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진/우맘 > 차력막차, 눈먼 자들의 도시

 2006. 8. 31. - 올해의 열 아홉 번째 책

★★★★★

29일 주문, 30일 도착, 31일 새벽 마지막 장 덮음.
차력당 8월의 선정도서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위해 숨차게 달렸다.
하긴, 여기엔 요즘 엄청나게 빨라진 알라딘, 울어서 퉁퉁 부은 눈을 비비면서도 새벽까지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든 작가, 둘의 공이 컸다.

올해의 열 일곱 번째 책

★★★★

마지막 단편 배추벌레.....오래도록 잔영이 남는다. ㅡ,,ㅡ;

 

올해의 열 여덟 번째 책

★★★★

한스 에리히 노삭, 명성이 공허한 것은 아니나.....글쎄, 나에게는 2% 부족한 무언가가 있다.
50%의 허술함을 덮을만한 결정적인 뭔가가 있는 책과, 완벽하지만 2%쯤,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는 책....별점은 내 권리니까, 난 당연히 전자에게 다섯 개를 준다. 내맘이다. ㅎ 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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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조선인 > 그래도 희망은 남아있다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백색 질병 앞에 속절없이 무너져버린 도시 문명과 도회인의 삶. 이제 세상은 오물과 시체로 뒤덮였다. 나는 절망과 타락과 부패를 묘사하는 작가의 집요함에 시달리다 못해 헛구역질을 거듭 했고, 끝내는 급체의 오한으로 꼬박 사흘을 끙끙 앓아야 했다.

하지만 정말 모든 게 다 어둠일까? 그래도 이 세상 어딘가엔 희망이 있다는 판도라의 상자가 주는 교훈은 도무지 끝날 거 같지 않는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처럼 하품나게 지루한 얘기지만, 그래도 쳇바퀴같은 일상을 감수하게 만드는 한줌의 모이와 같다. 그리고 이대로 읽어내려가다간 질식하고 말 거라는 불안을 주는 작가의 숨막히는 문체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주제 사라마구가 얘기하고 싶어했던 진실이다.

유일하게 눈 먼 자가 아닌 의사의 아내만이 희망은 아니다. 눈물을 핧아주는 개도, 검은 색안경을 낀 여자와 검은 안대를 한 노인의 사랑도, 생의 마지막 기력으로 열쇠를 전달하기 위해 애쓴 노파도, 쓰기를 포기하지 않은 작가도, 사유재산 대신 부평초 생활의 규칙을 만들어낸 모든 사람들이 결국 희망인 것이다.

더욱이 희망은 특정 개체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 누구도 차지할 수 없는 이름없는 존재가 바로 희망이다. 하기에 주제 사라마구는 그 누구에게도 이름을 부여하지 않았고, 이름을 묻게 하지도 않았다. 단 한 번의 예외로 의사의 아내는 첫번째로 눈먼 사람의 아파트에 살게 된 작가의 이름을 묻지만, "눈먼 사람들에게는 이름이 필요 없소. 내 목소리가 나요. 다른 건 중요하지 않소."라는 답변을 받는다. 내가 슈바이처 박사가 되거나 테레사 수녀가 될 순 없을진 몰라도, 이름이 없더라도 나는 인간 존재로서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게다. 보다 직접적인 작가의 훈계는 검은 색안경을 낀 여자가 대변한다. "나는 가능하다면 계속 희망을 갖고 싶어요. 내 부모님을 찾겠다는 희망, 아이의 엄마가 나타날 거라는 희망". 이에 검은 안대를 한 노인이 화답한다.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검은 색안경을 낀 여자는 이렇게도 표현한다. "우리 내부에는 이름이 없는 뭔가가 있어요. 그 뭔가가 바로 우리예요."

결국 무명의 존재가 위협이 되고, 눈 먼 자가 악마가 될 수 있는 건, 인간의 본성이 악하기 때문이 아니다. "선과 악에 관한 한 우리 모두 평등해요. 선은 무엇이고 악은 무엇이냐고는 묻지 말아주세요. 눈먼 것이 드문 일이었을 때 우리는 늘 선과 악을 알고 행동했어요. 무엇이 옳으냐 무엇이 그르냐 하는 것은 그저 우리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서로 다른 방식일 뿐이예요. 우리가 우리 자신과 맺는 관계가 아니고요." 인간을 잊어버린 도시,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기능과 효율만 따진 문명이 선과 악을 인위적으로 구별하는 것일 뿐이다. 그럼 우리가 할 일은? 계속 희망을 가지는 것, 도시 속에 파묻힌 인간을 '보는' 것이다.

문명의 결점에 대한 작가의 경고를 명심하길. "이것이 문명의 결점이다. 우리는 집 안에 들어오는 수도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급수 밸브를 열고 잠그는 사람들, 전기가 필요한 급수탑과 펌프, 부족분을 확인하고 여유분을 관리할 컴퓨터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곤 한다. 그리고 이런 모든 일을 하는 데는 사람의 눈이 필요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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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소설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소설의 구조에 차용되었지만 리얼리즘 분야에서도 환상적 리얼리즘은 앞으로 대단히 독특하고 매력적이며 가능성이 많은 서사양식이 될 것이다(개인적인 추측). 별 다른 줄거리 없이 매끈한 문장에만 탐닉하는 일부 한국작가들이 떠오르고 인류 혹은 인간의 정체성에 관해 질문하는 본문의 내용과 달리 문학과 작가란 무엇인가에 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준 점에서 이 책은 고맙다.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눈이 멀면서 벌어지는 윤리와 가치관의 실종. 그 앞에서 인간의 정체성을 묻는 이 작품은 독자를 고민하게 만든다. 또 다른 계급의 생성, 폭력, 강간, 살인, 기아에 직면한 인간들의 삶. 이것은 눈이 먼 후, 인류의 낯익지만 전혀 새로운 삶의 방식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암시하고 있듯이 인류는 이미 눈이 멀어 있음을, 눈 먼 자들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이 비극들이 볼 수는 있지만 볼 수 없는 지금의 현실과 전혀 다르지 않음을 상기시켜준다. 끔찍한 전쟁과 기아와 살육은 여전히 진행중임으로.
소설 속에선 이름을 가진 사람이 없다. 그들은 불특정 대다수이다. 그 대다수는 나와 당신이 될 수 있고 우리라는 공동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들은 더 이상 인간이라 지칭할 수 없는 바닥까지 추락한다. 역설적으로 말해 눈 먼 인류가 겪어왔고 앞으로 겪어갈 일이다. 고귀한 존엄성, 희생과 연대라는 숭고함에 반해 파괴와 약탈과 지배의 야만적인 습성의 면모를 갖춘 인간 혹은 인류. 찬탄과 회의라는 미묘한 감정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수작이다.    

* 부끄러운 이야기인데 작가의 이름만 얼핏 들었을 땐 일본 작가인 줄만 알았다. 책장을 들춰보고서야 흡! 소리가 절로 나왔다. 유럽인. 게다 내가 살아있을 땐 가볼 수도 없을 것만 같아서 오히려 무관해 보이는 머나먼 포르투갈 사람이라니. 이렇게 또 지중해의 한 나라에 의미를 품게 되는구나..세계지도 안에 빨간 똥골배기..헛헛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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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반딧불,, > 그 도시에 내가 살고 있다.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집이 엉망으로 어질러져 있다.

싱크대가 샜다. 처음엔 그냥 조금만 하면되겠지 하면서 시작했었다.

닦고 다시 테이프를 부치고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이 될 줄 알았는데 한구석에 고인물이 있었나보다.

어느 날인가부터 이상한 썩는 냄새가 나서 이상하다 이상하다 했다가,

확인을 한답시고 날잡아서 아예 뜯었다.  뭐 쉬는 날 하루 잡아서 하면 충분할 줄 알고 시작한 일은

지금 나흘 째 제 위치를 못잡고 있다.   생각보다 심각했던 것이다.  싱크대 다 뜯어서 다 닦고,

그 속에 있던 그릇들 다 닦고, 밀린 청소 하고 일단 싱크대 옆면 벽지를 완전히 뜯어내어 시트지로 다시 부치

고 그 작업 중에 싱크대 다리 하나가 옆으로 밀렸다.

덕분에 이도저도 못하고 있다. 이런 대청소를 할때는 꼭 혼자 하게 된다.

어째 꼭 그렇게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오늘 마무리하고 다시 제 자리에 집어넣고, 실리콘까지 바르게

되는 것은 아마도 내가 될 것이다. 남편은 날마다 늦으니까.

 

어쨌든 난데없는 청소이야기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이 책에서 말하는 눈먼자들의 도시라는 것은

결국 처음에는 이렇게 별것도 아닐 거라 생각한 것들이 점점 쌓여서 인간이 인간이게 하는

모든 것들을 결국은 잃게 되고, 그런 모든 과정을 의사의 아내 라는 단 한명의 눈 뜬자가 목격하고

어찌되었든 눈먼자의 생활에서 눈 뜬자의 더 끔찍함을 경험하게 되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무어 그다지 눈뜬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모두가 눈멀어서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도 또한 무엇이 진실인지도 아무것도 모르게 되는 세상에서는 눈을 뜨고 있다는 것은

더욱 큰 불행인 것이다라는 새삼스러운 자각을 했다는 정도라고나 할까.

삶의 진실을 너무나 쓰라리게 보여주고 있어서 더욱 아팠던 그런 책이었다.

읽는 내내 참 마음도 아프고 서글프기도 하고 그랬다.

이 책을 처음 알게한 복돌이님이 고맙다.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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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책읽는나무 > 눈먼자들의 도시

⊙제 83권

 1.2005년 12월

 2.도서관

 3.이책의 제목을 도대체 어디서 보았더랬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는데....도서관에 갈때마다
    항상 눈에 띄는 책이었다.
    아마도 폭스바겐의 페이퍼에서 보았더랬나??
    이책을 읽고 있으니 신랑이 옆에서 제목 좀 그럴싸한 것을 읽으라고 그랬다고 했었나?
암튼....그래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도서관에서 보니 이제목이 항상 눈에 들어오게 된다.
꽤 두꺼운 분량이었지만 꺼내들고 와버렸다.

주제 사라마구!
내겐 아주 생소한 저자의 이름이었지만....1998년 노벨문학상까지 수여한 포르투칼 작가란다.
그리고 이책도 출판된지 꽤 오래된 책이다.
나도 처음엔 이름만 보고서 복돌님처럼 일본작가인줄 알았다.
책의 내용에서도 도시 이름이나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전혀 언급되질 않는다.
그래서 더욱더 작가의 출신국가가 의심스러워 해설란을 찾아 읽어볼 수밖에 없었다.

 작가는 대화체의 글을 문장부호없이 서술형으로 그냥 적어내려간다. 처음에는 적응이 되질 않았으나 이내 그것에 익숙해져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중반부를 넘어서면 책을 도저히 놓을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어제 밤늦도록 책을 다 읽어버렸다.
책을 덮고 불을 끄고 이불속에 파고들었는데....순간 두려웠다.
책을 읽으면서 잠이 오는 것인지? 눈이 침침해져 책의 글씨가 희미하게 보일때도 혹시 내눈도??
의심을 하면서 책을 읽었는데.....불을 끄고 모든 것이 어둠에 놓이다보니 완전히 눈이 먼 것같다는 착각이 일었다. 그리고 나는 눈이 보이지 않지만 의사의 아내처럼 누군가 앞을 볼 줄 아는 사람이 바로 내옆에 앉아 누워 있는 내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듯한 상상에 사로잡혀 소름이 오싹했다.
이제 그만 상상하자~~~ 겨우 달래면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눈먼자들의 도시가 꿈에 나타나기 시작했다....ㅠ.ㅠ

 조금은 충격적인....그리고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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