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 편에 사계절을 보여준 전략이 적중했다. 예쁜 풍경에 어우러진 김태리는 화보같은 느낌을 주었다.

 

계절이란 오묘해서 여름에는 겨울이 또 겨울에는 여름이 그리운 법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를 보면 한국에서 만든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단순히 상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 게다가 주인공은 김태리와 류준열이다. 안 볼 이유가 없다.

 

영화는 서울에서 혜원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눈 쌓인 한옥이다. 살짝 아하고 감탄이 나왔다. 계절이란 오묘해서 여름에는 겨울이 또 겨울에는 여름이 그리운 법이다. 이제 곧 더위가 시작할 때쯤 차가운 겨울을 보는 것 또한 일종의 피서다. 마치 김태리 화보집을 방불케 하는 씬들이 이어지고 별 다를 것 없는 사소한 에피소드들이 소복소복 쌓여간다.

 

류준열은 도화지같은 배우라 어떤 역도 잘 어울리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적역이다. 은숙 역을 맡은 진기주도 신선한 발견이었다. 정직하게 김태리는 외모가 지나치게 도회적이라 몰입이 어려웠는데 진기주는 실제 그 동네에서 뜷고 나온 듯한 외모라 친근감이 들었다.

 

원작은 두편에 계절을 나누었는데 한국판은 한편에 몰았다. 내 생각에는 한국 승.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스토리를 계절 변화로 적절하게 흐름을 전환시켰기 때문이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인물도 풍경도 예쁘다보니 과연 한국 시골의 현실을 잘 반영한 것인지 의문스러웠다. 한옥도 지나치게 현대적으로 리모델링을 한 바람에 이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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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18-07-05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르게요.. 특히 가옥의 내부가 튀는 느낌이었어요.. ㅎ 그래도 김태리는 시골처자같다고 생각했는데.. ㅎㅎ

카이지 2018-07-06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해 주시고 답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배우 김태리는 이전 작품들에서 시골처녀, 변두리 동네에 사는 대학생 역들을 맡았기 때문에 이번 농촌풍경에도 잘 어울렸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제대로 도회적인 분위기의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면 이미지가 180도 변할 것 같아요. 유감스럽게도 이번에 출연하는 <미스터 션샤인>도 근현대극이라 제 바람은 이루어지지 못하겠네요. 그리고 현대식 가옥은 두고두고 옥에 티가 될 것이 확실합니다. 최소한 엄마와 함께 살던 시절의 집 풍경은 달리 표현했어야 했는데 마치 갓 리모델링한 서울 한옥집같았어요. 아마도 고증이나 예산부족이 원인이겠지만 그래도 아쉬운이 남는건 어쩔 수 없네요.