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말로는 "이번 명절부턴 집에 안 내려갈 거야."라곤 했지만
그래도 명절엔 집에 가야 할 것 같은 생각에 꼬박꼬박 내려갔다.
내려 갈 때마다 "만나는 사람 없냐." "올해는 가야지." 이런 말을 들어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고 가끔 싸가지 없는 말투로
"결혼은 혼자 하나요." "갈 때 되면 가겠죠." 하고 소심하게 반항도 하고.

이번 설에는 그야말로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다.
1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한 친척 어른들마다 나의 결혼 여부에 관심을 가지고
다들 "올해는 가야지." 한다.
(하도 들었더니 내가 가든 말든 댁들이 무슨 상관이냐고 악 쓰고 싶더라.)
그때마다 그렇잖아도 못 치운 딸내미 때문에 걱정이 태산인 부모님의 스트레스 지수 상승.
덩달아 나도 스트레스 상승.
그냥 내가 눈에 안 보이는 게 서로 마음 편할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눈에 안 보이면 친척들이 입 댈 일도 줄어들 테고,
부모님도 스트레스 덜 받겠지.
물론 나도 잔소리 안 들어도 되니 맘 편하고.-_-;
고로 친구랑 이번 추석에 해외여행 가기로 했다.
지금 티켓 알아보는 중.

사람일이 참...겪어봐야 안다고, 결혼 압박 스트레스에 대한 것도
내가 어렸을 때는 그게 뭐 대단하려고 싶었다.
부모님 등쌀에 못 이겨 결혼한다는 말도 얼마나 줏대가 없으면 싶었다.
이제 내가 나이 들어 겪어보니 이해가 된다.
딱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문제는 내가 청개구리띠라 주변에서 하도 뭐라고 하니
점점 더 결혼에 대해 거부감만 늘어간다는 거다. 어쩔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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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2-03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가면 자식이 이러느니 저러느니 말 더 많이 나오던데요 --;;
어머니가 엄청 스트레스 받았다고 하시더라구요.. 친척분들이 왜 안오냐고 하도 뭐라 하셔서 ㅠ.ㅠ

보석 2009-02-03 15:29   좋아요 0 | URL
그렇긴 한데..이번에 정말 인내심이 바닥 나서...더 하면 정말 명절에 상 엎는 수가;

다락방 2009-02-03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정말 어쩔껴. -.-


보석 2009-02-03 15:29   좋아요 0 | URL
후...그저 한숨만;

마늘빵 2009-02-03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결혼 얘기는 아예 꺼내지도 못하게 해요. 오래전부터 꾸준히 말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말을 안하신다는. 뭐 여건이 안되는 것도 알고 계시고. 근데, -_- 점심시간에 가는 밥집 아주머니가 올해는 결혼하셔야죠,를 가끔씩...

보석 2009-02-03 15:30   좋아요 0 | URL
훗~ 아직 아프님이 나이가 덜 들어서 그런 겁니다. 한해한해 지날수록 달라집니다. 제가 장담합지요. 저라고 처음부터 이렇게 시달렸을라고요;

다락방 2009-02-04 08:16   좋아요 0 | URL
보석님 댓글에 추천이요 orz

마늘빵 2009-02-04 10:23   좋아요 0 | URL
철푸덕. 보석님 저랑 (나이가) 비슷해보이시던데! 글쎄, 언제나처럼 떠밀려서 결혼하기는 싫고, 이 사람이랑은 꼭 살고싶다, 그러면 그때. ^^
 
피보다 진한 노블우드 클럽 2
사사모토 료헤이 지음, 정은주 옮김 / 로크미디어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제18회 산토리 미스터리 대상과 독자상 더블 수상에 빛나는 걸작!

물보다 진한 것은 피,
피보다 진한 것, 그것은 정!

전직 형사이자 지금은 초라한 사립탐정인 아카네자와 케이는,
말기 암으로 고생하는 노인에게서 35년 전에 생이별하게 되었던 아들을 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아카네자와는 아들의 소식을 더듬어 가던 중에, 자신의 가족을 빼앗은 뺑소니 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발견한다.
'가족의 유대'라는 것은 무엇인가를 묻는 제18회 산토리 미스터리 대상과 독자상 더블 수상작.

피와 정으로 얽힌 슬픈 가족사에 얹어놓은 가슴 따뜻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본격 미스터리 걸작 탐정소설!

이상은 알라딘에 소개된 책소개이다.
근사한 리뷰가 읽고 싶다면 제다이님의 리뷰를 소개한다.

리뷰보러가기

내가 절대 이 리뷰가 낚여서 이 책을 읽게 된 게....맞다..ㅠ_ㅠ
리뷰 끝부분 '감동 일변도에 손발이 오그라드는 독자'에서 조금 멈칫했지만
나머지 요소들이 끌려서 구입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읽은 후 감상은 '대단하다'는 것이다. 물론 좋은 의미로.
아카네자와가 노인의 의뢰로 35년 전 헤어진 아들을 찾는 것이 한 축이고,
3년 전 아내와 아이를 치고 달아난 뺑소니 사건의 수사가 또다른 축을 이룬 전개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스피디하게 진행된다.
덕분에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고 결말을 궁금해 하며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제다이님의 리뷰에서도 언급된 지나치게 작위적인 결말은 살짝 옥의 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제일 뒤의 작위적인 설정 대신 다른 방식으로
작가의 의도를 전달했다면 훨씬 깔끔하고 세련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오래간만에 꽤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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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9-01-31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하군요~.^^그들의 정서에도 피보다 진한게 정인가봐요???

보석 2009-02-02 11:11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낳은 정과 기른 정. 어느쪽이 우위일까요?

jedai2000 2009-02-09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 좋은 리뷰를 지금 봤군요 ㅎㅎ 부족한 글을 이리 칭찬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지금 몸을 막 격렬하게 꼬고 있어요ㅋ). 계좌번호 알려드리면 입금해드리겠습니다^^

크게 알려지지 않은 책인데 제 리뷰를 보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다니 너무 행복하고 기쁘네요, 고맙습니다^^

보석 2009-02-10 14:09   좋아요 0 | URL
ㅋㅋ 제다이님 리뷰는 항상 멋진 걸요. 자 제 계좌번호는...ㅎㅎㅎ
생소한 작가에 책이었지만 근래 본 책 중에 재미있었습니다. 덕분에 좋은 책을 알게 되었으니 저야말로 기쁘죠.^^ 앞으로도 좋은 리뷰 부탁드려요!
 
통곡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
누쿠이 도쿠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비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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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에 고향에 갔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읽으려서 급히 서점에서 구입했다.
뒷표지에 '반전' 어쩌고 하는 카피가 있었지만
워낙에 그런 류의 설레발을 싫어해서 대충 내용 소개만 보고 골랐다.
음, 뒷표지에는 대충 아이들이 연속해서 납치 살해되는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과
사이비 종교에 빠져들어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밝혀지는 충격적인 반전...
뭐 이런 설명이 있었던 것 같다.(3일 지났다고 이렇게 기억이 희미하다니;)

내용은 뒷표지에 적힌 그대로이다.
한 장은 사에키를 중심으로 한 경찰의 수사과정이 그려지고,
그 다음장에는 한 남자가 사이비 종교에 빠져드는 과정이 그려진다.
이런 두 개의 장이 번갈아 나온다.

고위 정치가의 사생아인 사에키는 정략결혼으로 무미건조한 결혼생활을 하며
아버지나 장인-경찰청장-의 도움 없이 자신의 힘으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주변의 편견을 이기며 의연하게 살아가고 있었지만
5살 여자아이의 시체가 발견되고 그 수사가 지지부진해지면서
그의 인생은 꼬이기 시작한다.
다른 장에 등장하는 남자는 공허한 가슴의 구멍을 메워줄 무언가를 찾다가
우연히 길에서 만난 여자의 "당신의 행복을 위해 기도해도 되겠습니까?"라는 말에 매료되어
사이비 종교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다른 분들의 리뷰를 봤는데 책의 트릭을 너무 노골적으로 다들 까발리셔서 놀랐다.
뭐, 이 소설의 특성상 말 한마디면 웬만한 사람들은 다 눈치 채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말하지 않겠다.
트릭이 궁금한 사람은 직접 사서 읽어보면 될 일이다.

소설 자체만 가지고 말을 하자면 재미있긴 한데 뭔가 살짝 부족한 기분이다.
실제 있었던 유아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쓴 소설이고
여러 가지로 현실 비판에도 신경 쓴 티가 나는 게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
소설의 트릭을 숨기는 데 몰두한 나머지 정작 있어야 할 게 빠진 기분이랄까.
흥미 있는 요소는 많은데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게 없다.
게다가 범인의 범행동기가 좀 납득하기 어려웠다. 그 부분이 제일 아쉽다.
그렇지만 범인이 마지막으로 던진 질문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아마 그 말이 이 책의 제목을 결정한 게 아닐까 싶다.

-장점-
*비채 책 치고 드물게 무난한 디자인! 오, 놀라워라.
*머리 비우고 가볍게 읽기 좋다.

-단점-
*술술 읽히지만 오래 남는 여운은 없다.
*(뒤는 긁으면 보임. 스포일러)서술 미스터리 싫어하는 사람은 보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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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시 블레이즈 3 - 베로니카의 폭풍
카야타 스나코 지음, 박용국 옮김, 스즈키 리카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밸런타인 경은 쏘아보는 듯한 눈길을 루에게 향하고는 짓눌린 목소리로 물었다.
"에드워드는 어디 있지?"
"자세한 위치까지는 알 수 없어. 알 수 있는 건, 그 애가 살아 있다는 것, 그거뿐이야."
댄이 조용히 끼어들었다.
"아니, 넌 알 수 있을 텐데."
밸런타인 경 앞이었지만 댄은 주저하지 않았다.
이 사람은 그 비상식적인 소년의 아버지가 아닌가.
그렇다면 다 알고 있을 거라 판단한 것이다.
"지금까지 넌 보이지 않는 걸 수없이 봐왔어. 실종된 우주선의 위치를 알아내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일 거야."
루가 꺼낸 것은 즐겨 쓰던 카드였다.
점술사들이 애용하는 도구의 하나다. 각 장마다 그림과 숫자가 그려져 있는 그 카드를 상자에서 꺼낸 루는 아무렇게나 쓰레기통에 던져넣었다.
"가지고 있다 보면 점을 치고 싶을 지도 모르잖아."
댄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루를 바라보았다.
"점칠 생각이 없다는 말이냐?"
"웬일로 눈치가 빠른 걸. 제대로 짚었어."
"어째서? 제임스만 사라진 게 아냐. 그 소년과 셰라도 <로빈슨>에 타고 있었다고!"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텐데요. 당신은 내 마음을 읽을 수 있을 테니까. <로빈슨>이 어디 있는지를 가르쳐주십시오."
젊은 남자, 라 종족의 데몬은 난색을 표하며 말했다.
"선장님, 당신도 아시겠지만, 저에겐 그 질문에 대답할 권한이 없어요."
"그 점에 대해서는 다소의 융통성을 발휘해주십시오. 그 소년의 신변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간 당신들 입장에서도 반갑지 않을 텐데."
<중략>
데몬은 느끼한 동작으로 인사를 한번 하고,
"하지만 좀 아니꼬운 점이 있는데 말이죠, 당신은 꼭 자신이 아쉬울 때에만 저를 찾으시는군요. 저희의 존재를 비과학적이라고, 그런 건 못 믿는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지 않으셨던가요?"

내가 이 시리즈 중 제일 싫어하는 인물이 바로 '댄'이다.
(그 아들인 '제임스'도 싫지만 그쪽은 아직 어리니 정상참작의 여지는 있다고 본다.)
작가는 이 댄을 상식에서 벗어난 괴물들이 드글거리는 소설 속에서
유일하게 정상(?)에 가까운 인물로 설정한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엔 단순히 속 좁고 비겁하며 나이 헛먹은 중년일 뿐이다.
위의 일화들은 그런 댄의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

[크래시 블레이즈]의 3번째 이야기 '베로니카의 폭퐁'은 재판 광경에서 시작된다.
인권침해 혐의로 기소된 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리와 셰라, 제임스를 포함해 몇몇 학교에서 모인 12명의 학생들은 방학 동안
체험학습을 위해 '베로니카'라는 행성에 가기로 한다.
그러나 그들이 도착한 곳은 사람이 없는 행성이었다.
학생들이 어리둥절해 하는 사이,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태웠던 우주선이 사라진 일로 난리가 난다.
그 난리통에 위와 같은 대화가 오간다.
평소 루 보기를 벌레 보듯 하던 댄은 뻔뻔스럽게 루에게 자신의 아들이 있는 곳을 찾아달라고 한다.
그것도 정중한 부탁도 아닌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식으로,
자신의 아들 이야기는 쏙 빼고 리를 걱정하는 척하면서. 한마디로 재수없다.

지루했던 1권을 지나 2권은 꽤 재미있었는데 3권은 다시 지루하다.
정확하게 말해 작가의 억지가 너무 심하다.
[델피니아 전기]에서도 요 앞의 1권에서도 눈치 보는 척은 하지만 능력을 마음대로 쓰던 루가
새삼 여기서는 리가 있는 곳을 점치는 간단한 것조차 규정 위반이라 못하겠다고 하는데 어이가 없었다.
그 수많은 규정 위반은 괜찮고 이게 왜 안 되는 걸까?
물론 한권 내내 무인행성에 떨어진 12명의 아이들이 리의 다소 난폭한 지도로
살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으니 루가 하루만에 위치를 찾아내면 이야기가 진행이 안 되겠지;
그렇지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설정이라니..-_-;;

일본에는 이미 11권까지 나왔다고 하고 우리나라에도 나올 듯하니
일본어를 모르는 나는 느긋하게 기다리면 다 읽을 수 있겠지만,
이 시리즈에 대해서는 걱정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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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내 동생은 자취생 답지 않게 고기 충만한 생활을 누리는 편이다.
냉장고에 야채와 과일은 없어도 고기가 떨어지는 날은 없다.
이건 다 행여 자식들이 밥 굶을까 때가 되면 바리바리 음식을 싸서
멀리 부산에서 보내주시는 엄마 덕분이다.
주로 보내주시는 품목이 양념된 낙지(그냥 해동해서 볶으면 낙지 볶음),
불고기, 햄버거 등이다 보니 반찬 하기 싫은 자취생들은
밥과 김치에 위 품목 중 하나를 곁들여서 먹기 일쑤이다.
이걸로도 모자라서 나와 동생은 주변 고깃집을 순례하며 맛집 찾기에 여념이 없다.
이미 몇 차례의 선별을 거쳐 엄선한 곳이 2군데인데
특히 한집은 고기도 고기지만 양푼에 담아 나오는 보리밥을 강된장에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라
매우 사랑하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 동생이 최근 개업한 고깃집에 가보잔 이야기를 몇 번 했다.
원래 설렁탕 집이었는데 장사가 안 되어 보이더니 고깃집으로 업종 변경을 했다가
최근에 다시 간판이 바뀐 집이다.
간판이 어째 신뢰가 가지 않아 미적거리다가 지난주 저녁에 드디어 발걸음을 향했다.
오.....사람이 미어터지게 많아 자리가 없으니 잠시 기다리린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싶어 식탁을 봐도, 눈으로 봐선 썩 색달라 보이진 않았다.
자리에 앉고 보니 소고기, 돼지고기를 부위별로 가격과 나열한 가격표가 눈에 들어왔다.
이왕 온 거, 간만에 소고기를 먹어보자 하고 보니
안심 600그램이 33,000원...싸긴 싼 거 같다.
동생과 진지한 고민 끝에 채끝등심이란 부위를 먹기로 했다.

지나가는 점원을 불렀더니 고기 주문은 아래층에서 직접 하란다.
의아해서 내려가보니 정육점처럼 직접 고기 써는 직원에게 고기를 주문해야 했다.
고기를 주문하고 돈을 지불하고 자리에 돌아와 앉아 있으니
숯불과 야채가 세팅되었다.
잠시 후, 드디어 고기님이 등장하셨다!!!!!
선명한 색상, 두툼한 모습에 동생과 나는 동시에 설레였다.
그 고기님을 숯불 위에 눕히고 지글지글 익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뿌듯하던지.
이심전심인지 동생 역시 "고기 익는 걸 보니 어쩐지 흐뭇해." 했다.
역시...고기 사랑이 가득한 남매 다웠다.
너무 익히면 고기가 질겨지기에 적당히 익혀서 얼른 맛을 보았다.
오...역시 고기님을 절대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둘이서 미친 듯이 젓가락을 놀렸다.

그러나 역시 인간은 간사한 법.
적당히 배가 불러오자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고기가 맛은 좋은데 기름기가 없어서 좀 퍽퍽한 거 같아."
"응. 좀 아쉽네. 다음엔 상등심으로 먹어볼까?"
"그럴까?"
남매는 600그램을 시켜 다 먹지 못한 고기 약간을 포장해서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조만간, 상등심을 먹기 위해 그 집을 다시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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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9-01-20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근 족발집은 가보셨겠죠?

보석 2009-01-21 14:31   좋아요 0 | URL
주변에 족발집이 없습니다. 가끔 야식으로 보쌈은 시켜요.ㅋ

Mephistopheles 2009-01-21 11:27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댁과 가깝다면...
최희성 고려왕족발집을 찾아보세요..^^
제법 맛있습니다.

eppie 2009-01-21 12:32   좋아요 0 | URL
아니...Mephistopheles 님께서 눈에 익은 이름을 말씀하시네요. :)
휘모리 님 댁에서 저 가게가 가깝고, 휘모리 님 댁과 보석 님 댁이 가까우면,
...보석 님과 저도 가까운 데 사는 걸까요 ^^

보석 2009-01-21 14:24   좋아요 0 | URL
오오오오+_+ 최희성 고려왕족발 한번 찾아보고...이거 조만간 휘모리님이랑 에피님이랑 같이 신림동 번개라도 한번 해얄듯.

Mephistopheles 2009-01-21 16:34   좋아요 0 | URL
어랏..신림동 아니라 봉천역에 있는 건데..^^ 그래도 가깝긴 하군요.^^
에플님이나 휘모리님이나 보석님이나 다들 전쳘역 두정거장 안에 거주하시는 거겠군요..

다락방 2009-01-20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침나와요. 스윽. 침 좀 닦고.


저도 오늘은 오리고기 먹으러 가요. 물론 저는 오리나 닭보다는 소나 돼지를 엄청 사랑하지만 여튼 그래도 오리도...고기니깐......
소 먹는 보석님 부러워요 ㅠㅠ

다 먹지 못하고 포장한 고기를 제게 보내주세요. 흑 OTL

보석 2009-01-21 10:57   좋아요 0 | URL
그 고기는 이미 제 뱃속에..아직까지 남아 있을리가 없잖아요!

Kitty 2009-01-20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기 못먹은지 벌써 2주째...이놈의 다이어트 ㅠㅠ

보석 2009-01-21 10:56   좋아요 0 | URL
다이어트보다 고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