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도 만날 길은 꿈길밖에 없소이다
제가 님을 찾아갈 때 님도 나를 찾으소서
밤마다 오고가는 머나먼 꿈 길
한시에 꿈을 꾸어 도중에 만나사이다
작년에 읽은 최고의 소설로 이 책을 꼽는데 나는 주저함이 없다. 과연 벽초 선생의 손자로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고, 글귀 하나하나마다 글을 향한 그의 열정이 그대로 느껴졌다. 소설을 읽으면서 그렇게 집중해 낱말을 뜯어 읽어본 적이 없었으니까. 과히 주옥 같았다.
별안간 황진이의 저 싯구가 떠오름은 현대를 살 건, 과거에 살았건 사람이 사는 시대에 가장 보편적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에 다시 한 번 동의하고 싶어서이다. 묵향에 글귀 하나를 쓰며 마음을 다스릴 때 오히려 애틋해지는 그 마음을 너무 오래동안 나는 잊지않았던가? 사람을 꿈꾸게 하고, 마음을 깨워주는 것이 "사랑"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