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일하기 싫은 오후에는 책 수다를 좀 떨어보자.
최근에 미모미모미모미모미모미모미모만 주야장천 삶의 진리인 줄 아는 사람과 계속 대화를 했더니 '그게 아니야!'를 부르짖고 싶어졌다. 그러나 삶의 중심과 기준이 미모라면 거기에 내가 무슨말을 덧댈 수 있을까 싶어, 나는 가만, 이 책을 읽기로 결심한다.
마침 그동안 갖고 싶었던 독서대가 굿즈로 나왔어! 그러니 책을 사세, 책을 사!!
라지만, 오늘 집에 가면 이미 독서대가 포함된 책이 한 박스가 와있을 것이고!
사랑..뭘까?
독서대 예뻐서 조카들 하나씩 주고 싶고, 그러면 15만원어치의 책을 사야해....인생....Orz
아, 물론 전자책 3만원이어도 독서대는 주는 것. 나는 왜 예쁘고 좋은 게 있으면 꼭 조카들 것까지 받고 싶은 걸까. 왜죠? 이런 게 사랑인거죠..
사랑이죠..
사랑입니다...
그래서!
전자책은 무엇이 있나! 보다가, 여러분, 이런 게 있다?
아니, 왜 저렇게 월든 하나 딱 보이나. 그러니까 친절한 제가 캡쳐해와 보자면, 이런 것!
펭귄클래식 30권세트가....39,600원............. 지금 뭔가 전자책 쿠폰도 있으니 엄청 저렴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데 리스트를 보니, 이미 내가 가지고 있거나 읽은 걸 빼면... 10권만 살아남는다...
아 너무나 일하기 싫다...
가부장제 관련된 책을 읽어보고 싶은데, 가부장제 란 검색어를 넣고 검색해보면 가장 위에 뜨는 책이, 딱히 평이 좋은 것 같지가 않고,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떨까 싶어서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다.
사실... 이 책에 대해서 주절주절 수다를 떨고 싶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지만 제목 때문에 사기를 망설이는 트윗을 다다닥 날렸더니, 다정한 친구가 '내가 사줄게~' 하고는 슝- 날려준 책. 이 책은 좋은 책이라 볼 수도 없고 ..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도 아니다. 그러나 중간까지 읽기 시작햇던 느낌과 다르게 결말로 갈수록 나는 몹시 혼란해졌다. 그리고 뭐랄까..복잡해진 것. 그런데 그 얘기를 하자면, 너무나 내밀해지는 거다. 내가 어디까지 쓰고 어디서부터 감춰야할까를 고민하다보니 시간만 흐르고 이 책에 대해 말하지 못한 채로 지나가버렸어... 처음 읽기 시작할 때는 여러가지것들이 내 취향과 맞질 않아서 '읽고 팔자' 했는데, 읽을수록 막 ... 마음이 복잡해셔저 아직 책장에 꽂아두고는 이래저래 살펴보고 있다... 내가 만약 페이퍼로 못 써낸다면, 나의 세번째 책 쯤에는 꼭 이 책에 대한 얘기를 해야겠다, 생각만 하고 있는 참인데, 책의 감상이란 것이, 나로 말하자면, 바로바로 쓰지 않으면.... 생생한 감정이.... 나올 수 있지. 다시 읽으면 되지, 뭐.
간단하게만 얘기하자면(이라고 시작하지만 간단해질지는 모르겠다),
6년간 사귀었던 남자가 너무 바람둥이라는 걸 뒤늦게 알고 여자는 그 남자와도 헤어지고 다른 지역으로 가 다른 직장에 취업한다. 당연하게도 그녀는 능력이 너무나 출중한 이십대 후반의 여자. 그런 여자가 새로운 지역에 온 것을 축하할 겸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것을 응원할 겸 친구들과 클럽에 가서 술을 마시고 파티를 하는데, 거기서 엄청 섹시하고 잘생기고 멋진 남자를 만나서 충동적인 섹스를 하게 되는 거다. 그렇다. 공개된 자리, 클럽의 2층, 언제든 누군가 지나갈 수 있는 곳에서....
이 작가는 지난 번 책에서도 그렇게 충동적으로 아무데서나 섹스를 해서 나를 스트레스 받게 하더니 이번에 또 그래... 게다가 이번 여자는 그런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 취향으로 나온다. 또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하는 취향이야. 여러가지로 마음에 안드는 설정이 수두룩한데,
참 마음 거시기 해지는게,
여자와 남자가 섹스가 잘 맞는다는 걸 알고는 '매일 금요일에 섹스만 하는' 사이가 되자고 여자가 남자에게 제안을 하는 거다. 조건이 있는데 같이 잠은 자지 않기, 데이트 하지 않기, 다른 연애 상대는 만들지 않기 인 것. 여자가 섹스를 너무 잘하니까 남자도 거기에 응하는데, 그런데 섹스가... 할 때마다 너무 좋은 거다. 너무 좋아서 둘다 미칠것 같고,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지도 않으면서 서로의 육체와 섹스가 너무 만족스럽고, 그러다 어쩌다 나누는 대화도 상대를 웃게 하고 마음 따뜻해지는 것. 자꾸만 '좋다', '좋다' 하게되는 거다. 그러다 '오늘은 같이 있고 싶다'같은 마음이 자라게 되고, 그래서 결국 다정한 사이가 되어버리고 만다는 것이 큰 줄거리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빌딩 옥상에 돗자리 깔고 섹스하고 빈 창고에서 섹스하고..뭐 그런 거 나오지만. -0-
연인관계라는 게, 나는, 오래 알고 지내오면서 서서히 사랑과 신뢰가 싹트는 편이 오래 가고 단단한 관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 편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육체관계는 신뢰나 애정이 담보된 후에 오는 게 대부분일텐데, 간혹 이렇게 육체관계가 먼저 찾아올 때가 있다. 상대에 대해 아직 많이 알지도 못하는데, 심지어 오늘 처음 만났는데, 그런데 너무 자고 싶어지는 거지. 그럴 경우 또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생기는데, '오늘 봤는데 어떻게 자냐' 하고 세이 굿바이 할 수도 있고, '오늘 자고 싶으니 자자' 했다가 세이 굿바이 할 수도 있고, '오늘 잤는데 또 잠만 자자' 하고 다음에 만날 수도 있고.. 여하튼 그런데, 문제는,
정서적 유대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상대와 성적인 교감이 처음부터 막 파바바박 해. 나는 성인이고, 욕망이 있는 사람이고, 너도 날 원하고 나도 널 원해? 좋아, 그렇다면 우리는 오늘밤 단둘이서 깊게 깊게 보내자, 하게 되었는데... 이것만으로도 사실 기쁜 일상을 보내는 게 아닌가. 그런데... 너무 좋아? 그래서 또 자? 또 너무 좋아? 그래서 얘기도 좀 해봤어? 헐. 그런데 얘기하니까 더 좋아..............................................몸만 잘 맞는 줄 알았더니 대화는 완전 미친듯이 잘 통해. 와-
이런 건 대박 아닌가....그런데......... 뭐, 그렇다는 거다.
아... 간단하게 할라 그랬으니까 이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