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할 수 있을 것만 같지? 재밌다. 그리고 다듬어보니 꽤 그럴듯하다. 칭찬 한번으로 너무 들떴나?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투자라는 것이 실로 몇년만이었던가?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첨엔 무척 들떴다. 주말 아침잠을 포기하고 일찍 일어나서 서둘러 아이들밥을 차려주고 나서는 발거음이 어찌나 가볍든지. 사실 뭐 별 거 있겠어?라는 거만한 생각이 조큼 있었는데 배운 게 너무 많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안 것 같아서 기쁘다. 그리고 생각보다 내가 끈기있게/성실하게 잘 따라갔다는 것에 스스로 기특해하고.  

아는 사람으로 엉켜서 어떻게 떨어지는 국물따위 바라는 인간이 안 되야지. 하긴, '엉켜있다'고 할 만큼의 가까운 사이도 아니지만. 수업이 끝나가는 마당에 '이제 선생님하고 친하게 지내야 할 것 같아요...'라며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어떤 아이와 얘기를 나누다가, 정이 떨어졌다. 일 떠나서 생각보다 좋은 분 같아서 계속 선생님하고 싶지만, 결국에는 내가 하는 작업인데, 그런 식으로 엉겨붙지 말아야지. 어쨌든 목적을 가지고 사람에게 접근하는 건, 정말 싫다. 내가 반대의 입장이라도 미울 듯. 언젠간 진심?!은 통하니깐.   

지리지리하던 어느 날, 점을 보러 갔는데 그 점장이 말이 3년 후면 직장에서 나와서 프리랜서를 해도 된다길래, 나같은 게으른 인간이 어떻게 프리랜서를. 난 이렇게 따박따박 월급나오고, 정해진 시간에 출근이라도 해야 좀 정리되는 인간인 걸..하며 내심 좋으면서도 꼭 맞진 않겠다 했다. 하지만 호 학교 들어가는 시점엔 그만두겠다는 막연한 결정은 맘에 있었다. 1년 후에 또 다른 점장이가 2년후엔 회사 나오라며, 나오면 더 좋은데 왜 계속 직장다니겠냐고. 내가 뭐 아이템이 있는것도 아니라니, 그 때가 되면 다 떠오르다며.. 정말 그런 '도사'같은 소릴하더니.  

내심 그 말들과 연관지어서 내게 용기를 주고 있다. 힝....  ;)  

 어쨌든 뭔가 다른 꿈을 꾼다는 건 기운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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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에게 책을 보냈다. 중 2. 그런데, 책 받고 고맙다며 내게 보낸 문자내용이란 것이, 

"이모 보내준 책 잘 받았어. 고마워. 잘 읽고 꼭 서울대 갈게." 

응? 그건 서울대가라고 보낸 게 아닌데. 그냥 '톰소여의 모험'이고, '빨강 머리 앤'이고 '내 영혼의 따뜻했던 날들'이고 그리고 또 '곰브리치의 쉽게 풀어쓴 세계사 이야기' 뭐 이런 것들인데.  

왜 이런 책들이 대학과, 서울대를 연상케 했을까? 국어 시험에 나오는 지문? 그렇지만 이런 소설들이 국어 시험의 지문으로 나올 리가 없잖아? 그렇다면 논술력을 키워주는 독서? 뭐 이런 단어들을 연상했던 것일까? 

책을 이렇게 받아들이는 우리 아이들이 너무 안스럽다.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인 것 같다. 이런 현실이 너무 절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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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책쇼핑에 중독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아직은 그래도 아주 가끔을 제외하곤 실버등급만 유지하고 있지만, 주문해놓고 배송될때까지 안달복달하는 거나..... 지난번에 주문한 책을 다 안 읽었는데도 막 질러버리거나....한 두권씩만 사기에는 왠지 서운하고 찝찝해서 5만원은 꼬옥 채우고 있거나... 게다가 예전엔 도서관에서 빌려서도 잘만 읽었더랬는데, 요즈엔 왜 이렇게 남의 책을 읽고 있으면 불안한거냐.  

오늘도 조만간 커피집을 개업한다는 친구한테 선물이랍시고, 심야식당을 선물하다가 내것도 같이 넣었다. 간만에 스테판 츄바이크 것들. 오전만 당일배송이 아니라, 2시 이전에만 결제하면 오늘 배송된다니... 괜히 또 신나서 1시간도 안돼서 배송상태 클릭질 3번째. ㅠ...ㅠ 너무 퀵배송인거라 배송상세조회까지도 안 되는걸까. 상세조회는 안되고, 배송중만 깜박거릴뿐. 판교까지 온걸까.. 성내에서 고객님께 배송중인걸까...... =.=;

누구말대로 책은 그래도 좋은 물건이니깐, 이런 쇼핑질에 양심의 가책을 좀 덜 느끼긴 하지만. 그리고, 어느 분처럼 이번달 구입금액:766,000원 이렇진 않지만, 그래도 나타나는 중독증세들.  

느리게 읽고자 했건만... 빨랑 이 책 읽고 다음 책 보고 싶어서 마구 속력을 내는 일, 짬짬이도 자꾸 책만 들여다보려는 일, 예를 들자면, 계절옷 정리라등가.. 욕실곰팡이 등등을 못본 척 하는 것? 애들이 자동차 놀이에 열중한 틈을 타서 건성으로 대답하면서 슬쩍슬쩍 한페이지씩 넘겨보는 것? 

천.천.히.  천.천.히.  워어..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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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메리 앤 섀퍼.애니 배로스 지음, 신선해 옮김 / 이덴슬리벨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편지글은 순식간에 읽게 된다. 요것까지만, 이 편지에 대한 답장까지만, 이 편지에 대한 다음 답장까지만...  이렇게 이렇게 읽다보면 책을 놓을 수가 없고, 그냥 하루밤이 꼴딱 가버린다. 나는 또! 새벽 2시에 깬 것인데, 아침까지 그냥 한자리에서 훌라당 다 읽어버렸다. 그러구 보니, 편지글을 읽는데, 유달리 속도가 빠른 것은 남의 것을 훔쳐보는 듯한 스릴과 긴장감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전쟁 중에 만들어진 건지 섬의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회원 중 한 명이 헌 책에 씌여진 줄리엣의 주소를 보고, 책을 청하면서 이어진 인연의 끈. 전쟁 중 건지섬 사람들과 북클럽에 관심을 가지게 된 줄리엣.그리고 그들과 이어지는 편지. 이후에는 건지섬으로 건너간 줄리엣과 사람들의 이야기. 전쟁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줄리엣의 연애 이야기가 어쩐지 더 흥미 진진하다.  

체링스크로스 가 84번지가 어느 정도? 격식을 차리면서 서로을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를 느끼게 해서 따뜻하다면, 이 책은 좀더 캐주얼하다고나 할까? 줄리엣은 쉬지않고 조잘조잘 떠들어대니깐. 건지섬 사람들 말고도, 작가인 줄리엣의 책을 출판하는 출판사 편집자인 (친한 친구의) 오빠, 그리고 친한 친구 소피와의 편지에서도 자잘한 재미가 있다. 뭐랄까, 말하자면 "이건 창피하니깐 읽고 찢어버려 줘."이런 류의 편지를 훔쳐읽는 재미랄까?  

또 하나 맘에 든건, 북클럽 회원들 각자 자신만이 좋아하는 작가를, 좋아하는 책을 가지고 있다는 거다. 책에 관해서라면 뭐든 다 아는 북클럽 멤버들이 아니라는 거. 우리가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이 책의 주인공들이라는 게 좀 더 인간적이게 느껴진다. 

(물론!)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킷에게 애정이 가는 것, 도시만 등장하면 왠지 듬직해지는 것, 엘리자베스를 열심히 응원하고 있었던 것을 보면, 줄리엣에게 아주 깊이 감정이 이입 되어 있었던 것 같다.     

 

* 줄리엣은 정말이지 글을 재밌게 쓴단 말야. 뼈 있는 말도, 고민도!  

  물론, 간결하게 한마디씩 날려주시는 시드니 오빠님도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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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 대신 마음을 여는 공감 글쓰기
이강룡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글쓰기 관련한 책은 처음 사 봤는데, 결론은 재밌고 유익했다는 거다. 사실 제대로 쓰지도 못하면서, 왜 이런 류의 책을 보는 것에 대해 삐딱했던지.  

지극히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예들이 마구 등장해주니까 글에선 생동감이 넘치고 킥킥거리면서 웃게 되고.... 공감지수도 올라간다. 그러면서도 말하고자 하는 큰 줄기를 잃지 않으니, 몸소 좋은 글쓰기를 보여주는 셈이다. 그래서 이해도 100%. 적어도 내게는 저자가 설정한 목적을 달성하지 않았을까? 

기억에 남는 조언을 들자면,  

자신의 아는 한계를 또는 모르는 부분을 인정하라. 솔직하라. 자기 글에서 부정직해서는 안된다. 메모하라. 뻐기거나 결심하지 말고 부단히 계속 써 보여라.라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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