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óhann Jóhannsson - Here they Used to Build Shi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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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they Used to Build Ships"은, 아이슬란드의 작곡가 겸 프로듀서인 요한 요한슨(Jóhann Jóhannsson)이 Max Kestner의 다큐멘터리 "Drømme i København (Dreams in Copenhagen)"을 위해 제작한 사운드 트랙 중 한 곡인데요.

뭐랄까, 필립 그래스(Philip Glass)의 미니멀 음악보다 좀더 따뜻하고 몽환적인 미니멀 음악이라고 할까요?

(물론 이 비교는 누가 더 우월하다의 기준은 아닙니다.)

 

영상을 꼭 전체 화면으로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화면 곳곳에서 디테일한 예술성을 보실 수 있습니다.

숨겨진 퍼즐같이, 화면 가장자리 유리창에 비친 강물의 반짝임이라든지…… 화면 가득 똑같은 창인데 오렌지 차양이 단 하나 있다든지……같은 구조의 건물 중앙에 캔버스 위의 터치처럼 존재하는 파란 베란다 가림막이라든지……황금빛 비단실 같은 밤의 도로……

 

예술이란, 표현하는 자의 감각(놓치기 쉬운 美/醜를 뛰어넘어 파악될 수 있는 양상들을 끄집어내는 능력)과 관객 또한 그 표현 속 진의를 놓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상호관계성 속에서 완성된다고 봅니다. 그 정도에 따라 우리는 독특하다, 절묘하다, 위대하다 등의 감탄사를 왕관처럼 그들에게 전해주죠.

 

동영상 장면 하나하나가 현대 회화 같지 않나요?

건물 속 고독한 현대인들의 풍경을 주로 그렸던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같기도 하고 말이죠.

에드워드 호퍼? 응? 갑자기 생각이 안 난다! 싶으시다면 아래 ↓

 

https://www.google.co.kr/search?q=Edward+Hopper&newwindow=1&hl=ko&rlz=1T4MXGB_koKR524KR525&prmd=ivnsb&source=lnms&tbm=isch&sa=X&ei=mRUsVdLkG8KmmAWvwIHYBQ&ved=0CAUQ_AU

 

 

 

Edward Hopper <Night Wind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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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ann Johannsson - Sun's Gone Dim

 

 

 

Jóhann Jóhannsson [Englaborn](2002) 앨범 전체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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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내 평안하기를

 

 

 

 

 

 

 

ㅡ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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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4 04: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14 04: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14 0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ocomi 2015-04-14 05: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음악도 잘 들었고 영상도 황송하게 잘 봤습니다. 적어주신 디테일 특히 좋았고요.^^ 최근 접하게 된 도시의 공적 공간에 대한 데이빗 하비의 The Political Economy of Public Space가 떠오르네요.

AgalmA 2015-04-14 19:18   좋아요 0 | URL
제가 감상에 선입견을 혹여 줄 수도 있지 않았나 뒤늦게 염려가 되었는데, cocomi님이 좋게 봐주셨다니 다행입니다. 제가 처음 이 영상을 봤을 때 전체 풍경에 도취만 되었었는데요. 자꾸 보니 그 디테일이 눈에 들어오는 게 많아서 한번만 보고 스쳐가실까봐 염려되어 부언 설명을 남긴 거였어요^^ 많은 사람들이 데이빗 하비 작업같은 걸 많이 하고 있을텐데, 건축 미학이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아쉬워요.

네오 2015-04-14 0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Here they Used to Build Ships` 좋은데요,, 이건 어떨까요,,코펜하겐식의 몽환에 대한 워싱턱식 현실적인 대답,, https://www.youtube.com/watch?v=JqchaXXunGA ,, 이런건..짐 자무쉬,,스파이크 존즈,, 소피아 코폴라가 잘 다루지 않던가요?

AgalmA 2015-04-15 02:21   좋아요 0 | URL
많겠죠. 우리가 모르는 많은 세계들을 조망한 시선들이...
건축미로 압도하던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 도입부...영상인데 성가곡을 눈으로 읽는 듯 했죠
빔 벤더스<베를린 천사의 시>의 베를린식 몽환 빼놓으시면 섭하죠. 빔 벤더스 <한번은> 책보면 그가 얼마나 공간 조망에 탁월한지 알 수 있었죠. 공간 어디에 인물을 놓을 지, 그 스토리는 어떻게 풀어야 할 지 정확히 알고 있는....찍은 사진보니 사진작가시더군요. 그래서 영화까지 간 거겠지만.
짐 자무쉬는 <천국보다 낯선>때부터 아! 했어요^^ 공간의 미학으로는 <지상의 밤>이 가장 탁월하지 않았나 합니다.

바벨의도서관 2015-04-14 1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너무 좋네요. 그렇잖아도 요즘 뭐 좀 조용히 들을 만한 게 없을까 목말라 있었는데, 알라딘 서재를 오니 서재브리핑 기능이 agalma 친구 님의 포스팅을 딱! 일러주네요. 무심한 듯 따뜻하고 적당한 거리감을 지닌 음악이라 읽든 쓰든 늘 곁에 두게 될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agalma 님. 덕분에 Bjornstad와 Arnalds, Veen 등을 잠시 쉬게 해주어도 좋을 것 같아요. : )

AgalmA 2015-04-14 18:58   좋아요 0 | URL
바벨의 도서관님! 반가워요~ 음악을 자주 올려야겠어요. 세이렌이 친구님들 좀 불러오게ㅎㅎ Arnalds는 언젠가 몇날 며칠을 리플레이로 살았던 적 있어요. 리플레이 개미지옥에 빠질까봐 조심해야 해요. 한번씩 꼭 그러거든요ㅎ 내한왔을 때 못 간 게 얼마나 땅을 칠 일이었는지ㅜ
말씀하신 것처럼 무심한 듯 따뜻하고 적당한 거리감! 음악이든 친구든 이렇게 되면 늘 곁에 둘 수밖에 없죠^^ 저도 이런 음악 닮고 싶은 게 소원입니다;

21세기컴맹 2015-04-14 1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어제 왕창 본 하우스오브카드가 생각났습니다. 음악은 제 취향입니다. 정성스런 포스팅에 감사한다는 게 그만 엉뚱해져서 ... 관심있던 음반인데 겨울 오기전에 소유해봐야겠습니다.

AgalmA 2015-04-14 19:01   좋아요 0 | URL
마지막 englaborn 앨범 제가 가장 좋아하는데, 품절이더군요. 그 외에는 알라딘에도 다수 있더군요. 21세기컴맹님 읽으시는 책들과 음악 저랑 겹치는 게 많아 반갑던데요^^
하우스 오브 카드 못 봤는데, 부럽습니다;

돌궐 2015-04-18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과 함께 아름다운 동영상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색다른 시각, 절제되고 감각적인 화면과 미니멀한 음색이 정말 잘 어울리네요.
동영상에 나오는 장면을 호퍼 작품과 비교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Here they Used to Build Ships˝ 영상이 언뜻 그렇게 보이긴 하네요. 그런데 호퍼그림에서 보이는 `현대인의 고독을 표현한 수준`까지 도달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둔감한 탓인지는 몰라도 동영상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내면을 암시하는 기호까진 발견하지 못했거든요. 조금은 감정을 배제한 시선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 절대 나쁘다는 것은 아니고요. 호퍼 작품과 `화면`은 유사한 부분이 있지만 `주제`는 조금 다른 거 같다는 거였습니다.^^;; 보여주는 것과 말하는 것의 차이라고 할까요? 저는 호퍼 그림은 매우 문학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AgalmA 2015-04-19 03:30   좋아요 0 | URL
감상이야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죠^^ 같은 나여도 10년 전, 1년 전 감상이 다른 잖습니까~
그렇게 말씀하시니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네요. 두 작품이 시대가 다르니 그 차이도 있었을테고 더불어 디지털 매체의 휘발성과 화려함-아날로그의 숙고와 개성 차이도 있지 않을까 생각도 되고요. 요한슨 음악이 가세되어 제 심상의 동요 때문에 둘을 나란히 비교해 본 것일 수도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