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질수록 행복해진다 - 관계 지옥에서 해방되는 개인주의 연습
쓰루미 와타루 지음, 배조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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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행복이 관계에 있다고들 하지만, 삶의 근원적인 슬픔이나 외로움이 관계로 해소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관계망에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에요.”


나는 인간의 행복이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의 고통은 관계에 있다. 삶의 근원적인 슬픔과 외로움은 인간의 존재 조건이다. 연인, 친구,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의지하며 관계를 맺고 행복과 기쁨을 나누지만 모든 고통과 슬픔 또한 이 관계에서 비롯된다. 우연히 나눈 대화의 한 마디를 오래 곱씹었다. 인간관계가 각자가 원하는 욕망의 교집합을 넘어서는 순간 원망과 분노, 슬픔과 고통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겠으나, 대부분 사람들은 지나친 기대 혹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 경계를 허문다.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오로지 자기감정과 선택으로. 그렇다면 인간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서로에 대한 신뢰 관계를 유지하면서 예의를 지킬 수 있는 거리는 어떻게 측정 가능한가. 서로의 기준과 욕망이 다를 때마다 대화와 합의를 통해 결정될 수 있는가.


일본 논픽션 작가들의 특징은 쉽고 간단하게 객관적 사실들을 요약 정리하고 간명하게 제시한다는 점에서 접근이 용이하나 깊이와 넓이가 확보되지 않는다는 단점을 함께 갖는다면 지나친 일반화일까. 대표적으로 사이토 다카시의 숱한 저작들이 그렇다. 쓰루미 와타루 역시 『멀어질수록 행복하다』는 제목으로 눈길을 끈다. 『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이라는 후지하라 가즈히로의 책처럼 날카로운 통찰과 선명한 주장이 담겨있으나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충분한 사유의 즐거움이나 깊은 통찰에 닿지는 못한다. 책을 읽는 목적과 방법에 따라 차고 넘칠 수도 있으나 대개 한 권의 책으로 얻으려는 기준에 부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에서 해방되는 개인주의 연습’이라는 부제는 선명하고 매력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저자는 이를 “‘개인주의’란 자신과 타인을 명확하게 분리하는 태도를 말한다. 결코 제멋대로 군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건 이기주의다. 진정한 개인주의란 모든 개인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남을 배려하고, 동시에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 굳건할 때, 건강하고 대등한 관계 맺기가 비로소 가능해진다.”(212쪽)라고 정리한다. 나밖에 모르거나, 내가 옳다고 착각하거나, 내가 원하는 걸 상대도 원할 거라고 생각하는 이기주의는 타인의 기대와 욕망, 생각과 감정에 대한 배려가 없다. 웨인 다이어는 『행복한 이기주의자』가 되자고 역설했으나, 이는 확대된 개인주의에 가깝다. 타인에 대한 말과 행동을 성찰하지 않으면 스스로 ‘선’을 잘 지키는 사람으로 착각하기 쉽다. ‘나와 너는 다르다’는 전제에 동의하지 않으면 사랑 혹은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동일시하기 쉽다. 다른 건 잘못이 아니고, 비난의 이유도 아니다. 착각은 자유지만 그 고통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심리학자 아들러의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라는 문장 하나가 이 책의 출발이다. 저자는 ‘아무에게나 곁을 내어주지 말 것, 가족이란 이름의 지옥에서 해방될 것, 짝이 있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것, 어디서나 내 마음을 편안한 곳에 둘 것’을 강조한다. 이 충고를 각각의 장으로 구별하여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소제목과 문장은 명쾌하여 실용적 목적의 독서에 부합한다. 구체적인 행동 지침이나 워크북 형태의 자기계발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대로 실천할 수만 있다면 관계 지옥에서 벗어날 수도 있겠다. 독서가 시간과 장소의 문제는 아니지만 여행, 휴가, 카페에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시원한 표지 디자인은 여름과 잘 어울린다. 물성을 가진 종이책은 그 자체로 인간에게 위로가 되기도 한다.


잊지 말자. 거리를 두지 않으면 함께 멀리 갈 수 없다. - 1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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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법 - 생존을 위한 두 가지 요건에 관한 이야기
장혜영 지음 / 궁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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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법과 질서를 바로 세우고 국민의 안녕과 인권을 지키는 최고의 법집행기관이자 인권보호기관”이라는 검찰청 홈페이지의 소개글이 현실에 부합하는가. “검사는 국민에 대한 봉사자이며 공익의 대표자로서 범죄를 수사하고 공소를 제기하여 피고인에게 그의 범죄행위에 합당한 형이 선고되도록 합니다.”라는 검사의 업무는 어떤가. 국민이 합의한 국가공권력을 위임받은 기관들의 역할과 의무는 이상에 불과한가. 수임료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변호사의 직업윤리는 논외다. 법조인들이 가진 도덕적 의무와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는 불행하다.

17년 넘게 검사로 일하다 변호사로 변신한 장혜영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지 않다. 글쓴이 개인에 대한 관점과 태도는 매우 중요하지만 직업인으로서, 생활인으로서 개인은 영화에서 배역에 충실한 배우의 사생활을 들추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변호사 홍보용, 정치권에 줄을 대기용, 직업상 취득한 범죄 사례와 피해 사례를 각색한 책들과 거리가 먼 법조인의 글을 만나기 힘들다는 점에서 장혜영의 『사랑과 법』은 짧지만 결코 가볍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대체로 검사 시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나 개별 사건과 사례를 중심으로 자기 경험에 지나치게 몰입한 직업인의 애환과 다른 측면이 눈에 띤다. 그것은 인간과 세상을 ‘사랑’과 ‘법’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카테고리로 엮는 관점 때문이다. 어떤 직업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든 결국 삶을 대하는 태도와 방법이 한 인간의 깊이와 넓이를 결정하고 각각의 인생을 규정한다고 믿는다.

이 책에는 일곱 편의 글이 실려 있다. 변사, 책임, 사기, 학대, 합의, 중독, 시효와 관련된 이야기를 ‘사랑’으로 엮었다. 물론 이 사랑은 파토스와 로고스 그리고 에토스의 세계를 넘나들며 죄와 벌을 묻고 인생의 길을 찾으려는 노력이다. 대개 좋은 글들은 어떻게 살 것인지, 무엇을 위해 어디를 향해 걷고 있는지 묻는다. 정답 없는 인생이니 좋은 글에는 이정표 대신 물음표와 질문만 넘친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클라라와 태양』과 『남아 있는 나날』을 소개하는 저자의 목소리는 크지 않으나 단단하다. 시를 읽는 장혜영은 다양한 인문학적 소양을 자랑하지 않되 곳곳에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확보한 출처를 밝힌다. 그러면서 “사회를 구성하는 토대이자, 사람이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요건”을 사랑과 법이고 규정한다. 어느 하나를 결여한 사회가 제대로 작동할 리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아니 부족한 건 무엇일까. 사랑이라면 누구를 위한, 어떤 방식의 사랑이 필요할까. 법이라면 입법 취지와 목적 그 시행 과정과 결과가 만족스러운가. 대한민국 법률 체계와 헌법 정신에는 큰 문제가 없다. 어느 분야나 그러하듯 시스템이 아니라 그 자리에 놓인 ‘사람’이 문제를 일으킨다. 법 위에 서려는 자는 범죄자 뿐만 아니라 법을 다루는 자를 포함한다. 사랑이 부족하거나 사랑을 외면하는 자가 저지르는 범죄와 같이.

저자의 능력주의meritocracy 비판이 신선하다. 생각의 균형추는 현실 정치의 이쪽을 넘나들며 이념 논리에 갇히지 않을 때 작동한다. 능력주의에 대한 문제는 이쪽과 저쪽의 문제가 아니다. 재앙에 가까운 저출생 문제부터 세금과 부동산과 주식 문제가 모두 양궁 대표선수 선발 시스템처럼 공정하고 투명할 수는 없겠으나 적어도 ‘무지의 베일veil of ignorance’을 쓰려는 시늉 정도는 하려는 세상이 돼야 하지 않을까.

독자로서, 변호사가 된 장혜영에게 기대하는 건 없다. 다만, 이 책에서 보여준 관점으로 의뢰인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또 다른 관점으로 살필 수 있다면 좋은 글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어느 자리에서 무엇을 바라보는지, 어디를 향해 어떤 태도를 갖는지에 따라 앞으로 나올 책을 기대하거나 실망하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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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폴리스
마르얀 사트라피 지음, 박언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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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남부의 고대 유적 도시 페르세폴리스는 지명 그 자체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리엔탈리즘만큼 위험한 옥시덴탈리즘이 서양 혹은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듯 한 몸처럼 움직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편견을 드러낸다면 중동 혹은 이슬람 문화에 대한 구별 없는 편견은 또 우리 안에 어떻게 자리잡고 있을까.

이란 여자 마르얀 사트라피의 그래픽 노블 『페르세폴리스』는 크게 두 개의 층위를 드러낸다. 중동을 부분과 전체로 구별해야 하는 관점, 중동 안에서 또 다른 개체인 여성 차별의 관점. 이란의 ‘강남좌파’라 할 수 있는 테헤란 북부 좌파 마르지(작가)는 혁명과 전쟁 혹은 여성에 대한 차별을 피해 유럽으로 도피(유학)할 수 있는 재력을 가진 여성이다. ‘3루’에서 태어났으나 히잡을 쓰고 홈베이스를 향해 슬라이딩을 해야 하는 불리함을 극복하는 정도라고 하면 지나칠까.

『팔레스타인의 눈물』을 통해 70여 년간 이어진 분쟁의 실상을 실감나게 표현했던 작가들과 달리 마르지는 자신의 ‘경험’을 그대로 보여준다. 흑백의 담담한 그림체는 선과 악, 남성과 여성, 부자와 빈자, 유럽과 중동, 근본주의와 민주주의 등 양립할 수 없는 이란 사회의 갈등과 충돌을 이분법으로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1969년생 외동딸이다. 그리 많지 않은 나이의 동시대인이지만, 어떤 인생은 그 자체가 그대로 한 편의 소설이며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미국의 무역센터가 무너지는 장면을 생중계로 시청한 세대에게 각인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폭력’을 이해시킬 수 없는 것처럼, 한 이란 여성의 일상과 경험으로 중동의 문화와 전통, 종교와 차별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훌륭한 한 편의 자전적 그래픽 노블은 내밀한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르지는 “일단 한계를 넘어서면,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디는 유일한 방법은 그냥 웃어넘기는 것이다.”(275쪽)라는 말로 개인의 무력감을 표현한다. 목숨을 건 일상적 혁명과 종교적 도그마에 매몰된 근본주의자들의 만행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을까. 이념과 종교로 포장된 권력과 정치세력은 놀랍게도 다수 대중의 지지를 받기도 한다. 명분으로 챙긴 실리 때문일지 모르겠으나, 더디게 한발씩 앞으로 나아가도 어느 순간 도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목도했다.

마르지는 단순히 현상의 나열에만 그치지 않는다. 4년 동안 경험한 서구문화는 이란의 전통문화와 충돌을 일으키며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온다. 일반적인 사춘기 소녀와 다른 시간을 통과한 마르지의 경험이 단순히 부모의 사랑과 올곧은 태도로 극복될 수는 없다. 모든 인간은 단 한 번의 인생을 산다. 타인의 그것을 대리 경험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 누구나 공평하다. 각자 처한 상황에 맞게 목적과 방향을 가늠하지만 태도를 결정하는 건 쉽지 않다. 페르세폴리스를 통해 이슬람 문화와 전통을 조금 이해할 수도 있겠으나, 마르지의 선택과 고민이 어디를 향하는지 눈여겨볼 수도 있다. 물리적 공간만 다를 뿐, 어쩌면 전쟁 같은 일상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혁명은 자전과 같아서 바퀴가 멈추면 끝장이다. 인생도 크게 다르지 않다. 넘어지면 깊은 상처를 감당해야 하며 남은 길은 어떻게든 스스로 페달을 밟아 나가야 한다. 아무도 대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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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 폴리틱스 - 권력 투쟁의 동물적 기원
프란스 드 발 지음, 장대익.황상익 옮김 / 바다출판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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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자亡者에 대한 슬픔은 나이에 반비례한다. 어디 눈물 없는 장례식이 있을까마는 숱한 죽음들, 무덤과 화장터 사이를 떠도는 회한悔恨은 인간의 숙명이니 극복이 아니라 수용과 성찰이 필요하다. 한 시대가, 아니 한 계절은 잠시 머물다 떠난다. 하지만 우리 삶은 매 순간 어느 시대 혹은 어느 계절의 복판에 서 있다. 지금이 절정이다. 지나간 모든 것이 아름답지 않듯, 남은 시간이 두렵지만은 않기를.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정치’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면 인류 문명은 정치 발달의 문화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주정에서 민주정으로 ‘발전’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각자의 욕망과 기대를 실현하기 위한 정치 행위의 반복이야말로 인간의 본질이 아니겠냐는 말이다. 우주에 발자국을 남기고, 인공지능 시대를 산다고 해도 인간은 어쩌면 ‘털없는 원숭이’에서 한발도 더 나아가지 못한 건 아닐까. 진화를 거듭한 현생 인류의 모습이 침팬지의 군집생활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은 놀랍지 않다. 충분히 예상하고도 남을 만큼, 사회뉴스 정치인들의 정치 행태, 끔찍한 사회뉴스가 매일매일 이를 증명하지 않는가.

햄릿은 ‘to be or not to be’를 고민했으나 오늘의 한국인들은 이쪽이냐 저쪽이냐로 정의와 공정과 상식과 현재와 미래까지 판단하며 선택한다. 망국적 극단적 전체주의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될 만큼 필터 버블이 작동하는 알고리즘에 반성은 없는 듯하다. 혹시 프란스 드 발의 『침팬지 폴리틱스』조차 이쪽과 저쪽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삼으려는 사람이 있을 거라는 사실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으나 저자의 의도, 책 내용과 무관하지 부디 댓글만 남기지 않기를.

물론, 그 정치 행위의 근간에는 ‘욕망’이 자리잡고 있다. 성욕과 식욕, 즉 생존과 관련된 침팬지의 모든 정치 행위는 선악의 저편에 놓여 있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진화의 결과일 뿐이다. 그것을 인간의 관점으로 ‘해석’하려는 관찰자들은 다양하다. 제인 구달로 상징되는 1세대 동물사회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없었다면 출발이 조금 어려웠을지 모르지만 수많은 영장류를 통해 인간의 본능과 욕망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멈추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우리를 모르고 내 안엔 내가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40여 년 전에 출간된 이 책의 핵심 내용은 단순하다. 침팬지의 사회구조가 인간과 다를 바 없이 인간사회와 매우 흡사하다는 결론을 향한 거대한 관찰의 기록물이다. 그것이 놀라운가, 아니면 반가운가. 그래서 어쩌자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어떻다는 것도 아니다. 그저 “우리 인간의 정체는 무엇인가”라는 질문만 또다시 남는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 침팬지와 인간의 유사성과 차별성에 논문은 과학자들의 몫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이에룬의 보안관 행동이나 마마가 가진 모성의 힘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한다. 100층이 넘는 빌딩 꼭대기에 앉아 있어도 한 인간의 개인적, 사회적 욕망은 라윗과 니키 혹은 마마, 이미, 테펄의 그것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뭐가 다르겠는가. 누구든 식욕과 성욕이 전부일 수 있으며, 누구든 더 큰 야망과 욕심의 허망함에 무너지지 않겠는가.

네덜란드 아른험에 위치한 뷔르허스 동물원Burgers Zoo(1971년 8월 개관)의 야외 사육장이 있다. 여기 사는 침팬지들의 이야기다. 집필시기는 1979~1980년(1982년 출간), 주요 침팬지는 수컷 에룬, 라윗, 니키, 단디, 암컷 마마, 호릴라, 프란예, 이미, 테펄, 파위스트 정도다. 이름으로 호명되는 각각의 침팬지의 행동은 인간과 다를 바 없다. 앞서 말했듯 이 책은 인간과의 유사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읽을 필요가 없다. 98%의 유전자가 인간과 동일한 침팬지의 행동이 인간과 비슷하리라는 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인간의 정치적 행위란 무엇인가, 그 기저에 깔린 본능과 욕망은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가 등의 문제다.

권력투쟁과 기회주의, 호혜성, 전략적 삼각관계, 화해, 연합, 평화 협정, 중재, 분할 지배 등 인간사회에서도 매일 벌어지는 일들이 침팬지와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놀랍다. 크든 작든 모든 관계와 조직과 공동체와 국가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마찬가지다. 침팬지 폴리틱스는 호모 사피엔스폴리틱스의 축소판이 아니라 오히려 현대사회의 원형prototype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는 게 쉽지 않다는 건 생존 혹은 정치(관계)를 일컫는다. 쉽고 재밌는 일이 더 많은 인생을 꿈꾸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오늘도 안녕하지 않은 일들로 가득 채운 하루를 보내며 사람들은 또 어떤 내일을 꿈꿀까. 부디 시간으로 해결될 수 있는 일들에 매달리지 않기를. 자기 위로와 합리화를 위해 너무 애쓰지 않기를. 침팬지 폴리틱스도 협력, 호혜, 연합, 중재, 의존이 강력한 힘을 발휘할 때가 더 많다. 이해관계에 매몰된 걸 모두 아는데, 정의와 공정, 상식과 합리, 자유와 평화로 포장한들 사람들이 더 이상 속지 않는다는 걸 정치인들만 모르는 걸까. 아니면 우리는 알면서도 매번 속는 걸까. 이도저도 아니면 대안이 없거나 상상력이 부족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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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1,2 세트 - 전2권 괴테 전집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전영애 옮김 / 길(도서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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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고전으로 돌아가는 이유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마지막 절규에 가깝다. 책 숲에서 방황하고 지식과 정보를 넣어 자기만의 ‘지혜’를 얻으려는 욕망이거나 인간과 세계에 대한 통찰에 실패한 자들의 안식처가 고전이 아닐지 싶다.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으나 허명을 쫓아 『파우스트』를 뒤적이던 때가 있었다. 또 그렇게 껍데기만 핥던 시절의 고전은 얼마나 많았을까. 전영애의 번역본을 읽으면서 기억 속에 흔적조차 남지 않은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를 다시 만났다. 아니, 괴테가 만난 모든 지식과 세상을 인식하려 애쓴 흔적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20대에 시작된 책을 80대가 되어 생을 마감하기 직전에 마무리했다는 사실이 감동적이지는 않다. 오래 살지 못했다면 그 깊이와 넓이에 한계를 드러냈을 테다. 그렇다고 해서 찬란하게 눈부시게 빛나는 몇 작품을 남고 요절한 작가들이 작품이 가볍다는 뜻은 아니다. 오랜 세월을 견뎌 여전히 당대성을 살피고 현재적 의미를 획득한 고전들은 공통적으로 근본적인 질문에 충실하다.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우리가 인식한 세계는 과연 그러한가, 시간 속에 명멸했던 존재들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여기에 더해 유럽 사회를 지배한 ‘신’의 존재와 의미 혹은 그리스 고전에 대한 동경과 문화적 영향을 고루 살필 수 있는 괴테 필생의 역작 『파우스트』는 헤브라이즘과 헬레니즘이 통합된 유럽 문화의 정수에 관한 기나긴 고민이다. 물론 그 중심에 놓인 “인간은 지향志向이 있는 한 방황한다.”(Es irrt der Mensch, solang’er strebt.)라는 주제의 보편성이 시공을 뛰어넘어 우리에게도 읽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흔히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라고 번역되어 널리 기억되고 있으나 전영애는 다른 문장으로 재해석했다. 지향 없이 사는 현대인에게, 아니 오로지 물질만능주의에 매몰된 우리에게 ‘지향志向’ 그 자체를 고민하는 일이 우선이겠으나 그곳이 어디든, 그것이 무엇이든 ‘방황’과 고민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자 방법이라는 사실부터 인정하면 파우스트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궁구하고 싶었던 그 무엇을 찬찬히 다시 살필 수 있다. 아니, 각자 자기 삶의 지향점을 점검할 수도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여러 출판사의 판본을 비교했다. 이미 전자책으로 가지고 있는 김인순 번역본(열린책들)은 물론 세계문학 시리즈를 출간하는 대표적인 출판사의 정서웅(민음사), 이인웅(문학동네) 그리고 가장 최근에 번역한 안인희(현대지성)까지 고루 살폈으나 전영애 대역본(도서출판 길)을 다시 구입했다. 전영애는 독일어 판본에 관한 이야기와 운문 형식을 살려 새롭게 번역한 이유는 ‘옮긴이 해제’에 상세히 밝히고 있다. 일반 독자에게 대역본은 큰 의미가 없어보이지만 형식은 내용을 지배한다는 점에서 독일어 단어의 형태와 리듬만 확인하는 정도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독일어는 성, 수, 격에 따라 정관사가 16개, 부정관사가 12개나 된다. 독일어 선택으로 학력고사를 치렀던 일이 전생의 기억처럼 흐릿하지만 여전히 정관사, 부정관사를 주문처럼 남아 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해서 원문과 번역문을 비교하거나 그 차이를 감상할 수는 없다. 정성스레 실로 엮은 양장본을 넘기는 호사를 누리며 가독성보다 원전에 조금 충실한 번역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생겼다. 정경석의 작품해설에 파우스트 전설이 소개되어 있다. 듀얼모니터 한쪽 창에 띄워 놓고 각 장의 흐름과 내용을 미리 살피며 읽으면 어렵거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거의 없다. 천병희가 아니었다면 그리스 고전을 다시 손대지 않았을 지도 모르고 김희영이 아니었다면 프루스트를 만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번역 때문이든 독자의 나이와 상황 때문이든 전영애는 파우스트를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 바라보게 한다. 누군가의 수고로움과 노력들이 다음 세대의 출발선이 된다는 점에서 인간의 문명이 이어진다.

<여러 번역본들>

* 정서웅(민음사, 1999)

* 김수용(책세상, 2006)

* 이인웅(문학동네, 2009)

* 김인순(열린책들, 2009)

* 정경석(문예출판사, 2010)

* 정광섭(홍신문화사, 2011)

* 김재혁(펭귄클래식코리아, 2012)

* 장희창(을유문화사, 2015)

* 전영애(길, 2019)

* 안인희(현대지성, 2024)

비극 제2부 시작 부분 비교

- 정서웅(민음사, 1999)

쾌적한 장소

파우스트, 꽃이 만발한 풀밭에 누워 지치고

불안한 모습으로 잠을 청한다.

해질 무렵.

요정의 무리, 귀엽고 작은 모습으로 공중에서 떠돈다.

- 이인웅(문학동네, 2009)

우아한 고장

파우스트, 꽃이 만발한 풀밭에 누워 피로하고 불안한 듯 잠을 청하고 있다.

황혼이 깃들 무렵.

정령들의 무리, 우아하고 작은 모습으로 공중에 떠다닌다.

- 김인순(열린책들, 2009)

경관이 수려한 곳

파우스트, 꽃들이 만발한 풀밭에 누워서 지친 몸으로 불안하게 잠을 청한다.

땅거미가 내려앉는다.

우아하고 작은 요정의 무리, 대기를 떠돈다.

- 전영애(길, 2019)

우아한 지대

파우스트, 꽃이 만발한 풀밭에 누워 있다.

지쳐 불안하게, 참을 청하며,

어스름.

정령들의 무리가 둥둥 떠돌고 있는데, 우아하고 작은 자태들이다.

비극 제1부에서는 괴테의 경험에서 차용된 그레트헨(마가레테)가, 제2부에서는 그리스 고전에 등장하는 헬레나가 주요한 등장인물 중 하나다. 고대 그리스부터 근대에 이르는 시대적 배경, 신과 인간 그리고 사랑과 운명, 욕망과 죽음 등 삶의 총체적 문제를 고민하는 파우스트의 갈등과 번민을 관찰하는 동안 독자들은 각자의 답을 얻어야 한다. 위대한 고전으로 일컫는 파우스트에도 정답은 없고 질문만 남는다. 이 책을 번역한 전영애의 말대로 “문학작품은, 어떤 법칙을 찾아내어 정리로 귀납하는 논리적 사유나 과학적 논리와는 다르다. 후자를 복숭아의 씨에 비유한다면, 문학이 문장이란, 달고 신 온갖 맛이 배어 있는 과육 같은 것”이다. 온갖 감각이 깨어나게 하는 달콤 쌉싸름하고 시고 떫지만 그윽한 향으로 가득한 과육의 맛을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고, 먹는 사람마다 그 맛도 다를 것이다.

죽음에 가까운 늙은 학자 파우스트가 평생 배우고 익히며 얻은 것은 무엇일까. 지식과 정보의 습득과 축적이 아니라 ‘지혜’로운 인간으로 살아가는 건 가능할까. 사랑과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죽음으로 귀결되는 생의 허무를 극복할 수 있을까. 장마라기보다 우기에 가까운 날씨 탓이 아니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람으로 가득한 세상, 놀라운 거짓과 탐욕으로 가득한 뉴스, 읽지 못한 책과 어차피 도달할 수 없는 경지에 다가가려는 욕망이 충돌하는 것은.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영혼을 팔아 얻고 싶은 게 과연 남아 있긴 한 걸까.

나는 놀기만 하기에는 너무 늙었고

소망 없이 지내기에는 너무 젊단 말이야.

- 비극 제1부 서재 Ⅱ, 파우스트, 1546행 1권 223쪽


* 그리스 고전 『일리아드』, 『오디세이아』를 읽지 않고 『파우스트』나 『율리시스』를 읽을 건 쫌 거시기합니다.

* 첨부한 PDF 파일은 인터넷 서점에 공개된 미리보기 부분으로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음을 밝혀둡니다.

첨부파일
파우스트 해설_정경석, 문예출판사, 2010.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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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극 제1부 ‘그레트헨의 방’을 읽을 때는 슈베르트의 「실 잣는 그레트헨」을, ‘감옥’을 읽을 때는 「죽음과 소녀」를 찾아 들어도 좋다. 베토벤의 레퀴엠, 파가니니 바이올린 협주곡 등 클래식과 함께 읽으면 무대와 배우들을 상상하며 읽는데 도움이 된다.

비극 제1부 그레트헨의 방

Wallis Giunta - Gretchen am Spinnrade (Schubert)【HD】

비극 제1부 감옥

슈베르트 - 현악4중주 제14번 죽음과 소녀. Schubert - String Quartet No.14 Death and the Maiden [Alban Berg Quartet]

you're a hopeless romantic in the dating app era - classical music

<몇 개의 문장들>

문학작품은, 어떤 법칙을 찾아내어 정리로 귀납하는 논리적 사유나 과학적 논리와는 다르다. 후자를 복숭아의 씨에 비유한다면, 문학이 문장이란, 달고 신 온갖 맛이 배어 있는 과육 같은 것일 게다. - 옮긴이 해제, 1권 14쪽

단테의 『신곡』이 유럽의 기독교적 중세의 세계관을 집약한 작품이라면, 『파우스트』는 고대의 그리스 로마 신화로부터 중세를 거쳐(성서가 배어들어 있다) 근대에 이르기까지 “3,000여 년”의 유럽 남북방을 다 아우르는 작품이다. - 옮긴이 해제, 1권 15쪽

인간은, 지향(志向)이 있는 한, 방황하느니라.Es irrt der Mensch, solang’er strebt. - 천상의 서곡, 주님, 317행 1권 90쪽

지옥도 악마도 날 겁나게 하지 않는다―

그 대신 내개선 모든 기쁨이 사라졌고

뭔가 바른 걸 안다고는 망상하지 못하겠고

뭔가 가르칠 수 있겠다고는 망상하지 못하겠다,

사람들을 보다 낫게 만들고 바꾸어놓겠다고는.

또 나는 재산도 돈도 없고

세상의 명예와 영화도 없고

개라도 이 꼴로 더 살고 싶지는 않으리!

- 비극 제1부 밤, 파우스트, 369행 1권 101쪽

오 맙소사! 예술은 길고!

우리의 인생은 짧습니다.

비판적인 추구 가운데서도 저는

자주 머리와 가슴이 두려움에 찹니다.

참으로 어렵지 않습니까,

근원까지 이르는 방도를 구하는 일은!

- 비극 제1부 밤, 바그너, 558행 1권 119쪽

근심은 항시 새로운 가면을 쓰고

집과 뜰로, 아내와 아이로 나타나고

불, 물, 단검과 독약으로 나타난다.

아직 닥치지도 않은 모든 게 두려워 너는 덜덜 떨고

결코 잃지도 않을 것, 그런 걸 두고도 노상 징징 운다.

- 비극 제1부 밤, 파우스트, 647행 1권 129쪽

나는 놀기만 하기에는 너무 늙었고

소망 없이 지내기에는 너무 젊단 말이야.

- 비극 제1부 서재 Ⅱ, 파우스트, 1546행 1권 223쪽

대지여, 너 지난밤에도 굳건했구나,

이제 새 힘 얻어 내 발치에서 숨 쉬며

벌써 나를 즐겁게 에워싸기 시작하는구나,

힘찬 결심을 네가 북돋우고 어루만져 주는구나.

가장 높은 현존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게 하는구나.―

- 비극 제2부 제1막 우아한 지대, 파우스트, 4681행 2권 19쪽

이 무지개, 인간의 지향(志向)을 반영하는 구나.

이를 따라 생각하라, 하면 그대는 더 정확히 이해하리.

색색깔로 비친 모습에서 우리는 인생을 포착한다.

- 비극 제2부 제1막 우아한 지대, 파우스트, 4725행 2권 23쪽

공덕과 행복은 얽혀 있다는 것,

그 생각이 저 바보들에겐 절대로 안 떠올라.

그들에게 설령 현자의 돌이 있더라도

그 돌에는 현자가 없어.

- 비극 제2부 제1막 제국령 팔츠. 옥좌가 있는 홀, 메피스토펠레스, 5063행 2권 59쪽

하지만 경직됨 가운데서 나의 안녕을 찾진 않겠다,

전율은 인간의 최상의 부분,

세상이 제아무리 인간에게 그런 느낌을 쉽사리 안 줄지라도,

감동되었을 때, 엄청난 것을 가장 깊이 느끼지.

- 비극 제2부 제1막 어두운 회랑, 파우스트, 6272행 2권 195쪽

(*전율을 느낄 수 있는, 즉 놀라며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고 받아들일 수 있는 열려 있음을 인간이 지닌 ‘최상의 부분’으로 보는 것은 괴테의 중요한 생각이며, 또한 파우스트의 추동력의 핵심이다.)

그 그 소리의 여운은 남았는데, 이렇게 들렸다―궁핍(Not)

그다음에 음산하고 운이 맞는 단어가 따랐다,―죽음(Tod).

- 비극 제2부 제5막 한밤중, 파우스트, 11400행 2권 809쪽

그가 인식하는 것, 붙잡힌다.

지상의 날을 따라 그렇게 거닐지라,

유령이 출몰하면, 걷던 걸음을 그냥 걷거라,

계속 걸어가는 가운데서 고통과 행복을 찾으리,

그, 그 어느 순간에도 만족하지 않는 자!

- 비극 제2부 제5막 한밤중, 파우스트, 11448행 2권 815쪽

그 힘을 겪어보세요, 제가 얼른

저주를 내리며 당신을 떠날 테니!

인간은 평생토록 맹목(盲目)이니,

이제, 파우스트! 당신도 종국에 눈머시오.

- 비극 제2부 제5막 한밤중, 근심, 11495행 2권 819쪽

모든 무상한 것은

다만 하나의 비유.

다다를 수 없는 것이

여기서 이루어지네.

형용할 수 없는 것이

여기서 행해졌네.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끌어가네.

- 비극 제2부 제5막 심산육곡, 신비의 합창, 12104행 2권 889쪽

<차례>

헌사

무대 위에서의 서연(序演)

천상의 서곡(序曲) 연극

비극 제1부(현재)

성문 앞에서

서재 Ⅰ

서재 Ⅱ

라이프치히의 아우어바흐 술집

마녀의 주방

길거리 Ⅰ

저녁

산보

이웃 여자의 집

길거리 Ⅱ

정원

정자

숲과 동굴

그레트헨의 방

마르테의 정원

우물가에서

성벽 안 좁은 길

성당

발푸르기스의 밤

발푸르기스 밤의 꿈 혹은 오베론과 티타니아의 금혼식

흐린 날. 벌판

밤. 트인 들판

감옥

비극 제2부

제1막(중세 궁정)

우아한 지대

제국령 팔츠. 옥좌가 있는 홀

부속실이 딸린 드넓은 홀

궁전 정원

어두운 회랑

환하게 불 밝힌 홀들

기사의 홀

제2막(고대 그리스)

높고 둥근 천장의 좁은 고딕식 방

실험실

고전적 발푸르기스의 밤

[페네이오스 강 상류에서]

[페네이오스 강 하류에서]

[페네이오스 강 상류에서]

[에게 해의 바위 만(灣)]

제3막(고대 그리스)

스파르타의 메넬라오스 궁전 앞

[성 안뜰]

[그늘진 숲]

제4막(전장)

고산 지대

앞산 위에서

대립 황제의 막사

제5막(근대)

트인 지대

궁전

깊은 밤

한밤중

궁전의 큰 앞뜰

매장

심산유곡

<등장인물>

비극 제1부

단장 DIREKTOR

시인 DICHTER

광대 LUSTIGE PERSON

라파엘 RAPHAEL

가브리엘 GABRIEL

미카엘 MICHAEL

주님 DER HERR

메피스토펠레스 MEPHISTOPHELES

파우스트 FAUST

대지의 영 GEIST

바그너 WAGNER

브란더 BRANDER

프로쉬 FROSCH

알트마이어 ALTMAYER

지벨 SIEBEL

마녀 DIE HEXE

마가레테 MARGARETE

(그레트헨 GRETCHEN)

마르테 MARTHE

발렌틴 VALENTIN

악령 BÖSER GEIST

마법사 HEXENMEISTER

장군 GENERAL

장관 MINISTER

벼락부자 PARVENU

작가 AUTOR

제르비빌리스 SERVIBLIS

극단장 THEATERMEISTER

해설자 HEROLD

오베론 OBERON

퍽 PUCK

에이리얼 ARIEL

티타니아 TITANIA

비극 제2부

제1막

황제 KAISER

재상 KANZLER

국방대신 HEERMEISTER

재무대신 SCHATZMEISTER

내무대신 MARSCHLK

천문학자 ASTROLOG

의전관 HEROLD

푼치넬라 PULCINELLE

희망 HOFFNUNG

지혜 KLUGHEIT

소년, 마부 KNABE, LENKER

플루투스 PLUTUS

인색 GEIZ

건축가 ARCHITEKT

제2막

학사 BACCALAUREUS

바그너 WAGNER

호문쿨루스 HOMUNKULUS

에리히토 ERICHTHO

그라이프 GREIF

아리마스펜 ARIMASPEN

스핑크스 SPHINX

페네이오스 PENEIOS

케이론 CHIRON

만토 MANTO

세이렌들 SIRENEN

세이스모스 SEISMOS

피그미들 PYGMÄEN

다크틸로이들 DAKTYLE

라미에들 LAMIEN

엠푸사 EMPUSE

오레아스 OREAS

아낙사고라스 ANAXAGORAS

탈레스 THALES

드리아스 DRYAS

포르키아스 세 자매 PHORKYADEN

네레이스들과 트리톤들 NEREIDEN UND TRITONEN

네레우스 NEREUS

프로테우스 PROTEUS

텔키네스들 TELCHINEN

프실레와 마르시들 PSYLLEN UND MARSEN

도리데들 DORIDEN

제3막

헬레나 HELENA

합창대 CHOR

판탈리스 PANTHALIS

포르키아스 PHORKYAS

망루지기, 린케우스 TURMWÄCHER, LYNKEUS

에우포리온 EUPHORION

소녀 MÄDCHEN

제4막

총사령관 OBERGENERAL

황제 KAISER

막때려 RAUFEBOLD

바로뺏어 HABEBALD

얼른챙겨 EILEBEUTE

꽉쥐어 HALTEFEST

친위병들 TRABANTEN

대원수 ERZMARSCHALL

대시종 ERZKÄMMERER

대궁정집사 ERZTRUCHSESS

대헌작관 ERZSCHENK

대주교 ERZBISCHOF

대재상 ERZKANZLER

성직자 DER GEISTLICHE

제5막

나그네 WANDERER

바우키스 BAUCIS

필레몬 PHILEMON

망루지기 린케우스 LYNKEUS DER TÜRMER

세 용사 DIE DREI GEWALTIGEN GESELLEN

결핍 MANGEL

빚 SCHULD

궁핍 NOT

근심 SORGE

레무레스들 LEMUREN

천사의 무리 HIMMLISCHE HEERSCHAR

파터 엑스타티쿠스 PATER EXTATICUS

파터 프로푼디스 PATER PROFUNDUS

파터 세라피쿠스 PATER SERAPHICUS

천사들 ENGEL

마리아누스 박사 DOCTOR MARIANUS

마그나 페카트릭스 MAGNA PECCATRIX

사마리아의 여인 MULIER SAMARITANA

이집트의 마리아 MARIA EGYPTIACA

영광의 성모 MATER GLORI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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