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을 던지고 싶어도 귀해서 못 던지게 만든 걸까.
봉쇄선까지 올라갔다. 우리를 마주한 이들의 표정은 여유로웠고 호기심까지 엿보였다. 그들은 누구인가. 국민은 누굴 지칭하는 것인가.
박자가 맞지 않는 구호가 여기저기서 제창되고, 한 사람이 빠져나오면 다른 한 사람이 들어갔다. 그러나 우리들은 빠짐없이 돌아 나와야 했다. 중간에서 흩어진 이들은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 했다. 파도처럼 밀려갔다 밀려오는 이 흐름.
광화문에서 시청으로 올라갔다. 풍물패의 가락 소리는 뒤로 사라지고 시끄러운 군가 소리가 우리를 맞았다. 자정이 다 되어가는데 태극기를 흔들며 뭐라 말하기 어렵게 도취해 있는 노인들이 가득했다. 촛불을 든 사람들과 태극기를 든 사람들의 대비가 기괴했다. 극악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태극기를 창처럼 흔들던 노인을 마주하며 나는 당혹했고 서글픔이 커져 비참했다.
말과 행동을 그렇게 쓰는 것을 보는 절망감. 시간을 가르는 무수한 평행선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