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큰애 반 어머니회 회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린이날 선물로 책을 넣어주기로 결정했는데, 도와줄 수 있느냐는 거다. 선생님께 이야기했더니 날 추천해주시더라나. 생각하고 말고 할 것도 없이 승낙을 했다. 우리집에 있는 책이라도 넣어줘야 되나 고민할 만큼 큰애반 학급문고가 엉망이었는데, 책을 선물한다니... 옆에 있었더라면 얼싸안고 뽀뽀라도 해줬을 만큼 회장이랑 선생님이 이쁘게 느껴졌다.
5월 1일 선물이 들어가야 된다는 소릴 들으니 마음이 급해졌다. 아이들 저녁상도 차리는 둥 마는 둥 대충 차려준 뒤 컴퓨터 앞에 앉았다. 한 아이당 책정된 금액은 4,500원. 생각같아선 돈을 더 보태서 더 좋은 책으로 주고 싶은데, 사람 일이라는 게 어디 마음처럼 쉬운 일인가. 내게 주어진 금액안에서 최대한 목록을 짜보기로 했다.
근데, 목록 짜기가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큰애처럼 아무 책이나 던져줘도 읽어내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만화책이 아니면 거들떠 보지도 않는 아이가 있으니. 알라딘에 올려져 있는 리스트들을 참고하여 목록을 꾸몄다. 만화도 넣고, 편집이 재미있게 된 책도 넣고, 깊은 사색을 요구하는 책도 넣고. 넣고 싶은 책이 많았는데, 주어진 금액이 적다보니 포기해야 했다. 책값이 왜 이렇게 비싼거야~
어린이날 들어가는 책은 학년말까지 학급문고로 비치되었다가 새학년 올라갈 때 한권씩 나눠주기로 했다. 아이들이 책을 좀더 소중하게 여길 수 있도록 책마다 이름표를 예쁘게 붙여줄 생각이다. 친구들과 예쁘게 잘 읽은 뒤 가져가라고. 이름표를 붙여주면 책을 좀더 소중히 여기지 않을까...
알라딘에 주문은 넣어뒀고, 이제부턴 예쁜 이름표 찾아다녀야 한다. 예쁜 이름표 어디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