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정문에서 산울림 소극장으로 가는 길에 있는 샌드위치 전문 Jenny's Cafeteria(대개 1호점이라고 부른다)의 분점(통상적으로 제니스 2라고 한다)이 회사 근처에 생겨 환호성을 질렀던 게 벌써 몇 달 전.
하지만 회사사람들과 함께 찾아갔던 첫 날, 그곳에서 상당히 황당하고 불쾌한 일을 경험(식당 리뷰 올리려고 사진 찍고 있으니 맞은 편 자리 손님이 저희 카메라에 자기 얼굴이 담겼을 지도 모른다고 길길이 화내며 카메라를 빼앗아 갔고 결국 실랑이 끝에 그날 찍은 사진들을 거의 다 지웠다. 이후 식당에서 사진 찍을 땐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곤 하지만 그것도 몇 번하다 유야무야...)했었다. 그래서 한동안 이곳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이곳 가기가 좀 꺼려지기도 했었는데... 그래도 이 맛있는 음식들을 잊을 수가 없어 다시금 잦은 발길을 향했던 곳.
어찌됐든 제니스 2, Jenny's Cafe-verde는 기분 나쁜 일들을 날려버릴수 있을만큼 감동적인 음식맛을 선사한다.
1호점에 비해 널찍한 실내는 조금 이국적인 초록색 벽(제니스 카페테리아 옆에 붙은 verde라는 단어는 이탈리아어로 녹색이란 뜻. 녹색 제니스쯤 되려나?^^)이 주는 느낌도 좋고, 사이사이 걸려있는 R. B. Kitaj의 파스텔과 유화작품 때문에 색다른 표정을 갖고 있는 느낌. 상당히 큰 오픈키친을 갖추고 있어 힘차게 또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있는 멋진 쉐프들의 모습을 볼 수 있고, 문을 열고 들어서면 고소한 포카치아와 호밀빵 냄새가 입맛을 동하게 한다.
초록색 벽과 나무테이블, 정겨운 방석^^
테이블세팅
갓 구워낸 포카치아와 호밀빵.
오늘의 수프. 감자수프. 크루통도 제대로.^^;
버섯 페튜치니.
구운야채와 판체따
접사로 들이댔지만 아직 실력이 일천한 관계로....ㅡ.ㅡ
포카치아 핏자. 예전보다 크기가 많이 작아졌다.ㅜ.ㅜ
제니스 2는 음료들도 훌륭.
근처 카페보다 가격도 합리적이고, 에스프레소와 카페라떼, 아이스티는 추천!
+
지난주에 서교동에 콕 박혀 일만 하느라 아주 까칠해져버린 날 위로해주러 온 이들과 함께 갔던 곳.
핏자와 파스타를 와구와구 먹으면서 하하하 웃고났더니 살만해졌다.
세상이 날 아무리 괴롭혀도 맛있는 음식과 내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견딜만 한 것 같다는 얼토당토않은 궤변이 날 지배하기 시작했다.
고로, 계속 먹는 걸로 나를 다스리고 있다. 조금 위험하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