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지에 피어나는 꽃은



-거문고를 물고 그 노인이 온다





이 가지에 피어나는 꽃은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꽃이다
이 가지에 꽃은 피었는가 이 가지에 꽃은 피지 못한
꽃이라도 좋고 피고 지는 꽃이라도 좋다 다만 다만
이 가지에 피어나는 꽃은



나는 버짐이 돋아나도 좋지만 나는 꽃이 되어도 좋지만
피지 않는 꽃을 내가 끌어올 수 없지 않느냐 이 가지에
다만 어둠이 당기고 있는 공간만 있다 이 가지에 부서지는
영혼의 소리 들리느냐 사람 깊은 곳에
이 가지에 핀 아스팔트같은 먼 손이 떨려온다 해도



이 가지는 대부분 부서지는 햇살이 되어 웅크리고 있다
이 가지에 돋은 꽃이 그 넋이 되리라는 예감에 나는 이 가지에
옆에 있다 이 가지에는 꽃이 피어도 좋고 꽃이 쓰러져도 좋다
이 가지는 피 토하며 쓰러져 가고 있나니




詩 김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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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윗듀 2015-06-09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앗 멋지네요👍

AgalmA 2015-06-09 10:13   좋아요 0 | URL
😅😉

단발머리 2015-06-09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심히, 매우 심각하게 Agalam님 전공이 알고 싶습니다. 혹 제1전공, 제2전공, 제3전공 해서 제12전공까지 있으신거 아닌가요?
너무 멋진 그림에 아침부터 깜짝 놀랐어요!!

AgalmA 2015-06-09 10:17   좋아요 1 | URL
😅😅😅🙏

수이 2015-06-09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좋다, 정말 좋다.

AgalmA 2015-06-09 16:04   좋아요 0 | URL
부암동, 부암동, 후후🐾

2015-06-09 15: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5-06-09 17:26   좋아요 1 | URL
타자는 내게 들어가는 문이다...라는 말이 있죠. 동서양을 막론하고 철학과 종교에서도 이건 인정하고 들어가는 부분. 심리적으로라야 단독자라 해도 존재로서는 인간은 홀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겠죠. 사랑도 나 혼자서 가능할 수 없는 것이고^^ 가볍게 물어보신 것에 너무 큰 걸 가져와 답한 건 아닌가 싶은데 다른 말이 생각 안나서^^;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에이바 2015-06-09 16: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태양 주변에 꽃인가요? 아갈마님 정말 경이롭습니다. 시도 좋고 시화도 좋아요.

AgalmA 2015-06-09 17:23   좋아요 1 | URL
네, 태양엔 꽃이 어울리겠더라고요. 좀 더 예쁘게 그리고 싶었지만 맘이 급했어요. 저건 다음에 더 발전시켜보고 싶은 소재예요^^
그림을 다 그리고 제 글을 넣고 싶었는데, 갑자기 저 시가 생각나서 제 글은 포기했어요ㅎ 딱맞는 글을 쓸 때까지 기다릴까 하다가 1일1화 생활규칙상 오늘은 단념ㅎ

저 그림이 저는 어느 정도 좋은 건지 모르겠어요. 앞으로도 그림 자주 올릴텐데 부족한 점이 보이면 말씀해 주세요. 제겐 도움이 됩니다^^

cyrus 2015-06-09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갈마님의 그림을 딱 보는 순간, 그 말이 생각났어요. ˝자연으로 돌아가라.˝

AgalmA 2015-06-10 05:08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사실 자연 아닌 게 어디 있겠나요. 다 거기서 왔는데...

CREBBP 2015-06-10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도 그리셨군요 멋져요~

AgalmA 2015-06-10 20:58   좋아요 0 | URL
이케다 리요코 그림 베끼기까지 하셨던 guiness님도 내면에 아직 남아 있지 않겠습니까~ 자자, 모두 그림의 세계로^^/

[그장소] 2015-06-14 0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사하다는 말로는 당신을 표현하기에 부족하군요.^^
그림 멋져요! 잘 느끼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