다는 게, 이거 한다고 누가 상준다는 것도 아니고 칭찬듣는 것도 아니고 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 단지 우리의 약속이므로 성의를 보이고 그것을 표현한다는 것이 정말이지 기쁘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만나기로 했다. 만나서 그간의 수고를 좀 다독다독 쓰담쓰담 해주기로 했어. 으하하하.
좋은 시간이었고 좋은 기회였지만, 이걸 또 진행할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소설 읽는 거 개꿀.. (응?)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 함께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우리가 이걸 계속 이어나갈지 그만둘지는 소주잔을 기울이며 얘기해봅시다. 으하하하.
아, 그리고 우리가 제2의 성을 같이 읽기 때문에 '타자'로 농담할 수가 있다. 어제는 멤버 한명이 내게 그랬다. 한 번에 푸시업 30개를 못하는 남자라면 남자가 아니라 타자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육성 터졌네. 내가 다람쥐라고 하자 다른 멤버가 그랬다. '나는 타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리는 타자다. 제2의 성을 읽으면 왜 우리가 자꾸 타자타자 거리는지 알 수 있다. 진짜 보부아르가 얼마나 타자 타자 하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세상에, 타자 농담을 하는 사람들이라니. 겁나 멋져 ㅠㅠ
단톡방의 타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우리 곧 만납시다! 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