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어젠 광화문으로 저녁을 먹으러 갈 약속이 있어서 퇴근시간 땡 하자마자 나왔다.

축구를 응원하는 이들로 광화문이 복작거릴 때,  왠지 역류하는 것처럼 겸연쩍은 얼굴을 하고 교보문고로 들어갔다.

교보문고도 썰렁하다. 하긴 온 국민이 축구보는 마당인데...

나랑 친한 회사 디자이너(그녀는 B라고 하자)가 어제 생일이었던터라 그녀의 남친과 나, 그리고 그녀의 친구(그녀는 소금이라고 해두자) 이렇게 넷이 모여 밥을 먹기로 했다.

 B양이 받고싶어하는 Faber-Castel 펜을 사고, 교보에서 근무하는 B양의 남친과 만나 근처 광화문시대 지하에 있는 <김씨 도마>로 갔다. 파이낸스센터는 소금양이 거부. ㅡ.ㅡ

 

02. <김씨 도마>에서 메밀묵, 수육, 빈대떡, 곰국수, 떡볶음, 왕대포까지 거하게 시켜서(그전에 만두랑 케이크도 먹었잖아, 이 식탐주의자!)


곰국수, 궁중떡볶음, 멸치국수(사진은 네이버 블로그 <난나의 빈공간>에서 퍼옴)

신나게 먹으면서 축구 경기를 봤다.

지성군과 조재진의 활약을 마구 칭찬하며, 나와 소금양은 조재진의 카리스마 표정과 탄탄한 몸에 바로 버닝해주고...ㅋㅋ

암튼 이겨서 기분좋게 경기를 보고, B양 남친의 청개구리(초록색 마티즈라서 그런 별칭을...)를 타고 부암동으로 올라갔다. 부암동의 에스프레소에서 차를 한잔 하고 B양 남친이 B양에게 선물하는 것까지 보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11시. 집에 가야할 때.

B양 남친이 나와 소금양까지 다 데려다준다고 한다. 감기 걸려 엄청 콜록대면서....

난 서울의 동쪽끝, 소금양은 남쪽끝인데... 첨부터 같이 만날때는 언제나 청개구리로 모두의 집까지 데려다주는 매너만점의 남친 덕에 우리들만 좋다.

 부암동에서 종로를 거쳐 집에 오니 11시 반. 소금양까지 떨거주고 B양을 데려다주고 또 새벽에 들어갔을거다. 암튼 못말리는 친절함이라니!!

 

03. 어제 칼같이 퇴근하고. 중간에 케이크사러 나갔다오고, 금요일이라 간단히 청소도 하고...

이렇게 저렇게 별로 일을 많이 못해 오늘 또 회사에 나와야했다.

팀장님에게 잠깐 중간 점검(지난번 서천갔을 때 클라이언트랑 이야기한 일)도 받아야하고...

일주일에 몇번씩 야근하고 주말에도 가끔 나와 일하는 날 보고, 친구가 혀를 차며 말한다.

"너도 습관성이야!"

워커홀릭은 분명 아닌데.... 어쩔 땐 정말 일이 넘치게 많고, 머리 쥐어짜다가, 이것저것 정리하다보면 매번 이런식이다.

성원이 적은만큼 다양한 역할을 요구하는 작은 회사에 다니는 내 운명일지도 모르겠고,

정말 내가 바보같은 건지도...모르겠다.

 

04.  비가 오고 점점 개이는 하늘.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네...

이따가 B양이 나오면 잠깐 비하인드로 마실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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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6-05-28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재진, 정말 멋있죠? 보기만해도 즐거움 ㅎㅎ
지금, 마실 가셨나요? 소금양, B양, 왠지 재미난 닉넴이어요 ^^
오늘, 가을 같아요. 여름 오기전에 잠깐 가을님이 나타나신 것 같음...

플로라 2006-05-28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아이고 이런 허접 페이퍼에 추천을 주시다뇨~~ㅎㅎ
암튼 감사드려요...ㅎㅎ 조재진, 그야말로 멋지던데요..^^;;; 전 김남일, 조재진같은 터프과가 좋더라구요...ㅎㅎ 물론 지성군도 좋지만요...^^;;;
네, 어제 마실은 잘 다녀왔어요... 커피도 먹고 가지핏자도 먹고....ㅎㅎ
오늘 정말 가을같아서 좋던데요? 바람도 선선~^^

이리스 2006-05-31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워커홀릭이 아닌 정도가 아니라 내가 그렇게 되는걸 혐오해 마지 않는데도 남이 보면 중증 워커 홀릭입니다. 슬픈 현실이죠. -_-;;;;

플로라 2006-06-01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구두님, 우리를 워커홀릭으로 만들어버리는 현실, 정말 탈출하고 싶어요...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