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돈, 신라에 불교를 전파하였고, 그 죄로 처형을 당한 사람. 참수를 당했을 때 붉은피 대신 하얀 피가 하늘로 솟구쳤고, 갑자기 뇌성벽력이 떨어져 주위를 놀라게 했다는 사람. 신라 사람들이 불교를 받아들이게 된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 사람...
이 이차돈이 참수를 당한 곳이 지금 경주에 있답니다. 신라시대때부터 전해져오고 있는 백률사라는 절이 바로 그곳입니다. 정확하게는 참수를 당한 이차돈의 목이 떨어진 곳이라고 해야겠네요. 이차돈을 참수시킬 때 일어났던 기적같은 일을 본 사람들이 절을 지어 이차돈의 안타까운 죽음을 기렸다고 합니다.
그때 지은 절이 자추사인데, 지금 경주 소금강산에 있는 백률사가 그때 자추사라는 의견과 소금강산 북측 마애삼불 자리가 자추사라는 의견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차돈 순교를 기린 비석이 백률사에서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백률사가 자추사였을 것이라는 의견이 더 힘을 얻고 있습니다.
백률사는 경주 동천동 소금강산에 있는데, 제법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나온답니다. 절이 무척 작아서 건물이 달랑 세 동 뿐이에요. 대웅전, 요사채, 칠성각(이 건물은 정확히 이름이 기억나지 않네요).
신라 시대때부터 있었던 절이라는 소개에 기대를 잔뜩 하며 올라갔던 날, 절 규모에 얼마나 당황해했던지 모릅니다. 그 흔한 사천왕상하며 일주문도 없이 대웅전부터 눈에 덜컥 들어오는 규모라니... 하지만 지금은 그 어느 절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곳이랍니다. 산세가 좁다보니 대웅전이며 칠성각이며 다 계단을 올라가야 해서 아이를 데리고 다니려면 조심을 해야 하긴 하지만, 어딜 가더라도 그 정도 조심은 해야 하니...
백률사에 세워져 있던 이차돈 순교비는 지금 경주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