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마흔살이고 남편과 이혼할 예정이며 현재 별거중이다. 두 딸과 함께 자신의 아버지의 집에서 사는데, 여자의 아버지로 말할 것 같으면 엄청 유명한 영화감독이어서 아주 으리으리한 집이 그녀 앞으로 남겨져 있다. 집에 정원도 넓고 방도 많고 뭐 이런 좋은 집이 다 있나 싶으면서, 왜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노력 없이도 이렇게 좋은 집에 사는것인가..그런 운은 어떻게 타고나는 것인가..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여자는 자신의 생일에 술집에서 친구들과 파티를 하다가 우연히 이십대 청년들 셋과 합석하게 되고 그 중의 한명과 호감을 갖게 된다. 그들은 제작자를 찾고 있는 영화감독,작가,배우였는데, 아직 제작자를 찾지도 못했고 성공한 영화도 갖지 못해 돈이 없어 호텔비도 밀려 쫓겨날 판. 그런 참에 여자의 집에서 모두들 하룻밤을 지내게 되고, 하하하하하하하하, 우연히 그걸 보고 그들과 대화하게된 여자의 어머니가, '그들도 네 돌아가신 아버지처럼 영화관련 일을 한다는데 좀 도와주자꾸나', 이러면서 '니가 사는 집에 방도 많잖니' 하고는 그들과 함께 살기를 권유한다.
나는 정확히 이 때부터 뭔가 혼란스러워졌어. 물론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그들은 착한 청년들이었고 성실하고 재미있는 청년들이었다. 딸아이의 등교도 도와주고 취미 활동도 관심 가져주는등 착한 남자들 이지만, 그래도 낯선 사람들이고, 게다가 이 집에는 여자와 사춘기의 딸, 어린 딸등 여자만 살고 있는데..어떻게 '그들에게 머물 곳을 제공해주라'고 어머니가 권할 수가 있지? 나는 너무나 멘붕인 것이야.. 아무리아무리아무리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안될짓. 나는 그들을 하루 재운 것만으로도 너무나 찝찝한데... 여기에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이 영화를 그만볼까 생각했었다. 온 몸에서 신경질이 솟아나는 기분이었어. 왜 이 이십대의 젊은 남자들, 알게된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남자들을 자신의 딸과 또 딸의 딸들만 있는 곳에 함께 머물게 하지? 내가 세상을 너무 삭막하게 보는것인가? 아 짜증나. 신경질이 너무나 샘솟는다...
물론 영화속에서는 나의 우려와는 달리 그 남자들은 이 가족에게 아무런 해도 입히지 않는다. 오히려 이 가족은 이 남자들로부터 우정과 사랑을 느끼고 힘을 얻어, 또다른 가족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너무....판타지 아닌가, 이게 가능하기나 한건가... 오, 나는 너무나 싫어. 그들이 잘생겼어도 진짜 너무나 싫다....
그리고 여자는 현재 나이 마흔, 그 청년들중 가장 잘생긴 영화감독과 사랑에 빠진다. 그의 나이는 스물일곱. 자꾸만 그녀에게 다가오고 잘해주고 흠뻑 빠진 남자에게 여자는 일단 얘기한다. "나 마흔이에요" 라고. 남자는 그런 것쯤 관계없다고 그녀의 방에 매일 찾아드는데, 결국 여자에게 상처를 입히고 그들은 헤어지게 된다. 그 상처가 사실 남자가 의도했던 바는 아니었지만..어찌됐든 그렇게 되었고. 그런데 이 과정에서 나는 '역시 어린 놈은 안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네?)
하하하하하하하하. 일전에 누군가 별자리를 봐주면서 내게 그랬었다. 지금처럼 성실히 살면 스무살 연하의 애인이 생긴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돈도 계속 잘 버니까 결혼하지 말고 살면서 스무살 애인 만나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참... 연하의 애인을 좋아하긴 하지만 스무살 차이는 좀 너무하지 않냐..... 혼자 생각하다가 혼자 머릿속에서 사귀고 연애하고 이별을 했었다. 왜냐하면 너무 .. 힘들잖아. 그 어떤 젊음... 열정.....나는 나이가 많은데, 야, 힘들어....나는 조금만 무리해도 코피 후두둑 쏟아버려. 이십년이나 밑의 남자와 연애를 할 체력이가 안된다. 막말로 돈이야 내가 쓰면 그 뿐, 내가 먹는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으면 그 뿐이라, 돈 없는 어린 애인이 그런 쪽에서 부담은 안되는데, 놀이공원 가자 그러면 어떢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오 피곤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누나 우리 한라산 등반 한번 할까?' 이러면 나는 좋은 호텔에서 '아이고야, 삭신이 쑤셔 너나 다녀와' 이렇게 될것이고, '누나 서핑이나 하러 갈까' 이러면 나는 모래밭에 누워서 '책 읽을게 다녀와' 이렇게 될텐데, 야..너무 피곤해. 그리고 막 밤늦게까지 놀면..아휴..나는 열시면 자야 돼 이사람아..피곤하다.. 그래서 머릿속에서 연애하고 이별하고 다시는 스무살 연하를 만나지 않겠다, 이렇게 끝냈단 말이야?
그런데 이 영화속에서 리즈 위더스푼이 열세살 연하를 만나는 것이다. 이십대 중반의 남자. 아직 제작자를 찾지 못한 착한 남자, 나에게 호감을 가진 예의바른 남자. 그런데 뭔가... 나는 너무 싫어지는 거다. 너무..뭐랄까..무모하다고 해야할까. 이 남자가 매너도 있고 예의도 바르지만, 젊고 잘생겼지만, 그 무모함과 막 덤벼대는 것이 너무 피곤한거다. 딱히 영화속에서 그들의 나이차이를 부각하는 장면은 없었다. 그러나 어쨌든 그는 이십대 청년의 삶을 살아가는데, 그것이 마흔의 여자에게 벅차고 또 짜증나게 나는 보이는 것이다. 내가 나이 마흔이나 되어서, 이만큼의 삶을 살아 이제 좀 여유롭고 싶은데, 저렇게 무모한 젊은이를 만나 불사르고 싶지 않다...아아, 역시 안되겠다. 비슷한 나이가 낫겠어. 역시 스무살 연하는 안만나는 걸로.... 라고 나는 아무도 묻지 않은 결론을 내리는 것이야.
여자는 이 젊은 남자에게도 이별을 말하지만 다시 시작하자는 남편에게도 이혼을 말한다. 비슷한 나이 또래의 남편은 자기의 일에서 성공을 했고 그래서 바쁜 스케쥴을 소화해내야 한다. 자신의 커리어에 있어서 물론 가족을 사랑한다해도, 아내가 매니저 역할을 하게 되는 경우가 더러 발생하는데, 아내를 매니저로 생각하면서 그러나 아내에게는 아내의 생각과 주장이 없다고 생각한다. '내 아내는 자신이 뭘 원하는지 몰라'가 남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니까.
잘 헤어졌다.
보낼 놈은 보내버려..
크리스마스라면 환장하는 내가 크리스마스라면 막 너무 좋아서 팔짝 뛰는 내가, 크리스마스 분위기 때문에 보기로 선택한 영화다. 제목이 와... 《메리 키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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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부끄럽다.....유치함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 메리 키스마스..
영화속에서 여자는 잘 나가는 약혼자에게 불만이 자꾸 쌓여간다. 쉽게 말해 약혼자는 세상에서 자기 자신이 가장 소중한 사람이고, 혼자서 거기까지 온 잘난 사람이고,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거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에게도 그것을 요구한다. 자신이 가장 돋보이게 도와주는 역할. 그녀는 그가 기획하는 공연이 잘 되도록 있는 힘껏 도와야하는 매니저가 된다. 인터뷰 약속이나 기타 다른 스케쥴을 잡는 것도 여자가 하고, 약혼자의 세탁물을 찾아오는 것도 다 여자가 해야 한다. 이 남자는 나를 약혼녀로 대하는 게 아니라 매니저로만 대한다... 우리에게 사랑은 남아 있지 않다...라고 생각하던 차에, 우연히 한 주택의 엘리베이터 안에서 낯선 남자를 만나 무작정 키스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사실 이 상황은..너무 말이 안돼. 수다스런 상점 주인을 피해서 도망치다가 엘리베이터 안에 타고 있던 남자에게 무작정 키스한다는 건데, 무슨 .. 이런 일이... 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무 과한 설정 아니냐. 그런데 키스를 무작정 얼굴도 모르는 상태로 하고나서 서로 눈을 보고는 다시 제대로 키스를 하는거야? 그랬더니 너무 좋아? 그런데 이 남자가 세상 천사야???
내가 로맨스 영화를 너무 좋아하고 세상 모든 로맨스 영화는 내가 다 볼거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진짜 우리..이러지는 말자. 무슨 무작정 달려가서 낯선 남자에게 키스를 하고, 그렇게 키스한 남자가 세상 스윗하고 착한 남자고 그러냐... 너무 판타지... 오히려 현실은 나를 매니저 취급하는 약혼자..같은 것인데.....쩝....... 아, 매니저 취급하는 거 너무 싫어. 니 일은 니가 직접 해, 이 개새끼야. 어디다대고 오라가라 명령질이야. 짜증나는 새끼 진짜..
아, 아무튼 여자는 약혼자를 만나기 전에는 자기 글을 써내는 작가였는데, 약혼자를 만나고 나서는 글을 쓸 수가 없다. 약혼자를 빛나게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므로. 그런데 새로 만난 이 남자는 '네 글을 써' 라고 그녀를 격려한다. '네가 만든 이야기 읽고 싶어' 라고. '어제는 글 썼어요?' 물어보고. 그리고 둘 사이에 약간의 분위기 묘해졌다가 화해하게 됐을 때는 문자메세지로 '네가 싸인한 책 읽고 싶어' 라고 하는 거다. 아. 좋으네............이 영화 너무 유치하고 뻔하구만, 하다가...글 쓰라고 격려하고 용기를 주는 남자 때문에 갑자기 나에게 좋은 영화로 탈바꿈 되고 있어.........
게다가 여자가 자신의 한심한 약혼자에게 이별을 고하면서 이렇게 얘기하는 거다.
"나는 나를 존중하는 상대와 매일 커지고 깊어지는 사랑을 하고싶어."
아. 내가 이래서 로맨스 영화를 좋아한다. 판타지다 유치하다 아무리 느끼다가도, 이렇게 한 방에 싹 다 날려버려. 사실 우리가 연애에서 궁극적으로 가져야 할 것이 바로 여자의 저 말이 아닌가. 나를 존중하는 상대와 매일 커지고 깊어지는 사랑.
그 예전에 원준희였나 원미연이었나. 그런 노래가 있었는데. 눈을 감으면~ 맘으로 볼 수 있어~ 그대 알고 있는 것 보다~ 조금은 깊은 사랑 ♪♩♬ 크- 이 노래를 부르다보면 또 애절한 발라드도 한 곡 생각나지. 언제까지 너에게 좋은 기억만을 남기고 싶어 이제는 모든게 변명처럼 느끼겠지 다시 한 번 너에게 얘기하고 싶은 그 말 사랑해.....♪♩♬
파티를 기획하며 출장뷔페가 직업인 남자가 일하는 장면이라고는 쿠키 만드는 게 전부인 영화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일 안하나요? 맨날 개랑만 대화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돈 언제 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지간에 마지막에 여자의 저 말이 너무 좋았다.
"나는 나를 존중하는 상대와 매일 커지고 깊어지는 사랑을 하고싶어."
세상에, 저것 말고 다른 무엇이 연애에 필요하단 말인가!!
(돈이요..)
영화속에서 되게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여자가 남자를 찾아가 문을 두드리고 들어가는 거였는데, 남자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봤다가 예상하지 못했는데 여자가 온 걸 보고는 환하게 웃는 거다. 웃는 모습이 참 좋더라... 웃음... 서로 문자메세지로 대화를 할 때에도 웃으면서 해. 상대가 보이는 게 아닌데도 상대에게 문자를 보내고 상대로부터 문자를 받으면서도 웃고 있어. 세상 좋은 장면이다. 내가 그걸 잘 알지.... 웃음...
웃음은 뭘까?
웃음은 뭐지?
우리는 누군가의 농담이 재미있어서 깔깔대고 웃을 수도 있지만, 그냥 상대가 좋아서 베시시 웃게 되는 경우도 있다. 딱히 상대가 웃긴 말을 한 것도 아닌데 그냥 막 웃게 되고, 상대가 조금 웃겨도 깔깔대고 웃게돼. 그것은 아마, 나를 웃게하려는 상대의 마음을 내가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웃음..웃음은 연애에 잇어야 되는거야. 웃어야 돼. 서로를 웃게 하는 사이가 좋은 사이다. 서로를 웃게 하는 사이가 좋은 사이야. 서로를 웃게 하는 사이가 좋은 사이다. 왜 자꾸 쓰고 있냐면 그 다음말은 뭐로 써야될지 생각이 안나서 일단 시간을 벌고 있는건데, 생각 안나면 그만 쓰면 되지 뭐.
아무튼, 이 영화속 남자 너무 잘 들어주고 다정하고 잘 웃어주고 개랑도 얘기 잘해서 좋긴한데, 일 좀 하세요... 으하하핳ㅅ. 그리고..
여자에게 글 쓰라고 계속 격려해줘서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