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 열혈 청취자로서, 광고하는 물건을 열심히 사주는 걸로 응원하는데 이번엔 La Pasticceria(라 빠스티체리아)에서 파는 Panettone(빠네또네, 이탈리아 정통 케이크)를 샀다. 간식도 어지간한 건 다 먹어봐서 질려 있던 차라 호기심에 구매했는데 내 형편에 비싸긴 함; 한 입 먹는 순간 첫 키스의 강렬함과 부드러움이! 크흠...냠냠)

《프루스트 효과》 신간 나온 거 보고 잠잠했던 프루스트 책 탐험이 또 발동했다. 그냥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직진 좀 하면 안 되겠니! 못 들은 척하고 믿고 보는 질 들뢰즈 프루스트와 기호들》 을 샀고 사는 김에 베르그송주의>도. 내 마음엔 진실의 목소리들 시체로 가득하다....

할란 엘리슨 책을 아주 좋게 보고 SF 분야 책을 좀 더 적극적으로 봐야겠다 싶어 어슐러 K. 르 귄 바람의 열두 방향》도 이제야 영접;
동기란 이렇게나 중요한 것. 어떤 분야에 관심 가지고 보려 했는데 넘 재미없고 괴로웠다면 다시 발길을 안 돌리는 경우 왕왕 있잖음?

빠네또네 또 한입. 우물우물)

시집도 꾸준히 사는데 이연주 시전집》과 아티초크 빈티지 시집 폴 발레리 바람이 일어난다! 살아야겠다!》도 기대된다. 발레리 저 문장은 시인들뿐 아니라 오만 사람이 즐겨 인용하는 명문장ㅎ

개정판 왜 종교는 과학이 되려 하는가》 보급 특별가라 시집보다 싸서 정말 맘에 듦! 추석 읽기 책으로 낙점~
아인슈타인 나는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는 그가 쓴 논문, 연설, 강연, 편지 등을 모은 책이다. 천재 과학자가 ‘인간의 개체성과 사회성, 공동체성, 개인과 국가, 전쟁과 평화, 인류의 운명‘에 대해서 어떤 말을 했나 궁금해서 사 봤다. ‘종교와 과학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그가 어떤 말을 했는지도 궁금했고.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찍은 마티스 사진이 생각난다. 새들에 둘러싸여 그림을 그리던 그. 마티스의 색감과 감각은 당시 누구보다 현대적이었다고 생각하는데(여기서 현대적이란 말은 미래를 이끌어 갈 정도의 힘이 있다는 뜻) 실제 그는 마크 로스코 등 회화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더 일찍 봤어야 했는데 아무튼 이번에 제대로 좀 알아보려고 로런스 고윙 마티스》를 샀다.

김정선 내 문장 그렇게 이상한가요?》는 나 아니어도 누구나 지레 찔려 보는 책 아닌가? ㅎㅎ

일본 소설이랑 이상하게 연이 잘 닿지 않아 한국에 많은 번역물이 나와 있는데도 많이 못 봤다. 정서적 궁합이 맞는 작가는 하루키 외엔 잘 없더라고. 쿠라하시 유미꼬 성소녀》로 일본 문학에 다시 접근 시도~ 오타쿠스런 표현;

추석 연휴 때 뭘 읽을까 한참 고민하다 1위로 결정한 책은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다. 이런 책을 이제야 보다니 생각하는 책 중 하나다. 나를 기다리는 이런 책이 지구 한 바퀴 돌 정도로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 죽기 전에 할 일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한다. 책이 삶의 동기가 되어준다는 건 슬픈 걸까 행복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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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7-09-27 19: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 속 케익이 빠네또네인가 봅니다. ^^; 빠네또네가 제 눈길을 사로잡는 바람에 책이 있는지조차 모르겠습니다. ㅋ

AgalmA 2017-09-27 19:58   좋아요 2 | URL
ㅋㅋ 상온에 두고 오래 먹을 수 있는 빵이라네요. 시중에 파는 프렌차이즈 빵이랑 가장 다른 게 식감 같아요. 거친 느낌 하나없이 샤르르 녹아요. 신기한 체험입니다^^ 여기서야 책은 질리도록 보는 거니 신기하지도 않죠ㅎㅎ;

독서괭 2017-09-27 2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급 배고픕니다... 드립커피랑 먹으면 얼마나 맛있을까(츄르릅)

AgalmA 2017-09-27 20:12   좋아요 0 | URL
딩동댕~ 저 커피 알라딘 원두로 내린 드립커피^--^ 전 사실을 말했을 뿐 약올림이 아닙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09-27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장 며칠 후 긴 연휴 시작되는데, 좋은 계획 있으세요?^^
전 오늘 책 잔뜩 주문했습니다. ㅎㅎ

AgalmA 2017-09-28 19:59   좋아요 1 | URL
전 월욜까지 주말없이 밤낮없이 풀가동입니다. 연휴 낙은 책밖에 없는 듯. 명절 연휴동안 제맘대로 뭘 한 건 별로 없었죠. 오가는 긴 시간동안 책에 강제적으로 집중할 시간을 갖게 되는 거 외엔 그닥...
고대하던 책여행 맘껏 하시게 되어서 축하드립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09-28 22:18   좋아요 0 | URL
그래도 여느 추석과 달리 좀 긴 연휴입니다. ^^
무엇을 하든 계신 곳에서 즐건 한가위 보네세요. ^^

겨울호랑이 2017-09-27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연휴가 긴만큼 이웃분들의 리뷰가 기대되네요. 저는 눈팅만 해야할 것 같습니다. ㅋ 명절 때 책 읽기가 평소만큼 쉽지 않네요. ㅋㅋ

AgalmA 2017-09-28 20:00   좋아요 2 | URL
가족이 많이 모이시나 봅니다. 겨울호랑이님 능력이면 틈틈이 책읽는 거 놓치지 않으실 거 같은데ㅎ

겨울호랑이 2017-09-28 21:26   좋아요 1 | URL
^^: 연휴에는 제 시간이 잘 나지 않네요.ㅋ 그냥 마음 편히 가족과 함께 놀아야겠습니다.

서니데이 2017-09-27 2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빵이 커서 어쩐지 좋은데요.
베이커리 이름이랑, 빵 이름이 너무 어려워서 아마 못 외울 거 같아요.
맛있는 빵의 맛이 궁금하지만, 사르르 라는 말에서 어쩐지 달 것 같은데?? 같은 느낌이 듭니다.
맛있는 빵, 재미있는 책, a님, 좋은 시간 보내세요.^^


AgalmA 2017-09-28 20:03   좋아요 2 | URL
빵이라기보다 케익이죠. 그래서 큰 거임~
수제로 만드는 과정 때문에 식감이 이런 거지 설탕 맛의 사르르 느낌은 아닌 듯. 오렌지 필이나 건포도 그런 게 들어가서 단맛이 더 자연스럽죠. 홍차, 와인, 커피, 우유 두루 어울리는 맛요~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