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 신이치(이규), <슬로 라이프>, 디자인하우스 2005

p.152
인생에 있어서 가장 긴 여행, 그것은 머리에서부터 마음에 이르는 여행

p.166
우리가 정치에 대해 느끼는 무력감의 원인중 하나는 우리가 너무 바쁘다는 데 있는 것은 아닐까. 러미스의 지적처럼 '짬이 없으면 민주주의도 이루어지지 못한다.'

p.194
12세기 후반 노래집 <료진하쇼梁塵秋抄>

노는 아이들 소리 들으면
내 몸까지도 흔들리네
놀라고 태어난 게지,
까불며 새롱대러 세상에 난 게야
아이들 노는 소리 들려오면
내 몸까지 절로 흔들려 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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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마르 베리만, <마법의 등>, 이론과실천 2001

p.268
 나의 수면 메커니즘은 박살이 났고 불면증, 혹은 수면 부족은 만성이 되었다. 나는 지금도 하루 네다섯 시간만 자면 된다. 나는 종종 깊은 잠에서 소용돌이처럼 이끌려 나오는데 나를 끌어내는 그 불가항력의 힘이 어디에 숨어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그것은 죄의식이라는 만연된 감정들일까 아니면 현실을 통제하려는 억제할 수 없는 욕구인 것일까?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책과 음악, 비스킷, 물로 밤을 견뎌내는 것뿐이다.
 최악은 3시에서 5시 사이의 심야, '늑대의 시간'이다. 바로 그때 굴욕감, 증오, 공포, 분노 같은 악마들이 찾아온다. 그것들을 억누르려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그러면 상태가 더 악화되기 때문이다. 독서로 눈이 피로해지면 음악이 있다. 나는 눈을 감고 집중해서 음악을 들으며 악마들이 마음껏 날뛰게 둔다. 자, 얼마든지 오라고. 넌 알아, 네 생리를 안다고. 넌 제풀에 지칠 때까지 멈출 줄 모르지. 한참이 지나면 그것들은 무너지고 우스운 꼴이 되며 사라진다. 그러면 나는 몇 시간 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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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신, <사람 VS 사람>, 개마고원 2005

p.143
한 평자는 "심은하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희로애락의 정형화된 연기를 벗어나 나른함과 쓸쓸함이 스민 일상적 심리의 미세한 결을 표현할 줄 아는 배우로 거듭났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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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경, <사람 풍경>, 아침바다 2004

p.69
외국은 잠시 여행에 빛나고
삼사 년 공부하기에 알맞지
십 년이 넘으면 외국은
참으로 우습고 황량하구나.

p.238
'혼자 있다'라는 말이 거느리는 이미지나 울림은 그 진폭이 상당히 크다. 고독을 잘 이겨내는 강인한 인성의 소유자라는 의미부터 외롭고 청승맞은 사람이라는 인상까지, 세속을 벗어난 독야청청한 수행자의 이미지로부터 세상의 흐름에서 소외된 인물이라는 이미지까지. 아마 '혼자 있다'는 말에는 두 가지 측면이 다 존재할 것이다.
'혼자 있기'의 병리적 측면은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격길시키는 극단적인 방어의식, 또는 분노의 표현'일 수 있다. 상처 입은 동물은 산의 가장 후미진 곳을 찾아가 조용히 웅크리고 있는다. '혼자 있기'의 건강한 측면은 독립된 인격체로부터 분리와 개별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상태를 말한다.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은 채 충만함 속에서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 그것은 정신 건강의 중요한 척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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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벨 자리, <마지막 박물학자, 테오도르 모노 수첩을 들고 사막을 산책하다>, 들녘 2004

p.307
동쪽으로 모래언덕이 천 킬로미터에 걸쳐 끝없이 펼쳐져 있다. 그 날 낮의 무게에 짓눌려 있던 육체를 모래가 정답게 쓰다듬어주고, 낙타를 모는 사람들이 피워놓은 불꽃이 이글이글 타오르다가 사그라지면 하루 여정이 막을 내린다. 그렇듯이 마지막으로 사그라지면 하루 여정이 막을 내린다. 그렇듯이 마지막으로 시간을 갖고 과거로 돌아가 곧 사라질 하나의 삶을 추억하다 보면 밤의 평화로움 속에서 하나의 삶도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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