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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이 공중파나 최소한 유명 팟캐스트(‘빨간 책방‘이나 ‘지대넓얕‘ 같은)에 ˝북플˝ 광고하면 대박 날지도 모르는데... 아예 알라딘 공식 팟캐스트를 만들던가. 알라딘이 지금 지원하는 팟캐스트는 솔직히 재미없어요-ㅅ-
책 읽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유입이나 입소문을 기다리는 건 마케팅 전략이라고 볼 수 없다. 복이 오길 바라는 미신에 가깝지.
스머프 마을 같은 이 분위기가 깨지는 걸 싫어할 기존 사람들은 있을 테지만 알라딘의 사업 번창을 기원하며 생각해본 것.
1권만 사도 알라딘 굿즈 주는 행사가 잦은 걸 보며 재고떨이가 아니라면 몹시 협소한 판매 방식이라 생각했다. 알라딘 서점 자주 오는 사람, 여기 상주하는 사람들이 혹해서 사는 게ㅡ나도 지난주 2권이나 샀지ㅎ;ㅡ 많은 양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비틀스 컵은 빠르게 사라졌다; 알라딘 굿즈가 많지 않아서 그래. 소곤))
알라딘이 북플 덕은 분명 본 것 같은데, 이 여세를 몰아 공격적 마케팅도 한 번 해볼 만한 일 아닐까.
오프라인 중고서점은 지대 비용이 많이 들잖소~
듣고 있나요, 알라딘?
나는 왜 이렇게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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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JTBC 뉴스에서 손석희 앵커는 인상적인 말을 했다.
3월 30일은 공교로운 날이 되었다고. 이 날 영장 실질 심사를 받는 박근혜 씨가 영장 발부를 받게 되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던 서울중앙지법에서 바로 구치소로 향하게 된다.
이 날은 세월호가 목포신항으로 출발하기로 예정되어 있다.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오고,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한 사람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는 날.
삶은 참으로 기이하지.
3
새벽에 홀로 사무실에 앉아 일하고 있으면 전쟁통에 모두가 도망간 구중궁궐에 홀로 있는 기분이다. 어설픈 비유 때려치워! 짧게 요약하면 ‘나 뭐 하고 있는 거지?‘
이런 온갖 생각을 끄적이지 말고 1일 1그림이나 그릴 걸 그랬나. 이미 지나갔다. 선택은 이렇게나 중요하다. 이 글 보는 분은 나보다 나은 순간들을 만드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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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생각들은 나를 진저리 치게 할 궁리인지도 모르지.
이를테면 정영문 <오리무중에 이르다> 이 대목처럼.
「긴 계단을 내려오는데 왜 갑자기 당나귀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쫓겨나는 것은 내가 어딘가를 벗어나는 데 얼마나 훌륭한 구실이 되는지, 얼마나 확실한 명분이 되는지 몰랐다. 나 스스로 결정을 못해 누군가 나의 결정을 대신해줘야 하는 때가 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 생각하고 보자 몰티즈의 주인의 집에서 쫓겨난 것이 당나귀와의 일화와 무슨 관련이 있다는 건지 분명치 않아졌다.」
열두 명의 개미 사도들과 최초의 만찬을 하는 장면은 얼마나 정신 나가 보이는지ㅎ. 거기서 배신자 개미를 찾는 건 또 어떻고ㅋㅋ 상대에게 자신이 얼마나 정신 나간 자인지 위협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집안에서 잡초를 길러본 적이 있는지, 한밤중에 바짝 말린 프리지어나 장미를 불에 태워본 적이 있는지 물을˝ 수도 있다니ㅋ
이상하게 정영문 작가 글을 읽으면 내가 다 해본 짓 같은 기시감이 든다.
‘정영문식 정신 나간 관용 어법‘은 정말 독보적이다. 이걸 즐기지 못하면 극도로 싫어하게 되겠지만. 구축이나 응집이 아닌 플롯의 와해나 폐허화를 이렇게 보여주기도 쉽지 않은데, 사실 폐가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구경 가지 누구나 재미 삼아 가보진 않는다.
정영문 작가론을 완성해 볼걸. 하지만 남 분석할 여유가 없단 말씀. 무엇보다 정영문 작가도 싫어할 거다ㅎ
자자, 이제 그만 떠들고 연기력을 발휘해 일하도록 하라, 나여. 나요? 일할 맛 안 나요. 아,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